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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망 2012]미러리스, 디카시장 견인차 맡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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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초 플래그십 미러리스 '격돌', 각종 첨단 무장한 미래형 카메라도 기대

[박웅서기자] '미러리스 카메라'가 국내 디카 시장에서 견인차 역할을 톡톡히 해내고 있다.

아직까지 국내 디지털 카메라 시장에서 미러리스 카메라는 그 규모가 가장 작다. 그럼에도 2011년 한해 카메라 업체들은 유독 미러리스 카메라 신제품을 봇물처럼 쏟아냈다. 반면 이에 대한 반대급부로 콤팩트 카메라와 DSLR 카메라 출시는 눈에 띄게 줄어든 모습이다.

2012년 올해엔 연초부터 각 카메라 업체들이 전문가들을 유혹하는 플래그십 미러리스 카메라 왕좌를 노리고 있다. 한편 지난해부터 조금씩 언급됐던 미래형 '스마트 카메라'도 올해는 모습을 드러낼 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2011년 한해 미러리스 카메라 15종 이상 '총공세'

2011년은 특히 미러리스 카메라가 풍년을 맞은 한해였다. 1월부터 삼성전자와 올림푸스가 각각 신제품 'NX11'과 '펜(PEN) E-PL2'를 선보이며 시장 공략 포문을 열었다.

이후 한동안 소강상태가 유지되다가 휴가시즌인 여름철을 맞아 다시 신제품이 봇물처럼 쏟아졌다.

우선 파나소닉코리아는 6월28일 'G3', 8월4일 'GF3'를 연달아 선보였다. 최근엔 새로운 'GX 시리즈'를 미러리스 카메라 라인업에 추가하고 첫 제품 'GX1'을 선보이기도 했다. GX 시리즈는 GF 시리즈의 외형을 이어가면서 기능적으로는 더욱 전문화된 모델이다.

6월에는 소니코리아도 미러리스 카메라 '넥스(NEX)-C3'를 출시했다. 뒤이어 8월25일에는 넥스-5의 후속작 '넥스-5n'과 새로운 '넥스-7'이 야심차게 공개됐다. 연초 E-PL2를 선보였던 올림푸스는 7월5일 플래그십 모델 'E-P3', 초보자용 'E-PL3', 초소형 'E-PM1' 등 3가지 미러리스 카메라 신제품을 내놨다.

9월에는 니콘이 미러리스 카메라 시장에 본격 진출했다. 니콘은 9월21일 미러리스 카메라 브랜드 '니콘1'을 론칭하고 신제품 'V1'과 'J1'을 선보였다. '니콘1'은 새로운 CX 포맷(13.2x8.8mm)과 '1니코르 마운트'를 채용했다.

삼성전자는 9월30일 신제품 발표회를 열고 'NX200'을 공개했다. 이 제품은 앞서 소니가 발표한 넥스-7이 태국 홍수로 발매가 지연됨에 따라 미러리스 카메라 최초 2천만 화소 돌파 타이틀을 따냈다.

이 외에도 펜탁스의 '펜탁스Q', 후지필름의 'X100' 등도 올해 대열에 합류했다. 'X100'의 경우 렌즈 교환이 불가능하다는 점 때문에 미러리스 카메라 카테고리에 들지 못한다는 의견도 있다.

결과적으로 모두 합산해보면 올 한해 공개된 미러리스 카메라만 해도 무려 15종이 넘는 셈이다.

◆휴대성과 전문성으로 세분화, 전용 렌즈도 탄력

지난해 미러리스 카메라는 휴대성과 전문성이라는 양 극단으로 치달았다. 콤팩트 카메라를 위협하는 크기 및 무게와 DSLR을 뛰어넘는 고사양의 기능이 미러리스 카메라에 이식된 것. 좀 더 구체적으로 말하자면 미러리스 카메라 가운데서도 휴대성을 높인 제품과 전문성을 높인 제품으로 분류가 세분화됐다.

올림푸스 '펜 미니'(E-PM1)와 파나소닉 'GF3', 소니 '넥스-C3', 펜탁스 '펜탁스Q' 등은 휴대성을 극대화했다. 크기는 콤팩트 카메라와 거의 흡사해졌으며, 무게 역시 놀라울 정도로 경량화됐다. 펜 미니와 GF3, 넥스-C3의 무게는 각각 215g, 222g, 225g으로 200g 초반대를 형성한다. 펜탁스Q의 경우 180g의 무게로 200g에도 못 미칠 정도다.

또 지난해 출시된 거의 모든 제품들이 우열을 가리기 힘들 정도로 AF 속도를 개선했다. 특히 '니콘1'의 경우 위상차AF와 콘트라스트AF를 결합한 '어드밴스트 하이브리드 AF 시스템'을 채용해 각각의 장점을 모두 담았다. 화질 역시 삼성 'NX200'과 소니 '넥스-7'이 2천만 화소를 넘어섰다.

