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미숙기자] 4·11 총선 공천을 앞두고 새누리당(옛 한나라당) 의원들이 바짝 긴장하고 있다.
현역 지역구 의원 25% 배제 등 한층 엄격해진 공천 기준을 두고 당 안팎에서 이번 총선에서의 '물갈이' 비율이 50%에 달할 것이란 관측이 나오고 있는 가운데 당 사무처가 18대 국회 회기 동안 각종 이유로 재판을 받았거나 구설수에 오른 의원 명단을 정리해 박근혜 비상대책위원장에게 보고한 것으로 알려졌기 때문이다.
동아일보 보도에 따르면 '당 소속 국회의원 특이사항'이라는 제목의 이 문건에는 ▲현재 재판 중인 의원(1명) ▲의원직 비상실형으로 재판이 종결된 의원(13명) ▲사회적 물의를 일으킨 의원(25명) 등이 포함됐다.
구체적으로는 불법 후원금을 수수한 혐의로 대법원에 계류 중인 의원, '청목회' 사건에 휘말렸다가 선고유예 판결을 받은 의원, 배우자가 선거법·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벌금형·실형을 받은 의원, 말실수로 구설에 오른 의원 등이 이름을 올렸다.
이 문건은 새로운 문제를 발굴한 게 아니라 재판을 받은 의원이나 논란이 됐던 의원들의 명단을 정리한 것이어서 최근 떠돌았던 출처불명의 '살생부'와는 성격이 다르다.
그러나 당 사무처에서 박 비대위원장에게 공식 보고한 문건이기 때문에 향후 공천 과정에서 참고자료로 사용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비대위가 성희롱 등 파렴치범, 뇌물죄·경선부정행위 등 부정비리 범죄자를 공천에서 배제키로 하는 등 도덕성 검증을 강화키로 방침을 정한 상태라는 점도 이 같은 관측을 뒷받침한다.
당 공직자후보추천위원인 권영세 사무총장은 3일 CBS 라디오에 출연해 "살생부로 보기에는 어려움이 있을 것 같다"면서도 "공천위에서 어느 정도 반영할지 토론을 하고 그 결과에 따라 결정되지 않겠느냐. 아무래도 조금 참조가 되지 않겠나"라고 여지를 남겼다.
앞서 공천 부적격자 명단이 담긴 이른바 '살생부'가 의원회관을 중심으로 나돌아 논란이 됐었다. 해당 문건은 출처가 불분명한데다 이미 총선 불출마를 선언한 의원의 이름까지 올라 있어 신빙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많았으나 의원들은 민감하게 반응했다.
논란이 일자 비대위는 "구태정치스런 정치인의 특정 이익을 위해 만들어진 것"(황영철 대변인)이라며 추후 작성자가 확인될 경우 공천에서 배제하는 등 강력 조치하겠다는 방침을 밝히며 진화에 나선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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