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관용기자] "인수시점 가격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발행시점 가격이 중요하다"
최근 논란이 되고 있는 안랩(옛 안철수연구소)의 신주인수권부사채(BW) 저가 발행 의혹과 관련,안랩 최고재무책임자(CFO)인 김기인 전무는 "BW의 적정 가격은 발행시점을 근거로 하는 것으로 규정상 아무런 문제가 없고 발행 과정에서도 전혀 하자가 없었다"고 거듭 강조했다.
김 전무는 15일 판교 신사옥에서 BW 관련 해명 기자간담회를 열고, 무소속 강용석 의원의 주장을 조목조목 반박했다. 김 전무는 지난 1999년 안랩에 입사해 현재까지 재무 책임자로 BW 발행부터 일련의 사건을 직접 담당했던 인물이다.
그는 강 의원의 주장에 대해 "1999년 10월 7일 발행한 BW 가격은 주당 5만 원(총 주식수 13만 주)으로, 이는 당시 외부 전문기관으로부터 받은 주식 평가액인 3만1천976원보다 오히려 높은 가격이었다"며 "이후 무상증자와 액면분할에 따라 BW 행사 가격이 1천710원이 됐다"고 설명했다.
강 의원은 지난 13일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 원장이 안철수연구소 BW를 실제 가치보다 싼 값에 사들였다며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검찰에 고발했다.
강 의원은 고발장에서 안 원장이 지난 2000년 10월 BW를 저가 인수하는 방식으로 장외 거래가격이 최고 5만원인 안철수연구소 주식 146만 주를 주당 1천710원에 인수해 최고 700억원의 차익을 부당하게 얻었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김 전무는 "외부 전문평가기관의 평가액은 주당 3만1천976원이었지만, 안 원장이 5만원에 BW를 발행하자고 해 주당 5만원에 발행했다"며 "적정 가격보다 높게 책정됐기 때문에 회사나 주주들에게 전혀 손해를 끼치지 않았고, 또한 임시주주총회를 통해 결의된 내용이기 때문에 법적 문제도 없다"고 주장했다.
특히 BW 발행 이후 전환가격이 조정됐는데, 이는 무상증자와 상장에 따른 액면 분할 때문이라는게 김 전무의 설명이다.
김 전무는 "1999년 10월27일 무상증자를 실시해 5만원이던 주당 가격은 금융감독원 가이드라인에 따라 1만7천105원으로 조정됐으며, 지난 2000년 상장 전 주식의 유동성 확보를 위해 주식을 늘리면서 10:1의 액면분할을 실시해 1천710원으로 전환가액이 조정됐다"고 말했다.
즉 "발행시점 당시의 가격인 5만원이 중요한데, 강 의원이 인수시점 가격인 1천710원만을 강조해 부당 차익을 남겼다고 주장하는 것은 어폐가 있다"는 것이다.
만일 아파트 매매 계약을 체결했지만 사정이 생겨 1년 이후에 입주한다고 가정할 경우 1년이 지난 입주 시점에 집값이 10배가 뛰어도 원주인이 계약 시점과 현재의 가격간에 차이가 너무 많이 난다는 이유로 계약을 파기하거나 계약 내용을 변경할 수는 없는 것. 이미 매매 계약을 한 시기에 소유권은 이전된 것이기 때문이다.
김 전무는 "부동산 매매와 마찬가지로 주식관련 매매도 사적 계약 관계인데 제3자가 저가 매입이 문제라며 검찰에 고발하는 것은 상식적으로 납득이 되지 않는다"면서 "인수시점에서의 가격을 문제삼아 저가 매입이라고 주장하는 것은 주식 프로세스를 전혀 모르는 사람이 하는 말"이라고 지적했다.
한편, 회사 차원의 법적 대응에 대해 김 전무는 "강용석 의원의 의혹 제기와 고발에 대해서는 사실과 전혀 다른 부분이라 대꾸조차 할 가치를 느끼지 못한다"면서 "어떠한 공식적인 대응도 할 필요가 없을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김관용기자 kky1441@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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