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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텔레콤-KT' 스타1 프로리그, 최고 명승부 장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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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즌2부터는 스타1-스타2 병행 구조로 갈 가능성 높아

[허준기자] SK텔레콤이 스타크래프트1으로 치러지는 프로리그 마지막 우승팀으로 기록될 것으로 보인다.

SK텔레콤은 지난 8일 서울 송파구 잠실학생체육관에서 열린 SK플래닛 스타크래프트1 프로리그 시즌1 결승전에서 KT를 상대로 에이스 결정전까지 가는 대접전 끝에 우승컵을 안았다.

SK텔레콤의 우승으로 프로리그 시즌1은 마무리됐다. 시즌2부터는 스타크래프트1와 스타크래프트2로 병행 운영될 가능성이 높다. 스타크래프트1만의 프로리그는 더이상 열리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프로리그 시즌2는 1, 3, 7세트는 스타크래프트1으로 2, 4, 6세트는 스타크래프트2로 진행된다는 방안의 채택이 가장 유력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1, 7세트 맵 선택한 SK텔레콤, 전략 적중

SK텔레콤의 우승 전략은 KT와의 결승 대전이 완성된 순간부터 정해졌다. SK텔레콤은 정규시즌 우승팀의 권한으로 1세트와 7세트에 같이 사용될 맵 하나를 정할 수 있었다.

SK텔레콤은 1, 7세트 맵으로 네오체인리액션을 선택했다. 이 맵은 정규시즌 테란의 출전이 단 2번밖에 없었던 맵이다. KT의 에이스인 테란 이영호의 출전을 원천 봉쇄하겠다는 의지였다.

SK텔레콤은 1세트와 7세트에 모두 프로토스 김택용을 출전시켰다. 김택용은 1세트에서 무난한 경기 운영 전략을 들고 나와 KT 주성욱을 손쉽게 제압했다. 셔틀을 활용한 하이템플러 사이오닉스톰 견제가 일품이었다.

7세트는 1세트와 전혀 다른 전략으로 나섰다. 김택용은 1세트의 무난한 운영이 아닌 도박적인 전진 게이트웨이 전략을 선택했다. 물론 상대가 테란 이영호였다는 점에 대한 맞춤전략이었다.

박용운 SK텔레콤 감독은 경기 전부터 "1, 7세트 맵에 대한 고민을 많이 했고 고민의 결과물로 네오체인리액션을 선택했다"며 "네오체인리액션에서 KT의 누가 나와도 이길 수 있다는 확신이 섰다"고 설명했다.

경기 승리 이후 박 감독은 "테란 이영호가 나와서 정명훈과 테란대 테란 경기를 할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김택용을 출전시켰다"고 말했다. 이영호의 출전을 봉쇄하기 위해 네오체인리액션을 선택했지만 혹시 모를 이영호의 출전까지 예상했던 박용운 감독 용병술이 빛난 순간이다.

◆KT 에이스 이영호, 경기력은 빛났지만 2패 '굴욕'

KT롤스터는 믿었던 에이스 이영호가 충격의 2패를 당하며 준우승에 만족해야 했다.

이영호는 2세트에서 SK텔레콤 정명훈과 치고받는 난타전을 펼쳤다. 정명훈의 효율적인 테란 벌처 운영에 쉽지 않은 경기를 펼지던 이영호는 다수의 드롭십에 탱크와 골리앗을 태워 상대 본진 팩토리 지역과 서플라이 디폿 지역을 장악하면 전세를 뒤집었다.

경기 중계진들이 '신의 한수'라고 표현했을 정도로 이영호의 드롭십 공격은 효과적이었다. 경기장에 모인 팬들도 이영호가 '신의 한수'로 경기를 가져갈 것으로 예상했다.

하지만 정명훈은 1시 확장기지 지역에서 다수의 레이스를 생산, 결국 이영호에게 항복을 받아냈다.

정명훈에게 패하며 자존심이 상한 이영호는 다시 한번 명예 회복 기회를 얻었다. 경기가 3대3까지 흘러 에이스 결정전 출전 기회를 잡은 것. 비록 테란이 불리한 전장인 네오체인리액션이었지만 KT는 수년째 팀의 에이스로 자리 잡아온 이영호를 선택할 수밖에 없었다.

이영호는 김택용의 전진 게이트웨이 전략을 맞아 신들린 마린 콘트롤로 방에 나섰다. 방어에 성공한 이영호는 탱크까지 추가해 김택용을 압박했고 상대 본진 언덕까지 장악하며 팀에 우승컵을 안기기 직전까지 갔다.

하지만 김택용이 속도 업그레이된 질럿으로 본진을 공격했고 이영호는 진출 병력까지 되돌리면서 방어에 나섰지만 끝내 추가병력을 막지 못했다.

이영호가 출전했던 2세트와 7세트는 스타크래프트1 프로리그 역사에 남을만한 명경기로 꼽힐만하다. 명경기를 만들어낸 이영호지만 두경기 모두 패자로 기록됐고 KT는 준우승에 그칠 수밖에 없었다.

◆스타1-스타2 병행될 프로리그, 흥행 이상 無

SK텔레콤과 KT의 결승 대진이 완성됐을때 혹자들은 '보고 싶지 않은 대진'이라고 폄훼하기도 했다. 09-10시즌, 10-11시즌 모두 최종 결승 대진이 SK텔레콤과 KT였기 때문이다. 너무 자주 결승에서 만나 보는 재미가 떨어진다는 혹평이었다.

하지만 SK텔레콤과 KT의 이번 결승전은 여전히 볼만한 대진이며 스타크래프트1 프로리그도 여전히 관객 동원력을 가지고 있다는 점을 증명했다.

결승이 열린 잠실학생체육관은 꽉 들어찼고 팬들은 선수들의 플레이 하나하나에 열광적인 환호를 보냈다. 선수들은 팬들의 환호에 보답하는 보기 드문 명경기를 연출하며 최고의 경기력으로 답했다.

곰TV가 진행하고 있는 스타크래프트2 리그에도 결승전이 열리면 수많은 팬들이 현장을 찾는다. 스타크래프트2 프로게이머들도 수준높은 플레이로 팬들의 환호에 답한다.

이미 스타크래프트1 프로게임단들은 시즌2를 대비해 스타크래프트2 연습을 시작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미 최고의 경기력을 가지고 있는 스타크래프트1 선수들과 체계화된 프로게임단 속에서 경기력을 극대화 한 스타크래프트2 선수들이 어우러지면 프로리그 시즌2의 흥행 파워도 충분할 것으로 예상된다.

허준기자 jjoony@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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