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은미기자] 크라운-해태제과가 직원들을 회사가 운영하는 테마공원 공사장에 동원해 일을 시키다 숨지게 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여론이 들끓고 있다.
토요일인 지난 4일 크라운-해태제과 연수원이 있는 경기도 양주시 송추유원지 인근 '송추아트밸리' 작업장에서 이 회사 고객관리팀장 이모(45)씨가 3m 높이 철제 임시 구조물 위에서 일하다 바닥으로 떨어져 숨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이 아트밸리는 크라운-해태제과가 고객들의 체험활동을 위해 지은 공간이다. 사고 당시 주변에는 이 씨 외에도 직원 10여 명이 함께 불려나와 일을 하고 있었다.
사고 당시 이 씨는 안전모 등 안전장구를 전혀 착용하지 않은 채 작업에 동원됐으며, 같이 일하던 직원들도 안전장구를 전혀 착용하지 않았던 것으로 조사됐다.
크라운-해태제과는 이미 지난 2008년 6월부터 연수프로그램이란 명목으로 일부 직원들을 아트밸리 공사에 동원한 것으로 드러났다.
직원들은 주말 동안 작업을 위해 불려나왔고 남자들은 주로 공사 보조를, 여직원들은 설거지 등을 한 것으로 밝혀졌다.
이에 대해 크라운-해태제과 측은 "직원들은 고객들이 체험할 프로그램을 미리 경험해보는 등 정상적인 연수를 받았다"고 해명했다.
이어 "체험 프로그램이 다양하다 보니 삽질이나 설거지 등도 한다. 그러나 일부이며 다른 여러 체험 프로그램들도 운영된다. 이런 체험을 하면서 안전모를 쓴다는 것이 더 이상한 것 아니겠냐"면서 "사고가 난 뒤, 해당 연수 프로그램을 중단 조치했다"고 설명했다.
이런 사실이 알려지면서 인터넷 커뮤니티 사이트에서는 '21세기에 가능한 일인가?'라는 질문과 함께 '크라운-해태제과가 갑인 지위를 이용해 강제 노동을 시킨 것이나 다름없다'고 질타하고 있다.
한 네티즌은 "종업원이라도 하는 일이 정해져 있는데 어떻게 21세기에 이런 일이 생겼나 모르겠다. 아무리 종업원이 개고, 을이라지만 이건 아니다"라며 씁쓸한 입맛을 다셨다.
다른 네티즌들 역시 "직원들을 체험이란 이유로 강제 노역 동원 했다니...크라운해태제과는 국적이 이북인가?"라며 되물었다.
한 네티즌은 트위터를 통해 "학창시절 때는 학교 짓는다며 학생들 동원해 벽돌 시멘트 나르게 하고.. 대학에서는 지도교수 랩실에 있는 불쌍한 분들 새벽에도 전화 받으면 지도교수 아들래미 컴퓨터 고쳐주러 튀어나가고.. 직장들어와선 예술지수 높힌다고 노가다하다 죽고..돌아가신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다음 생에는 저런 일들이 없는 행복한 곳에서 마음껏 일하세요"라며 안타까운 마음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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