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수남기자] 지식경제부 기술표준원이 지난 9일 발표한 '재생타이어 안전기준 강화안'과 관련 이번 정책이 반쪽짜리 정책이라는 지적이 일고 있다.
10일 기표원에 따르면 이번 방안은 버스 등 여객용 타이어의 경우 재생 연한을 종전 무제한에서 신품 출시일로부터 5년으로 제한하고, 재생타이어 업체에 타이어 내부를 검사할 수 있는 스틸코드 검사기 의무 설치, 재생타이어에 재생 업체와 재생 회수 각인 등을 주요 내용으로 하고 있다.
이는 최근 재생타이어를 장착한 천연가스(CNG) 버스의 여름철 뒤바퀴 타이어 파열 사고에 따른 대(對)국민 안전이 심각하게 위협받는데 따른 것이라고 기표원은 설명했다.
이 같은 재생타이어 파열 사고는 여름철 기온이 영상 30도를 웃돌고, 타이어의 마찰열에 아스팔트의 지열이 더해지고, 휠온도도 100도로 상승하면서 200도에서 300도의 타이어 내부 공기가 급팽창, 상대적으로 약한 재생타이어를 장착한 시내버스에서 일어나고 있다.
여기에 버스에 장착된 8개의 가스통도 타이어 열을 식히기 위한 공기 순환을 막으면서 파열 사고를 일으키는 것으로 파악됐다. 이에 따라 기표원은 지난 2011년 초부터 재생타이어 업체와 수시로 만남을 갖고 이 같은 재생타이어 안전 기준을 마련했다.
◆재생타이어 주로 사용하는 건설기계 제외
하지만 이번 방안에는 재생타이어를 주로 사용하고 있는 건설기계 부문은 제외됐다.
송정열 대한타이어공협동조합 전무는 "버스·덤프 등 대형 차량에 장착되는 타이어는 브랜드에 따라 차이는 있으나 1본당 평균 50만원을 넘기 때문에 전륜을 제외한 후륜 쪽에는 90% 이상이 신품의 반값 정도인 재생타이어를 장착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선덕 기표원 생활재품안전과 주무관은 "건설기에 대해서는 국토해양부가 담당하고 있어 이번에 기표원은 여객용 재생타이어에 대한 안전 기준만 마련하게 됐다"고 해명했다.
이와 관련, 익명을 요구한 국토해양부 건설인력기계과의 한 사무관은 "자원재활용 측면에서 재생타이어 사용이 바람직하다"면서 "국토부에서는 법적으로 앞바퀴에는 재생타이어 사용을 금지하고 있고, 그 외에 재생타이어 사용은 소비자의 재량"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현재 국토부에서는 건설기계에 대한 재생타이어 안전 기준 강화을 전혀 고려하고 있지 않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한 소비자 단체는 "덤프트럭 등 건설 장비는 모래·자갈 등 무거운 짐을 실고 다니기 때문에 타이어 파열 시 2차 사고가 우려된다"면서 정부 측에 조속한 대책 마련을 요구했다.
이와 관련 송 전무는 "버스 등 여객용 차량은 다수가 탑승하고 타이어 파열 시 그 충격으로 버스 철판이 파손 되는 등 승객 등에게 2차 손상을 입힐 가능성이 커, 관계기관에서 이번 대책을 마련한 것 같다"며 "건설기계는 대부분 운전자 혼자 탑승하고, 중장비다 보니 바퀴도 봉륜(타이어 2개이상 장착) 구조라 재생타이어 안전 기준 마련이 미흡한 것 같다"고 지적했다.
한편, 국내 재생타이어 업체는 모두 34개 업체가 있으며, 이들 업체는 승용 타이어를 제외한 버스·화물차·건설기계 장비의 타이어를 재생하고 있다.
또 국내 재생타이어 생산은 모두 수공으로 진행되며, 세계 최고의 기술수준을 확보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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