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관용기자] HP, IBM, 오라클이 신제품 개발 로드맵을 앞세우며 서버 시장에서 치열한 경쟁을 예고하고 있다.
이들은 하드웨어 제조와 메인프레임, 소프트웨어 등 각자 보유한 강점을 전면으로 내세우며 서버 시장에서 치열한 한판승을 다짐하고 있다.
◆HP, 하나의 박스에 유닉스와 x86 통합
지난 해 새롭게 임명된 맥 휘트먼 HP 최고경영책임자(CEO)는 하드웨어 중심 기조를 유지하겠다는 발표와 함께 서버 개발 로드맵인 '프로젝트 문샷'과 '프로젝트 오디세이'를 발표했다.
오디세이는 향후 HP의 서버 개발 방향성을 대변하는 프로젝트로 오라클의 아이태니엄(Itanium) 칩에 대한 소프트웨어 지원 중단 문제를 해결하면서도 핵심업무(미션 크리티컬) 영역의 클라우드 컴퓨팅 전환을 지원하는 플랫폼을 만든다는 것이 골자다.
HP는 현재 유닉스 서버인 슈퍼돔2와 블레이드 시스템(C클래스) 엔클로저에 유닉스용 아이태니엄 칩 및 x86용 제온칩을 함께 장착 가능한 기술 개발에 주력하고 있다.
전통적으로 하드웨어 제조 분야에 강점이 있는 HP의 생각은 유닉스와 x86을 함께 담을 수 있는 박스를 제공하고, 칩, 메모리, 애플리케이션, 소프트웨어 파트너사들을 이 프로젝트에 참여시킨다는 구상이다.
HP의 계산대로 오는 2013년까지 오디세이 프로젝트가 완료되면 하나의 플랫폼에서 유닉스, 윈도, 리눅스 애플리케이션을 모두 사용할 수 있게 된다. 미션 크리티컬 컴퓨팅을 클라우드 환경에서 가능하게 하는 단일 플랫폼 서버가 탄생하는 것이다. 클라우드 기술은 유닉스에서는 구현하기 어려우며, 주로 x86 서버에 적용된다.
HP 아시아태평양 비즈니스크리티컬 시스템(BCS) 사업 총괄 전인호 부사장은 최근 국내 기자단 대상 브리핑에서 "HP의 단일 플랫폼은 아이태니엄 기반 유닉스 서버에서 구동되는 애플리케이션 1만4천개 뿐 아니라, 수많은 x86 애플리케이션까지도 단일 플랫폼에서 돌아가도록 하는 것"이라고 설명했었다.
한편, 프로젝트 문샷은 초저전력 중앙처리장치(CPU)인 ARM 칩을 기반으로 서버를 만들겠다는 구상이다. 초저전력 칩과 장비의 소형화를 통해 전력 비용을 크게 감소시킬 수 있다는 게 장점이다. 많은 서버를 필요로 하는 통신사나 온라인비즈니스 기업에게 적합한 프로젝트로 스마트폰과 태블릿PC의 급증에 따른 서버 전략이다.
◆IBM, 메인프레임의 영광 재현
유닉스와 x86을 통합 운영한다는 측면에서 비슷한 전략이지만, IBM은 자신이 강점을 갖고 있는 메인프레임 기술을 기본으로 한다. 과거 메인프레임의 '영광'을 재현시키겠다는 구상인 셈이다.
IBM은 최신 메인프레임인 z엔터프라이즈를 발표하면서 통합 리소스 매니저인 z매니저를 통해 IBM 유닉스 서버와 x86 서버를 통합 관리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발표했다. 이는 메인프레임 시스템을 기반으로 유닉스 및 리눅스 기반 x86서버까지 연결시키는 플랫폼 관리 솔루션이다.
특히 IBM은 지난 달부터 z엔터프라이즈 시스템에 마이크로소프트(MS)의 윈도 운영체제(OS)까지 지원하기 시작했다. 한국 IBM 측은 "이번 발표는 시간이 지나면서 추가되는 이종 기술들이 복잡하게 혼재돼 있는 기업 데이터센터의 문제를 해결한다"면서 "운영 부담을 줄이고 관리와 비용 효율성을 모두 달성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게다가 IBM은 메인프레임의 가격을 대폭 하향 조정하면서 시장 공략을 가속화하고 있다. z엔터프라이즈 114의 경우에는 최소 가격이 기존 시스템보다 25%나 저렴한 7천500만원 정도다.
◆오라클, 서버 칩에 오라클SW 담는다
2010년 썬마이크로시스템즈와의 통합을 마무리 한 오라클은 오라클의 주요 소프트웨어를 서버 칩에 아예 박아서 출시하는 전략을 선택했다.
오라클은 지난 2010년 통합을 마무리하면서 5년에 걸친 CPU 로드맵을 발표했다. 오라클은 당시 CPU 코어수와 클럭 스피드 향상 모두에 기술 개발을 진행하면서 서버 성능을 2015년까지 40배로 끌어올린다는 계획이었다.
현재 오라클은 인텔 제온칩 기반 x86과 유닉스 서버군인 M시리즈 및 T시리즈 '스팍'의 서버 제품군을 보유하고 있다. 오라클의 유닉스 서버는 M3와 T4까지 상용 버전이 나와 있는 상태. 로드맵에 따르면 향후 T6, M4 제품까지 출시 후 2015년 이 두 제품군을 합친 새로운 유닉스 서버를 출시한다는 계획이다.
그러나 한국오라클 서버 세일즈 부문 정병선 부장은 "목표 성능도 경쟁사의 로드맵에 비슷하게 맞췄고, T3까지는 성능적인 이슈가 있었지만 T4가 나오면서 성능을 따라잡았다"면서 "시간도 앞당겨져 지난 해 서버 개발 로드맵을 업데이트 해서 새로 발표했다"고 말했다.
T와M 시리즈를 합친 새로운 유닉스 서버를 앞서 출시하고, 2015년까지는 유닉스 서버칩에 오라클의 주요 소프트웨어를 탑재한 제품을 선보이겠다는 것이다.
정 부장은 "오라클의 강점인 데이터베이스(DB) 소프트웨어를 이용, DB 쿼리 전송 로직을 아예 CPU에 내장하게 되면 서버의 성능과 안정성이 크게 향상된다"면서 "이미 보안 모듈의 경우 T시리즈 CPU에 내장돼 있는 상태"라고 말했다.
김관용기자 kky1441@inews24.com
--comment--
첫 번째 댓글을 작성해 보세요.
댓글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