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파온라인2'가 올해 국내 최고의 게임이 되는 해가 됐으면 좋겠습니다. 올해는 '유로2012' 뿐 아니라 런던 올림픽도 열린다. 축구 붐과 함께 축구게임 붐도 함께 일어날 수 있도록 발전하는 한 해를 보내겠습니다." (네오위즈게임즈 '피파온라인2' 퍼블리싱사업팀 이완수 팀장, 신재익 PM, 이동헌 PM)
"올해 목표는 '카트라이더'와 '크레이지아케이드 비엔비'의 재도약에 걸었습니다. 소수의 이용자가 즐기는 게임으로 변질된 '카트라이더'를 예전처럼 다같이 재미있게 즐길 수 있는 게임으로 바꾸는 것이 목표입니다." (넥슨 라이브 1개발부 3실 '카트라이더' 담당 김청용 실장)
흑룡의 해, 설을 맞아 아이뉴스24는 게임업계에서 중추적인 역할을 하고 있는 각 게임사의 1976년생 팀장들을 만났다. 이들은 아직 채 스무살이 되지 않은 게임업계에서 10여년 이상 근무한 경력자로 각 게임사에서 경영진과 직원을 잇는 척추 역할을 하고 있다. 37살, 사내의 주요 결정을 담당하는 실무책임자인 이들에게 게임업계에 일하면서 직업인으로서 갖고 있는 고민을 들었다.
◆"우리 또래들, 게임의 미래를 고민하고 있다"
'피파온라인2' 퍼블리싱사업팀에는 이완수 팀장을 포함 신재익 PM, 이동헌 PM까지 76년생이 세 명이나 있다. 컴퓨터공학을 전공하고 CJ E&M 넷마블에서 퍼블리싱 사업 PM으로 계속 일하다 지난해 네오위즈게임즈로 이직한 신재익 PM의 이력은 다른 두 사람에 비하면 비교적 단순한 편이다.
경영학을 전공한 이완수 팀장은 SI·모바일·운영 툴을 개발하다가 운영기획을 거쳐 게임기획·사업기획까지 두루 거쳤다. 게임업계에선 엠파스, CJ E&M 넷마블을 거쳐 네오위즈게임즈로 합류했다. 이동헌 PM 역시 홈페이지 웹마스터부터 서버네트워크 개발자, 웹젠 '뮤' 해외 PM까지 IT업계의 다양한 분야를 섭렵했다.
명문대 컴퓨터공학과를 졸업하고 프로그램 개발자로 첫 발을 들여놓은 게임업계 1세대들과는 차별화되는 부분이다. 김정주 넥슨 회장, 김택진 엔씨소프트 사장 등을 게임업계 종사자 1세대로 구분 짓는다면 1세대가 창업한 넥슨·엔씨소프트·네오위즈게임즈·넷마블·한게임 등에서 일하며 현재의 성과를 일군 세대를 2세대로 분류할 수 있다.
이완수 팀장은 "우리 세대는 게임산업의 1세대, 2세대, 3세대를 다 경험해 본 세대"라며 "윗세대나 우리 세대나 일본 콘솔게임에 대한 동경을 가지고 있다는 부분에 대해선 비슷한 것 같다. 다만 현재 제가 하고 있는 고민은 이러한 동경이 지금 온라인게임에 맞느냐라는 것"이라고 말했다.
"새로운 미래 시장에 대한 콘텐츠적 접근이 필요하다고 느끼고 있습니다. 1세대들이 실무보다는 이미 관리자적인 측면에서 게임산업을 고민하고 계시다면 저희 2세대는 실무 차원에서 콘솔게임을 온라인에서 구현하겠다는 원래 목표를 따를 것인가 혹은 앞으로 새로운 미래를 이뤄갈 것인가를 판단해야 할 것입니다."
1세대와 구분되는 2세대의 또 한 가지 특징은 게임산업을 평생의 일터로 생각하는 책임감을 업계에 들어오기 이전부터 갖고 있었다는 점이다.
이완수 팀장은 "문화적으로 사회에 환원할 수 있는 부분이나 게임 과몰입 등 책임져야 할 부분을 체계적으로 정립하기도 전에 게임산업이 급성장한 측면이 있다"며 "산업을 발전적이고 미래 지향적으로 지속해 갈 수 있는 방안을 고민하기 위해 회사와 대학원 학업도 병행했다"고 전했다.
이동헌 PM은 "월드사이버게임즈(WCG) 선수촌에 통역으로 일하며 해외의 젊은 친구과 게임에 대한 많은 이야기를 나눴고, 게임이 문화 콘텐츠로서 발전 가능성이 높다고 생각했다. 이를 계기로 게임업계에서 일을 하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고 말했다.
넥슨 라이브개발부 김청용 실장은 2003년 넥슨에 입사했으며 '크레이지아케이드 비엔비' 프로그래머, 파트장, 팀장을 거쳐 지난 2010년부터 '카트라이더'와 '비엔비' 라이브 사업을 총괄하고 있다.
김청용 실장은 입사할 당시를 "게임을 좋아하는 사람들이 '우리도 재미있는 게임을 만들어 보자'는 마음가짐으로 업계에 들어오던 시절"이라고 반추했다.
