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송무기자] 최근 각종 여론조사에서 대선주자 1위를 달리고 있는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의 '정치 참여'에 대한 장고가 막바지에 이른 것으로 보여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안 원장은 지난 8일 미국 샌프란시스코로 출국하기에 앞서 기자들의 정치 참여 여부를 묻는 질문에 "열정을 갖고 계속 어려운 일을 이겨나갈 수 있을지 고민하고 있다"며 "어떤 선택이 의미가 있는가, 국민에게 도움을 줄 수 있는 일인가. 내가 균형을 잡고 할 수 있는가를 생각한다"고 보다 구체적인 입장을 내놓았다.
안 원장은 또 "의사를 그만둘 때는 바이러스를 이미 오래 연구해 잘 할 수 있다고 확신했지만, 이것(정치)는 다른 것 같다"며 "정치는 이미 많은 분이 하고 있는데다, 이전에 내가 하던 일과는 다른 것 같다"고 말했다.
안 원장은 "정치에 대해서는 '게스워크(짐작)'만 하고 있다. 상상 밖에는 방법이 없다"면서 "국민의 기대가 무엇인지 파악하는 것이 중요한데 국민의 기대 사항은 단순하지 않고 복잡한 것 같다"고 했다.
한편, 안 원장은 최근 정치권의 쇄신에 대해서는 비판적인 입장을 내놓았다.
안 원장은 "선거 때만이 아니라 상시적으로 해야 진정성이 있는 것"이라면서 기성 정치권에 대해서 "시민의 한 사람으로 바뀔 것이라는 열망을 갖고 있다. 올해와 내년 경제적으로 거대한 어려움이 밀어닥칠 텐데 이제는 내부에서 힘을 합쳐 외부와 싸울 때"라고 말했다.
이 같은 안 원장의 말은 정치에 대해 기존의 입장보다 구체화된 것이어서 안 원장의 고민이 막바지에 이른 것이 아닌가 하는 추측이 가능하다. 그간 안 원장은 정치 참여 여부를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 일체 답을 하지 않았다.
이에 안 원장의 정치 참여 결심이 언제 이뤄질지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안 원장은 이미 4.11 총선에 불출마할 뜻을 밝혔다. 그러나 정치권에 조직이 없는 안 원장이 야권의 대권후보로 선출되기 위해서는 일정 정도의 기여가 필요하다.
최근 한나라당이 선관위 디도스 공격, 전당대회 돈봉투 사건 등으로 심각한 위기를 맞고 있는 가운데, 민주통합당은 지도부 선출 선거인단이 80만명이 될 정도로 흥행에 성공하는 등 입장이 갈리고 있다.
야권이 총선에서 승리해 유리한 국면을 맞을 경우 안 원장이 손 쉽게 야권의 대권 후보 자리를 차지할 가능성은 낮다.
지난 대선 당시 야권이 위기 상황이었음에도 지지율 1위를 달렸던 고건 전 총리가 '무임승차론' 등 비판에 직면한 점을 고려할 때 안 원장이 아무런 기여 없이 야권의 대선 후보로 직행하기는 더욱 어렵다는 지적이다.
이 같은 상황에서 안 원장의 기부 재단 설립과 자서전 성격의 책 출간이 올 상반기 중 이뤄질 예정이어서 안 원장의 차후 행보에 관심이 증폭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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