미러리스 카메라 전용 렌즈군도 많아졌다. 현재까지 각 업체별로 파나소닉 14종, 올림푸스 12종, 삼성전자 9종, 소니 4종, 니콘 4종 등을 갖췄다. 특히 파나소닉이 최근 선보인 교환 줌렌즈 '루믹스G X시리즈'와 올림푸스 오토매틱 줌렌즈 'M.주이코 디지털 12-50mm F3.5-6.3' 등은 전동 줌 기능을 탑재했다. 파나소닉 14-42mm X렌즈의 경우 두께가 단렌즈 수준인 26.8mm에 불과하다.

◆콤팩트는 하이엔드로, DSLR 시장에선 소니 약진

2011년을 결산하는 과정에서 미러리스 카메라를 많이 언급하는 이유는 상대적으로 DSLR 카메라와 콤팩트 카메라 신제품 비중이 적었던 까닭이다.

실제로 DSLR 카메라와 콤팩트 카메라 신제품 출시는 눈에 띄게 드물었다. DSLR 카메라 선두 업체인 캐논과 니콘이 지난해 1~2 모델 외에는 보급형 DSLR 카메라를 출시하지 않고 있으며, 파나소닉과 올림푸스 등은 하반기 콤팩트 카메라 신제품을 거의 내지 않았다.

업계 한 관계자는 "미러리스 카메라가 새로운 시장을 만들고, 소비자들의 관심이 집중되면서 업체들도 덩달아 미러리스 카메라에만 매진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물론 눈여겨 볼 점은 있다. 지난해 말 디지털 카메라 관련 국내 지사를 설립한 후지필름의 'X10'이나 캐논의 'S100', 니콘 'P300' 'P7100' 등 올해 출시된 콤팩트 카메라들은 일명 '하이엔드 카메라'가 많았다. 하이엔드 카메라는 콤팩트 카메라 제품군 중에서도 다양한 고급 기능을 갖춘 고가 제품을 말한다.

반면 DSLR 시장에서는 캐논이 지난해 국내 시장에서 DSLR 카메라 누적 100만대 판매를 기록했다. 2000년 10월 이후 11년 만의 성과다. 전용 렌즈와 관련해서는 캐논 EF렌즈가 글로벌 누적 생산 대수 7천만대를 돌파했고, 니콘 니코르 렌즈는 6천500만대를 넘어섰다.

소니의 약진도 두드러진다. 소니는 지난해 기존 DSLR 카메라에 소니 독자기술인 반투명 미러 기술(Translucent)을 적용한 DSLT 시리즈를 쏟아내며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DSLT 카메라는 반투명 미러 기술로 인해 기존 DSLR 카메라보다 경량화됐으며 사진과 동영상 촬영 시 더욱 빠르고 정확하게 초점을 잡아주는 것이 장점이다.

소니 DSLT 카메라는 지난해 6월 알파35가 등장한 이래 알파55, 알파65, 알파77까지 4종의 제품이 출시돼 있으며 소비자들 역시 가격 대비 뛰어난 성능의 DSLT 카메라에 뜨거운 반응을 보이고 있다.

◆플래그십 미러리스 카메라 경쟁 심화 조짐

올해 미러리스 카메라 시장에서는 연초부터 전문가급 플래그십 모델 경쟁이 가속화될 전망이다.

소니가 지난해 공개했던 넥스-7은 태국 홍수 사태로 인해 발매가 늦어지고 있지만 올해 1분기 안에는 만나볼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넥스-7은 소니가 전문가급 미러리스 카메라로 포지셔닝한 모델로 2천430만 화소와 전자식 뷰파인더(EVF) 등을 내장한 것이 특징이다.

삼성전자 역시 올해 미러리스 카메라 신제품 'NX20'을 선보일 가능성이 높다. 'NX20'은 미러리스 카메라 최초로 2천만 화소를 돌파했던 'NX200' 이후에 등장하는 제품이기 때문에 기술적으로 어느 정도의 성능 향상을 이뤄냈을지 기대되는 모델이다.

이 외 후지필름은 지난 10~13일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CES 2012' 전시회에서 미러리스 카메라 'X-pro1'을 선보였다. 올림푸스도 올 상반기 획기적인 뷰파인더를 탑재한 레트로 스타일의 미러리스 카메라 출격을 준비하고 있다. 구체적인 시기가 공개되진 않았지만 파나소닉 역시 미러리스 카메라 최상위 라인업인 'GH시리즈'의 신모델인 'GH3'를 내놓을 순서다.

플래그십 미러리스 카메라의 잇단 등장은 매우 고무적인 현상이다. 플래그십 미러리스 카메라가 나오면 비싼 가격으로 인해 판매대수는 적겠지만 대신 금액 기준 시장 규모는 커질 가능성이 높다.

그리고 고가 모델은 미러리스 카메라 시장에 카메라 마니아들의 참여를 유도한다. 이는 미러리스 카메라 자체에 대한 대중의 인지도와 관심을 증가시켜 보급형 제품 판매까지 덩달아 촉진하게 될 것이다.

