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LED 기술유출…삼성 "사과해라" vs LG "흠집내기"

[김지연기자] 차세대 디스플레이인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관련 기술을 빼돌리려던 삼성모바일디스플레이(SMD) 전직 연구원이 검거된 사실이 5일 알려지면서, 관련 업계는 자세한 사태 파악에 분주한 모습이다.

자사 직원 6명이 연루돼 기술유출을 시도했다는 사실에 패닉에 빠진 삼성측은 물론이고, 경쟁사인 LG디스플레이 역시 기술유출 시도를 했던 장본인으로 알려지면서 매우 당황해 하고 있다.

5일 경기경찰청 산업기술유출수사대는 SMD의 OLED TV 제조와 관련한 핵심기술을 빼돌린 혐의로 SMD 연구원 조 모씨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또 조 씨와 함께 기술 유출에 가세한 SMD 전현직 연구원과 경쟁업체 직원 등 10명을 같은 혐의로 불구속 입건했다.

경찰은 이번에 적발된 SMD 연구원이 경쟁사 임원을 지속적으로 만나고 꾸준히 정보를 주고받았던 정황으로 미뤄볼 때 SMD의 기술을 조직적으로 유출하려는 의도가 있었다고 보고 있다.

이에 대해 SMD는 "글로벌 기업인 LG 경영진이 기술력 부족을 만회하기 위해 삼성의 기술과 핵심인력을 훔치려했다는 점에서 충격"이라며 "LG의 성의있는 사과와 책임있는 후속 조치를 촉구한다"고 밝혔다.

SMD는 "세계 OLED 시장의 97%를 석권하고 있는 삼성은 이번 기술유출로 시장의 3분의 1을 잠식당한다고 추정할 경우 그 피해규모가 5년간 최소 30조원에 이를 것으로 예상한다"며 피해를 우려했다.

LG디스플레이는 회사가 연루됐는지 여부에 대해 '혐의가 최종 확정될 때까지는 신중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다만, 국내 디스플레이 업체가 두 곳밖에 없는 상황에서 양사간 인력 이동은 업계의 관례인데 "기술과 인력을 빼갔다"는 SMD의 주장은 일방적 흠집내기로 보인다고 밝혔다.

또한 양사가 추진하는 OLED TV 기술 방식이 다르기 때문에 경쟁사 정보가 필요로 하지 않다고 반박했다.

LG디스플레이는 "최근 3년간 경쟁사로 전직한 연구원의 숫자가 회사에서 파악하고 있는 것만 30여 명 이상이지만, 우리는 문제삼지 않았다"며 "(SMD는) 분사와 합병 등으로 인한 내부 문제 단속을 위해 이 사건을 이용하려 해서는 안될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