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미숙기자] 한나라당 박근혜 비상대책위원장은 31일 일각에서 제기하고 있는 정수장학회 관련 의혹에 대해 "나와 관계 없다"고 일축했다.
박 비대위원장은 지난 1994년부터 2005년까지 정수장학회 이사장을 지냈으며, 이사장직에서 물러난 이후에도 측근으로 알려진 최필립 정수장학회 이사장을 통해 운영에 관여한다는 의혹에 시달렸었다.
박 비대위원장은 이날 낮 서울 여의도 한 음식점에서 가진 출입기자들과의 오찬 간담회에서 "(정수장학회는) 저하고 관계가 없다. 공익재단은 개인과 관계가 없다"며 "이사장을 오래 전에 그만둔 사람이 이사진에게 이런 저런 결정을 하라는 것이야 말로 엉뚱한 간섭을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박 비대위원장은 최 이사장을 알고 있다면서도 최 이사장이 자신의 측근으로 불리는 데 대해선 "최 이사장은 김대중 정부 하에서도 장관을 맡아 일했다. 그런 식으로 말하면 얘기가 안 된다"고 했다.
박 비대위원장은 또 정수장학회가 지분 100%를 가진 부산일보의 편집권 독립을 둘러싼 갈등과 관련해서도 "저를 이야기해서 이슈를 만들려고 하는 것인지는 모르지만 저는 관계 없고 편집권은 100% 보장돼 있다"고 했다.
이어 "편집권 독립이라고 말은 하지만 사장 선임권을 달라는 것이더라. 사장을 선임하는 문제는 이사진과 부산일보 측이 논의할 일이지 내가 무슨 관계가 있어 관여하느냐"고 덧붙였다.
박 비대위원장은 당면 과제인 4·11 총선 공천과 관련해 "국민이 원하는 후보, 국민 눈높이에 맞출 수 있는 공천이 되도록 하는 게 가장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박 비대위원장은 현역 지역구 의원 25% 배제 등 공천 원칙에 비춰볼 때 이번 총선에서 현역 의원들의 대대적 '물갈이'가 이뤄질 것으로 예상되고 있는 데 대해 "우리가 정한 숫자는 맞춰야 되겠지만 너무 숫자에 연연한다기 보다는 얼마나 노력해서 국민이 원하는 후보를 내느냐에 초점을 맞출 것"이라고 했다.
당내 일각에서 제기된 영남권 친박계 중진 용퇴론에 대해선 "특정인이나 특정 지역에 집중해 어떻게 하겠다고 하는건 상당히 작위적이고 인위적이다. 공천 기준에 있는대로 하면 된다"며 "경쟁력이 있어야 하고 국민의 뜻을 받들어 공천하는 것이지 누굴 겨냥해서 한다면 인위적이 될 것"이라고 부정적 견해를 드러냈다.
박 비대위원장은 전날 발표한 새 정강·정책 '국민과의 약속'이 한나라당의 '좌클릭'을 의미하는 것으로 해석되고 있는 데 대해 "국가발전이라는 것이 단지 발전을 위한 발전이 아니라 공동체 구성원들의 행복 공유를 목표로 해야 하며, '국민과의 약속'에도 그런 내용이 많이 담겨져 있다"며 "좌클릭, 우클릭을 이야기할 문제가 아니라 시대정신을 담으려 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박 비대위원장은 "시장이 중요하고 효율성도 중요하지만 자본주의의 탐욕을 정부가 방치하게 되면 피해를 입는 약자들은 어떻게 할 도리가 없다. 공정한 룰이 작동해야 시장경제도 제대로 돌아가는 것"이라며 "정부가 필요한 것은 개입해서 바로잡아야 하고, 약자들에 대해선 사회가 끌어안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박 비대위원장은 최근 언급한 바 있는 출자총액제한제도 보완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박 비대위원장은 "(출총제 보완 대책을) 검토하고 있다. 어떻게 하면 그 부작용을 보완할 것인지에 대해 연구하고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앞서 박 비대위원장은 지난 19일 "출총제가 대주주의 사익을 챙기는 방향으로 남용되는 것을 이대로 방치할 수 없다. 출총제를 보완해 재벌의 사익 남용을 막겠다"며 구체적 방안으로 공정거래법 강화 등을 언급한 바 있다.
윤미숙기자 come2ms@inews24.com 사진 박영태기자 ds3fan@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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