캐논 역시 올해엔 미러리스 카메라를 출시할 것이란 추측이 많다. 다만 캐논은 DSLR 카메라를 주력 제품으로 삼고 있기 때문에 설사 미러리스 카메라를 내놓더라도 DSLR과의 차별을 위해 보급형 모델을 먼저 선보일 가능성이 높다.

◆2012년도 미러리스가 견인…콤팩트는 '↓', DSLR은 '='

업계에서는 국내 미러리스 카메라 시장이 지난 2010년 15만대 수준에서 2011년 20만대 이상으로 확대된 것으로 보고 있다.

2012년에도 미러리스 카메라 비중은 더욱 늘어날 전망이다. 플래그십 미러리스 카메라가 미러리스 카메라 시장의 성장을 이끌고 이는 미러리스 카메라가 전체 디카 시장에서 비중을 높이는 효과를 가져올 것이다.

이는 콤팩트 카메라나 DSLR의 판매 부진과는 별개의 사안이다. 2011년 디카 시장에서 콤팩트 카메라는 스마트폰의 영향으로 약세를 면치 못한 반면 DSLR 카메라는 전년과 비슷한 수준을 유지했다. 올해도 비슷한 상황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때문에 미러리스 카메라가 다른 제품군의 점유율을 흡수한다기보단 자체적으로 비중을 늘리며 전체 디카 시장을 견인하고 있다는 견해가 더 정확하다.

반면 지난 2009~2010년 200만대를 돌파하며 정점을 찍었던 콤팩트 카메라는 2011년 180만대 수준으로 하락세를 기록했다. 올해 역시 스마트폰 등 대체용품의 영향으로 시장 규모가 소폭 감소할 것으로 전망된다.

DSLR 카메라는 카메라 업체마다 입장이 조금씩 다르지만 일부 증가하거나 제자리걸음이라는 게 대체적이다. 일부는 사용법이 쉬운 미러리스 카메라가 초보 사용자들을 DSLR 카메라로 옮겨오는 징검다리 역할을 할 것이라는 장밋빛 희망까지 보이고 있다.

◆미래형 '스마트 카메라' 나올수도

향후 디지털 카메라의 미래를 엿볼 수 있는 '스마트 카메라'도 올해 기대해볼 만하다.

삼성전자 디지털이미징사업부장 한명섭 전무는 지난해 9월 미러리스 카메라 'NX200'을 발표하는 자리에서 "클라우드 시스템을 연계해 디지털 카메라에서 바로 올려받고 내려받는 걸 준비하고 있다"고 언급한 바 있다.

자신이 촬영한 사진을 클라우드 시스템을 통해 TV나 PC, 스마트폰, 태블릿PC 등 다양한 전자기기와 바로 공유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것. 디지털 카메라에 클라우드 시스템이 이식되면 향후 사진 파일을 저장하는데 필요한 메모리카드가 아예 필요 없게 될 수도 있다.

삼성전자는 앞서 지난해 선보인 와이파이 카메라 'SH100'을 보면 이런 가능성에 대한 기대를 더욱 높일 수 있다. 'SH100'은 무선 네트워크가 잡히는 곳에서 인터넷에 접속해 촬영한 사진을 카메라에서 바로 웹에 업로드하거나 이메일을 보낼 수 있다. 삼성전자는 실제 이번 'CES 2012'에서 와이파이 기능와 듀얼뷰 기능을 하나로 모은 디지털 카메라를 선보이기도 했다.

삼성전자는 또 디지털 카메라에 운영체제(OS)를 적용하는 것도 준비하고 있다. 삼성전자 무선사업부가 주관하는 바다OS를 디지털 카메라에 적용하겠다는 것. 스마트폰에서 사용하던 OS가 카메라에 적용되면 조작성 등이 더 편리해주는 장점을 기대할 수 있다.

미래형 카메라에 대한 입장을 밝힌 것은 삼성전자뿐이지만 다른 제조사들의 디지털 카메라도 다양한 방식으로 발전하고 있다. 파나소닉의 경우 미러리스 카메라 신제품에 터치 기능을 전면 활용해 터치만으로 사진을 촬영하거나 줌을 조작하고 디스플레이 화면에 펑션키를 할당하고 있다.

이 밖에도 미국 벤처기업 리트로는 사진을 촬영한 이후에 마음대로 초점을 조절할 수 있는 '라이트필드 포토그래피 기술'을 개발해 카메라에 적용하기도 했다.

저장 메모리를 사용하지 않고 인터넷에 바로 접속하고 심지어 초점을 맞출 필요도 없는 새로운 개념의 카메라가 언제 본격화될 지는 알 수 없다. 다만 바로 그 미래형 '스마트 카메라'의 시작을 알리는 한해로서 2012년을 기대해 볼 여지는 충분하다.

박웅서기자 cloudpark@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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