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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유소 사장이 밝힌 고유가 해법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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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정유사 공급가 낮추도록 유도해야…정확한 정책 절실"

[정수남기자] #. 서울시와 경기도 성남시를 잇는 송파대로와 성남대로. 이 곳은 인근에 서울외곽순환고속국도와 수서-분당 간 도시고속국도와 함께 서울과 성남을 잇는 주요 도로 가운데 하나로 차량 통행이 빈번하다.

또 두 고속국도가 막힐 경우 이 도로를 우회도로로 이용하는 운전자가 많아 출퇴근 시간에는 상습 정체구역이다. 성남시 수정구 복정동에서 지난 2003년부터 주유소를 운영한 김형옥(남, 41) '에쓰오일'폴 주유소 대표를 만나 주유 업계 현주소를 들었다.

-요즘 경기는 어떤가.

"죽을 맛이다. 주유소 거리제한 폐지와 함께 지난 1997년 유가자유화 이후 주유소 간 경쟁이 치열해 지면서 매달 손익분기점을 맞추기가 어렵다."

"지역별로 차이는 있겠지만, 현재 전국 1만3천여곳의 주유소 가운데 월평균 주유소 매출액에도 못 미치는 주유소가 70%에 육박한다면 말 다했지 않나?"

-송파대로~성남대로로 이어지는 이곳은 차량 통행이 많아 좀 낫지 않나.

"맞다, 그렇다 보니 주유소 간 경쟁도 치열하고, 이로 인해 가짜석유 판매에 손을 대는 주유소도 나오고 있다. 이곳 인근에 있는 'H'폴 주유소가 작년에, 또 'Nc-OIL'폴이 최근에 가짜석유를 판매하다 적발됐다."

-일반 소비자들은 가짜석유 판매주유소를 식별하기가 어려운데.

"그렇다. 하지만 방법은 있다. 우선 영업을 잘 하다가 내부수리 후 이유없이 기름값이 일반주유소 싸면 의심해야 한다. 아울러 지방 국도변도 아닌 수도권 주요 도로에서 셀프주유소나 알뜰주유소가 아닌데 저럼한 경우도 해당된다."

"'Nc-OIL'폴의 경우 작년 소유주가 바뀌면서 내부수리 후 가격이 저렴해 졌다. 또 인근 'H'폴 주유소의 경우 처음 문을 열면서 주유소 운영자가 '박리다매' 경영을 추구한다고 하면서 기름을 싸게 공급했다. 여기에 주유 후 차량 시동이 꺼지는 등 문제가 발생할 경우에도 가짜석유일 확률이 높다."

-가짜석유 유통을 줄일 수는 없나.

"주유소 경영난과 함께 고유가시대에 소비자들이 저렴한 기름을 선호하는 점 등이 일부 주유소의 가짜석유 판매를 부추겼다. 여기에 솜방망이 처벌도 한몫했다. 가짜석유 판매로 적발될 경우 길어야 2, 3개월 영업정지를 당하고 나면 다시 장사를 할 수 있다. 이와 같은 가짜석유 판매에 대한 책임을 오로지 주유소에서만 모두 감당하고 있다. 일정 부분 정유사에도 책임을 묻는다면, 정유사 차원에서 주유소에 대한 관리 감독 강화, 가짜석유 판매 근절에 도움이 될 것이다."

-주유소 경영 정상화 방법은 없나.

"인건비 절감 등 주유소 운영비를 줄이면 되겠지만, 그럴 경우 대(對) 고객 서비스가 떨어질 위험이 있다. 그래서 우리는 작년 주유소 폴을 바꿨다. 종전 거래하던 정유사가 기름을 너무 비싸게 공급, 주유소 판매가격도 덩달아 올라 경영에 어려움이 많았다. 큰 차이는 없으나 주유소 폴을 바꾸고 좀 나아졌다. 또 최근에는 알뜰주유소처럼 사은품을 제공하지 않으면서 인근 주유소 보다 리터(ℓ)당 30, 40원 저렴하게 기름을 판매한다. 주유 고객이 늘었다."

-정부가 알뜰주유소를 유가 안정정책으로 지속적으로 추진하고 있는데, 현장에서 보면 어떤가.

"크게 실효성은 없다고 본다. 우선 당초 정부가 예상한 ℓ당 100원이상 저렴하다고 했는데, 실제로는 인근 주유소보다 20, 30원 정도 점렴한 것으로 파악됐다. 또 소비자들이 간과하고 있는 부분이 주유하기 위해 일부러 이동하는 거리, 대기 시간, 사은품 미지급, 세차 서비스 미제공 등을 감안하면 일반주유소 보다 큰 잇점은 없다고 본다. 다만, 거주지 옆이나, 이동하는 도로에 알뜰주유소가 있다면 혜택을 볼 수 있다고 생각한다. 알뜰주유소 효과가 제한적이라는 뜻이다."

-그럼 해법은 없나.

"고유가 문제를 정부의 책임으로 돌릴 수만은 없다, 고유가 상황을 극복할 수 있는 방법은 알뜰주유소 확대와 공영주차장내 주유시설 설치가 아니라 국내 정유4社가 서로 경쟁토록해 공급가를 낮추는 게 우선이라고 주유소 사장들은 지적하고 있다. 여기에 정부가 유류세 탄력세율을 기본 제정 취지에 맞게 고유가 시대에 내린다면 서민들의 숨통을 터주지 않을까 생각한다."

-정부가 유가 안정책으로 주유소 혼합 판매를 추진하고 있는데.

"알고 있다. 이미 정유사들은 주유소에 기름을 공급하기 이전에 서로 교차 판매로 40%정도를 타사 제품과 자사 제품을 혼합해 주유소에 공급하고 있다. 국내 기름 품질이 우수하기 때문에 큰 문제는 없지만, 정유 4사 간 공급가격이 대동소이하다 보니 큰 효과는 없을 것으로 같다."

-마지막으로 한마디 한다면

"정부는 유가안정으로 무조건 알뜰주유소를 확대할 게 아니다. 정부가 오는 2015년까지 알뜰주유소를 최대 1만3천곳까지 늘린다고 했는데, 최근 유가 상승으로 알뜰주유소 운영도 어렵다. 주유소 개설을 위해 시설물 설치와 유지에 들어가는 비용, 향후 석유제품 가격이 안정화로 돌아설 경우 폐업 주유소 철거에 들어가는 비용, 토양오염 복구비용 등 엄청난 세금이 들어간다는 점을 정부가 놓치고 있다."

"정부가 아무리 설쳐도 정유사가 요지부동이면 말짱 도루묵이다. 정부가 추진중인 석유제품 전자상거래 입찰제도(현재 시험운영 중)에 정유사들은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고 있다. 지난 2000년대 초 정부가 실시한 전자상거래도 정유사들의 방해로 유야무야 사라졌다. 정부는 유가안정을 위해 정확한 정책을 마련해야 할 것이다. 여기에 덧붙이자면 소비자들이 주유소가 폭리를 취한다고 생각하지 않았으면 한다. '주유소 사장=지역 유지'는 옛말이다. 현재 주유업계는 정말 어렵다."

정수남기자 perec@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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