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익현기자] "사람이냐? 알고리즘이나?"
페이스북이 검색 사업을 대폭 강화하고 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터줏대감 구글과 벌일 한판 승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비즈니스위크는 29일(현지시간) 페이스북 엔지니어 20여 명이 검색엔진 개선작업을 진행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페이스북의 검색엔진 개선작업은 구글 엔지니어 출신인 라스 라스무센이 총괄하고 있다고 비즈니스위크가 전했다.
페이스북은 이번 작업을 통해 이용자들이 프로필 상태 업데이트, 동영상, 기타 사람들이 '좋아요'를 누른 정보들을 쉽게 찾을 수 있도록 해 주기 위한 것으로 알려졌다.
페이스북이 검색 사업의 고삐를 죄면서 시선은 구글 쪽으로 쏠리고 있다.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기반으로 한 정보와 검색 알고리즘이 제공해주는 정보 중 어떤 것이 더 정확할지 관심이 일고 있다고 외신들이 전했다.
◆구글, 추천 알고리즘 강점...페이스북, 지인 네트워크 막강
더넥스트웹은 페이스북과 구글이 한 가지 공통점을 갖고 있다고 평가했다. 둘 다 데이터를 굉장히 열정적으로 수집한다는 점이다.하지만 데이트를 보여주는 방식은 두 회사가 확연히 다르다.
잘 아는 것처럼 구글은 '검색 알고리즘'이 지배하는 회사다. '페이지 랭크'로 불리는 알고리즘이 가장 관련성 있는 검색 결과부터 우선적으로 보여준다.
구글의 검색 방식은 그 동안 상당히 유용했다. 각 사람마다 정보를 보는 방식이 다르기 때문이다. 그 사람의 평소 성향에 맞춰서 관련성 있는 검색 결과를 보여줄 경우 만족도를 한층 더 끌어올릴 수 있다.
하지만 구글 검색에도 약한 고리는 있다. 잘 모르는 걸 추천받거나 어떤 유형의 음식을 먹어야 할 지 모르는 경우를 가정해보자. 이럴 땐 구글 검색으로 해결하기가 쉽지 않다.
페이스북의 강점은 바로 이 부분에 있다. 구글과 달리 페이스북은 이용자들이 큐레이션한 방대한 데이터와 정보를 갖고 있는 것이 강점이다. 특히 '좋아요' 기능을 검색과 결합할 경우엔 추천 정보로 유용하게 활용할 수 있다. 친구나 동료들이 검색엔진 역할을 해주는 셈이다.
여기에다 각종 위치 정보까지 갖고 있어 배경 정보가 많지 않은 사람들이 원하는 것을 찾는 데 큰 도움을 줄 수 있다.
구글이 페이스북을 두려워했던 것도 바로 이 부분이었다. SNS를 기반으로 이용자들의 취향이 반영된 방대한 데이터를 잘 활용할 경우 맞춤형 정보를 제공하는 데 더 유리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 동안 구글과 페이스북은 서로 다른 쪽에서 빅데이터 전쟁을 준비해 왔다.
강력한 성능을 자랑하는 검색 알고리즘이 강점인 구글은 최근 구글 플러스 등을 바탕으로 SNS 쪽으로도 발을 들여놓고 있다. SNS로 출발한 페이스북은 검색 사업을 강화하면서 구글의 영역을 넘보고 있다.
◆알고리즘과 주변 동료, 어느 쪽이 더 유용할까?
이런 상황에서 두 회사는 서로 빅데이터 시대에 맞춤형 검색 결과를 제공해주기 위해 발빠른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 셈이다.
페이스북이 검색 쪽에 신경을 쓰기 전까지만 해도 세상을 구글의 문법대로 움직였다. 하지만 지인 네트워크와 지역 정보로 무장한 페이스북이 본격적으로 움직이기 시작하면서 검색 전쟁 역시 간단하지 않은 모양새로 흘러가고 있다.
이 경쟁에서 누가 승리할까? 더넥스트웹은 이런 질문을 던지고서도 딱 부러진 대답을 내놓지 않았다. 대신 이 문제는 우리가 검색 알고리즘의 강력한 성능을 더 선호할 지, 아니면 주변 동료들을 더 신뢰할 것이냐는 문제의식과 통한다는 두루뭉수리한 관점을 내놨다.
최근 구글을 떠난 한 엔지니어는 "래리 페이지가 지나치게 페이스북을 의식한 나머지 '혁신 유전자'를 내버렸다"고 비판했다. 과연 이런 비판이 빅데이터 전쟁에서도 유효할까? 아니면 구글이 검색 영역에서만은 최고 자리를 지킬까?
이 질문에 답을 하는 건 쉽지 않다. 하지만 한 가지는 확실하게 이야기할 수 있을 것 같다. 'SNS 전쟁' 못지 않게 페이스북과 구글 간의 '빅데이터 전쟁'도 향후 IT 지형도에서 중요한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는 것이다.
김익현기자 sini@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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