"요즘은 회사가 성장해서 넥슨이라는 회사를 보고 들어오는 사람들이 많은 것 같은데 당시엔 저도 그렇게 게임 좋아하는 사람들이 이쪽으로 오게 된 것 같아요. 저만 해도 오락실이 나쁜 곳이라는 교육을 받으며 자랐지만 게임이 지금 사회 분위기처럼 '나쁘다'고 생각하진 않았죠."
김청용 실장은 "게임회사를 창업한다면 한국이 아니라 다른 나라에서 창업하고 싶다는 생각까지 든다"면서 산업에 대한 사회의 몰이해에 불만을 표시하면서도 "여전히 한국 시장에 기회는 있다"고 말했다.
"시장이 '레드오션'이라고 이야기들 하지만 '진짜 레드오션인가?'하는 생각을 해요. 모바일 플랫폼이 주목받고 있지만 PC기반 온라인게임도 태블릿PC와 호환되는 형식 등으로 계속 발전할 겁니다. 게임만 재미있게 잘 만들면 성공할 수 있습니다."
◆"'피파온라인2', 2011년 성과는 혁신의 힘"
네오위즈게임즈는 설 연휴 직전인 20일 사내 직원들에게 성과급을 지급했다. '피파온라인2'팀은 지난 4분기에도 전분기 대비 두자릿수 이상 매출 신장을 기록하며 '사내에서 가장 많은 성과급을 받을 것으로 기대되는 팀'으로 꼽히고 있었다.
이완수 퍼블리싱사업팀 팀장은 이 같은 성과의 비결로 '혁신'을 꼽았다.
"지난 2011년 성과는 게임의 혁신이 있어서 가능했다고 봅니다. 2010년 월드컵을 거치면서 이용자들이 원하는 것이 무엇인가'에 대한 새로운 발견이 있었습니다. 축구게임의 재미에 유럽 명문구단과 투어 프로모션을 진행하는 등 서비스적인 측면을 더할 수 있었죠. 직접 선수를 만나고 연습경기장에서 사인을 받는 일은 축구를 좋아하는 '피파온라인2' 이용자들의 '로망'이거든요."
올해는 콘솔게임 시장에서 '피파온라인2'의 전통적인 라이벌로 꼽히는 '위닝일레븐'이 NHN 한게임을 통해 온라인게임 버전으로 출시될 예정이다. 스포츠게임 시장에서 PC방 점유율 약 60%를 차지하는 '피파온라인2'도 긴장해야 하지 않을까.
"'피파온라인2'와 '위닝일레븐 온라인'은 같은 축구게임이지만 '피파온라인2' 이용자들이 옮겨 갈 가능성은 낮다고 봅니다. '프리스타일 풋볼'이 축구게임이지만 저희 게임하고 겹치는 이용자층이 거의 없는 것처럼 '위닝일레븐'도 게임성이 다릅니다. '위닝일레븐'이 리얼하고 물리엔진이 뛰어나다면, '피파온라인2'는 속도감 있는 게임 진행을 좋아하는 이용자들에게 잘 맞는 게임인 것 같습니다. 동반자로 성장해서 함께 스포츠게임 시장 크기를 키워나갔으면 합니다."
◆"2004년 출시 '카트라이더, 업데이트 통해 재도약의 해로"
넥슨의 대표 게임이기도 한 '크레이지아케이드 비엔비'와 '카트라이더'는 각각 2001년, 2004년 출시된 장수 게임이다. 기존 게임 업데이트에도 신작 출시만큼 공을 들여 시장에 내놓는 넥슨의 전략을 반영하는 게임들이기도 하다. 설 연휴 직전인 20일 만난 김청용 실장은 "설 연휴 업데이트로 직전까지 바빴다"고 전했다.
"보통 설 연휴에는 못 쉴 때가 많았는데 이번 설은 다행히 쉴 수 있을 것 같네요(웃음). 아직 아이디어 단계이긴 했지만 올해 '카트라이더'는 재도약을 목표로 기존에 안 해봤던 시도를 해보려고 합니다. '비엔비'는 안정화 단계를 거쳐 다음 업데이트를 또 준비해야죠."
김청용 실장은 2004년 말부터 '크레이지아케이드 비엔비'를 담당하고 있으니 어느새 한 게임에만 8년을 매진한 셈이다. 신작 개발에 대한 욕심은 없을까.
"라이브 서비스가 무척 재밌습니다. 신작은 캐주얼게임이라고 하더라도 준비기간이 최소 2~4년씩 걸리죠. 2년동안 이 제품을 사용할 이용자들이 어떤 반응을 보일지 알기 힘듭니다. 그런데 라이브는 기획을 해서 오픈을 하면 아무리 길어도 6개월 내 결과가 나오니까 의도가 제대로 전달 됐는지 알 수 있습니다. 부족한 점이 있었다고 해도 개선해서 다시 올리는 과정이 즐겁습니다. 라이브 서비스 담당은 이런 과정을 재밌어 하는 사람들만 할 수 있는 것 같아요."
허준기자 game@inews24.com
--comment--
첫 번째 댓글을 작성해 보세요.
댓글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