[김수연기자] '알약'과 '알마인드' 제품을 판매해 온 이스트소프트가 제품명에서 대표 브랜드인 '알'을 지웠다. 이유는 미국 시장에 성공적으로 진출하기 위해서다. 사업을 담당할 현지 법인도 세웠다.
이미 지난 2007년과 2010년 일본과 미국에 해외 법인을 설립했던 이스트소프트는 지난 8월 알약과 캘리포니아에 알마인드 제품 판매를 위한 전담 법인까지 설립했다. 게임 사업 진출 목적으로 세운 기존 법인까지 합하면 미국에만 무려 3개의 법인이 있는 셈이다.
◆'알'을 지운 뼈 아픈 이유는 '코리아 디스카운트 극복'
알씨와 알송, 알집, 알패스, 알FTP, 알툴바 등을 판매중인 이스트소프트가 이처럼 '알'을 배제한 이유는 철저히 현지화 작업을 진행하겠다는 이유 때문이다. 마치 미국의 신생 벤처회사가 개발한 제품처럼 현지 시장에서의 입지를 다지겠다는 것.
좀 더 깊이 들어가 보면 제품의 수출이나 해외 진출을 추진할 때마다 애를 태웠던 '한국산 소프트웨어에 대한 디스카운트'를 극복하겠다는 뼈아픈 사연도 있다.
김장중 이스트소프트 대표는 "개발 비용을 아끼고 개발력을 집중하자는 차원에서 기술 개발은 한국에서 하되 시장 공략은 미국에서 하는 방식을 취했다"고 설명하고 "이는 이스라엘 출신 기술기업들을 벤치마킹한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인터넷전화 스카이프의 경우 최초 개발은 이스라엘에서 했지만 본격적인 사업은 미국에서 시작됐다.
그는 "이스라엘 기술기업들은 기술 개발은 이스라엘 본토에서 하는데 이를 상용화할 때에는 미국에 현지 법인을 설립하고, 마케팅, 투자유치 활동을 하여 외연을 키우고 있으며 이후 이스라엘 본사로부터 미국법인이 지적재산권을 사오는 방식을 취해 나스닥 상장까지 하고 있다"고 전했다.
◆"알약과 알마인드는 미국 시장에서도 통할 제품"
이스트소프트의 '알약'은 알툴즈 제품군의 하나로 지난 2007년 출시된 바이러스 백신 프로그램이고 '알마인드'는 지난 8월 출시된 마인드맵 프로그램이다. 두 제품이 가지는 글로벌 경쟁력에 대한 이스트소프트의 자신감은 크다.
김 대표는 "알집, 알씨 같은 제품을 미국에 가져가면 경쟁자는 많고 시장은 크지 않은 반면, 알약 같은 안티 바이러스 소프트웨어는 현지에 경쟁자가 많기는 하나 시장이 워낙 크다"면서 "알약 2.5 기업용 버전이 VB100 국제인증을 받은 만큼 품질 면에서도 승부를 걸어볼만 하다"고 설명했다.
북미지역에는 '어베스트' 등의 무료 백신이 이미 시장을 장악하고 있지만 시장 규모가 워낙 커서 알약이 도전할 여지는 여전히 크다는 것이다. 시장점유율 1%만 달성해도 국내 시장점유율 50%와 비슷한 수익효과를 거둘 수 있다고 그는 보고 있다.
김 대표는 "마인드맵 프로그램은 미국에서도 시장이 성장하는 중이라 경쟁해볼 만하다"며 "알마인드 프로젝트는 처음부터 미국 출시를 목표로 하여 설계된 것"이라고 말했다.
업무 및 교육용 오피스 프로그램인 '알마인드'의 경우 이스트소프트가 지난 4년간 개발해 온 제품으로 효과적인 아이디어 연상 방법으로 널리 알려진 마인드맵 이론을 쉽고 간편하게 시각적 이미지로 만들어 주는 게 특징이다.해외에서는 마인드맵 프로그램이 널리 활용되고 있는 만큼 미국 시장에서도 좋은 반응을 얻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알약의 미국버전은 내년 초에 출시될 예정이고, 알마인드의 미국 버전은 이미 온라인을 통해 출시된 상태다.
이스트소프트는 미국 시장에서의 반응과 성과를 지켜보면서 알마인드와 관련된 개발 팀을 미국에 편입시키겠다는 구상이다. 알약은 한국에서의 비즈니스도 중요하기 때문에 미국, 유럽에 대한 판권만 미국법인에 주는 방식으로 사업을 진행할 계획이다.
철저한 현지화 작업을 위해 브랜드명 '알'까지 버려야했던 이스트소프트의 노력이 미국 시장에서 어떤 성과를 거둘 지 지켜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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