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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프트닉스, "매출 95%, 해외에서 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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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5천만명 가입자 확보…남미 지역 최대 배급사 '우뚝'

[박계현기자] 소프트닉스(대표 김진호)는 세계적으로 5천만명 이상의 가입자를 확보하고 있는 게임 퍼블리셔이자 게임 개발사다.

지난 2011년 연 매출 150억원을 기록하며 2001년 창립 이후 10년만에 처음으로 매출 100억원대를 돌파했다. 2002년부터 2~3년 간격으로 '건바운드'·'라키온'·'울프팀' 등 꾸준히 게임을 출시했지만 회사를 현재까지 키운 성과는 국내 시장보다는 해외 시장에서 거둬들였다.

지난 3일 서울 가산동 소프트닉스 본사에서 만난 장상채 이사는 "2011년 실적을 결산해 보니 95% 이상이 해외 실적"이라며 "전년대비 2011년 남미 지역 매출이 50% 이상 증가했고 터키 지역 매출이 두 배 이상 증가했다"고 말했다.

국내 실적은 지역별 매출 집계 시 기타 지역으로 분류할 정도로 미미한 반면, 해외매출은 2010년 70억원대인 매출을 두 배 이상으로 견인할 정도로 폭발적인 성과를 내고 있다.

"한국에서 '건바운드' 서비스가 실패하고 나서 해외로 눈길을 돌렸습니다. 처음 영어 서비스를 시작할 땐 동시접속자수 100명, 200명이었는데 다들 어떻게 알고 왔는지 1년도 안돼서 동시접속자수 1만명이 넘었더라고요."

한국에 서버를 두고 영어 서비스를 제공하는 방식으로 시작한 글로벌 서비스에 우연히 페루 이용자들이 많이 들어오기 시작한 것이 지금같은 해외 성과의 토대가 됐던 것. 현재 소프트닉스는 전체 매출에서 40%를 남미 지역에서 벌어들이고 있으며 페루 52명, 브라질 4명, 아르헨티나 7명, 볼리비아 2명의 현지 직원을 고용하고 있다.

장상채 이사는 "단계별로 좋은 운이 따랐다"고 표현했지만 지금 같은 결실을 거두기까지는 영어 서비스에 이어 스페인어 서비스, 현지 진출까지 발 빠른 해외 사업 전략이 뒷받침됐던 부분이 컸다.

"서비스 1년 만에 북미지역 '건바운드' 동시접속자수가 1만명을 넘어섰고 이용자 분포를 살펴보니 페루 이용자 분포가 높아서 1년 뒤에 바로 스페인어 서비스를 시작했죠."

어려움도 뒤따랐다.

"2005년 3천달러만 들고 페루에 가서 현지 운영팀을 꾸려야 했을 땐 시간과의 싸움이었죠. 개발사였기 때문에 서비스, 운영 노하우는 전무한 상태였어요."

한국에서 스페인어가 구사가능한 게임 운영 인력을 구하기는 쉽지 않았다. '건바운드'의 남미 지역 동시접속자수는 1만명에서 2만명, 다시 6만명으로 겉잡을 수 없이 올라가는 상황이었다.

소프트닉스는 이용자들과 스페인어로 소통할 수 있는 운영조직도 채 갖춰지지 않은 상태였다. 지구를 반 바퀴 돌아가는 한국 서버를 통해 게임이 서비스되다 보니 해외 서버로부터 공격이 들어오면 국내 인터넷 데이터센터(IDC)에서 바로 차단시켜 버리는 사고도 발생했다.

"디도스(분산 서비스 거부) 공격을 받아서 서비스가 3~4일 내려가 있는 상태로 있었던 적도 있었어요. 급히 IDC를 새로 구해서 서버 장비를 트럭에 싣고 옮길 때는 회사가 망할 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기도 했었죠."

몇 번의 사고와 시행착오를 겪으면서 소프트닉스는 2005년에 페루 현지 운영 조직을 갖춘 데 이어 2008년 필리핀 사무소를 설립하고, 2009년에는 터키 지역에서 자사 게임의 채널링 서비스를 시작했다.

현재 소프트닉스는 2010년에 페루에 정식 현지 법인을 서비스했으며, 글로벌 포털을 통해 영어·스페인어·인도네시아어·터키어·아랍어 등 5개 국어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IDC도 한국을 비롯 미국·브라질·필리핀 네 곳에 갖췄다.

◆"잘 만든 게임, 세계 어디서도 팔 자신 있다"

최근엔 소프트닉스가 갖춘 인프라를 국내 다른 회사의 게임과도 나누기 시작했다. 음악게임 '러브리뜨모(한국 서비스명: 러브비트)'와 '알투비트'의 남미 지역 서비스를 시작한 것. 소프트닉스는 앞으로 몇 년간 남미 지역에서 다른 게임개발사의 게임도 최소 두세 개씩 서비스해 나갈 계획이다.

"남미 지역에선 브라질이 급격한 경제성장으로 주목받고 있지만 다른 남미 지역도 10년간 평균 성장율 6% 정도를 기록하고 있어요. 1인당 객단가(ARPU)도 평균 10~15달러 정도로 조금씩 성장하고 있고요. 남미 지역 이용자들은 액션성이 강하고, 이용자간 대전 콘텐츠가 있는 게임을 선호하는데 음악 게임에 대한 관심도 점차 늘어날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현재 소프트닉스는 70여명의 개발인력을 투입해 지난 2009년부터 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MMORPG)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이미 투자된 개발금액도 100억원을 넘어섰지만 게임 출시 일정은 아직 정해진 것이 없다. '건바운즈'·'라키온'·'울프팀' 등 캐주얼게임에서 강세를 보인 개발사가 MMORPG를 다시 시작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장상채 이사는 "신작에 대해선 사업적으로 전략적인 접근을 하지 않는 대신 개발팀에서 원하는 게임을 만들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고 답했다.

"회사에선 지금 회사가 남미에서 잘 되고 있으니까 남미에서 잘 될 것 같은 게임을 만들어야 한다고 생각한다는 식으로 생각하지 않아요. 제가 경험한 프로듀서들은 자기가 만들고 싶은 게임을 만들 때 가장 좋은 완성작을 내놓던데요? 잘 만들어진 게임은 세계 어디에서든 그 게임이 팔리는 국가를 찾을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박계현기자 kopila@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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