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계현기자] LG디스플레이(대표 한상범)가 신모델 개발 일정이 지연되면서 전분기보다 23% 증가한 1천782억원의 영업손실을 냈다.
LG디스플레이는 2012년 1분기 매출 6조1천837억원, 영업손실 1천782억원, 당기순손실 1천292억원을 기록하며 6분기 연속 적자를 이어갔다.
4분기 1천447억원으로 적자폭을 상당히 줄인데 이어 이번 분기에도 적자폭이 얼마나 줄어들지 관심을 모았으나 전분기 대비 적자폭은 오히려 23% 늘어났다. 전분기 대비 매출액은 6.4% 감소했으며 영업손실은 23.1%, 당기순손실은 19.6배 급증했다.
LG디스플레이는 1분기 판가, 재료비는 예상했던 대로 진행됐으나 출하 차질이 1분기 실적이 기대에 못 미친 주요 원인이라고 꼽았다. LG디스플레이는 1분기 신모델 개발 일정이 지연되면서 전체 출하규모가 전분기 대비 4% 이상 감소했다.
1분기 LCD 판매량은 면적기준 809만 평방미터이며, 평균 패널 판가는 전분기 대비 약 2% 하락한 669달러였다. 매출액 기준 제품별 판매 비중은 TV용 LCD 패널이 47%, 모니터용 패널이 21%, 노트북PC용 패널이 15%, 태블릿PC용 패널이 5%, 모바일용 패널이 12%를 차지했다.
LG디스플레이 최고재무책임자(CFO) 정호영 부사장은 24일 LG트윈타워에서 열린 기업설명회에서 "(적자폭이 늘어난 것은) 회사 전체로도 아쉽게 생각하는 부분"이라며 "내부 목표로 세웠던 신모델의 개발일정이 지연됐고, 이로 인한 금액적인 효과가 전체 영업적자와 비슷한 규모를 기록했다"고 말했다.
정 부사장은 "1분기 개발일정 지연에 따른 기회손실이 일회성 비용이라고 볼 수 있다"며 "1분기 영업적자의 대부분에 해당되는 금액이 신모델 개발일정이 지연되면서 그 기간동안 원가구조가 좋은 신모델 대신 구모델을 계속 판매하는 등 기회손실이 발생했다"고 설명했다.
개발일정 지연의 이유에 대해선 품질완성도에 대한 집착과 주요 신모델 개발의 난이도가 올라가면서 개발일정 관리의 성격이 과거와 달라진 점을 꼽았다.
정호영 부사장은 "내부적으로 양산에 들어가도 좋지 않겠냐는 의견이 있었지만 차별화된 제품으로 시장을 확실히 이끌어나갈 필요가 있었다"며 "또 혹시라도 품질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가 있다면 이는 타협할 수 있는 사안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정 부사장은 "개발 CI와 관련해서 도전적인 목표를 세웠는데 예년에 비해 2012년 신모델의 경우 개발일정 관리가 과거와 구조적으로 성격이 다르다"며 "향후 훨씬 더 앞서서, 정교하게 이슈를 발굴하고 보완해 나갈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2분기, 스포츠 이벤트보다 시장상황에 초점"
LG디스플레이는 3D FPR, 스마트기기 등을 앞세워 2분기 흑자전환을 기대한다고 밝혔지만 여전히 조심스러운 입장이다. 여전히 업계 전반적으로 공급이 수요를 초과하는 상황이기 때문에 수급 개선의 폭과 이러한 상황이 얼마나 더 지속될지에 대해선 아직도 많은 변수들이 남아있다는 것이다.
정호영 부사장은 "2분기 면적 기준 출하량 증가를 10%로 잡았는데, 하반기에 있을 스포츠 이벤트에 대한 효과, 신모델의 초기 물동을 생각해보면 보수적인 가이드를 드린 것이 맞다"고 말했다.
정 부사장은 "스포츠 이벤트가 있는 해라고 해서 상반기 매출 비중이 더 높을 것이라고 단정적으로 말씀드리기는 어렵다"고 전제한 뒤, "전반적인 시장상황이 어떤 국면인지가 더 큰 영향을 미칠 것이며 상반기 스포츠 이벤트에 큰 비중을 두고 있지 않다. 다만 생각했던 것보다 수요가 살아날 때를 대비한 준비는 충분히 했다"고 설명했다.
◆6분기 적자 속 "유동성·현금흐름 문제없지만…"
6분기 연속 적자를 기록하는데 따르는 유동성 문제에 대해선 부채비율 145%, 유동비율은 70% 중반대로 큰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정호영 부사장은 "P83공장, P98공장 등 두 공장이 내부 자금을 충분히 창출하지 못하는 상황에서 차입에 의존해서 공장 두 개를 더 세웠다"며 "지난 2년 상황을 놓고 보면 현금흐름, 재무구조 측면에서 부담이 있을 수밖에 없는 상황이지만 최근 시중 주요 금융기관들과 1조원의 단기차입을 4~5년의 장기차입으로 전환하며 추가적인 유동성을 확보했다"고 밝혔다.
정 부사장은 "올해 감가상각 규모가 4조6천억~4조7천억원 수준으로 내년, 내후년에도 계속 연간 감가상각 규모를 4조원 이상 유지할 계획"이라며 "내부자금 창출면에선 4조원 이상 자금이 항상 준비돼 있다고 보면 된다"고 덧붙였다.
LG디스플레이 측은 기존 LCD라인을 OLED로 전환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추가 투자 부담에 대해서도 "이미 5만~6만장 정도의 8세대 OLED 생산능력을 확보했다"며 자신감을 보였다.
정호영 부사장은 "기존 LCD라인을 OLED로 전환하는 방식에서 발생하는 비용은 1조2천억~1조3천억원 수준이지만 LTPS 합판에 RGB 방식으로 가는 OLED 투자는 지금 투자 규모의 서너배가 든다. 다른 경쟁사에 비해 투자효율이 높으며 중장기적으로 봤을 때 현금흐름을 크게 우려할 만한 상황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그럼에도 업계 전반의 수급 불균형이 6분기 연속 적자라는 결과로 나타나자 LG디스플레이는 중장기 전략 모색에 나섰다.
정호영 부사장은 "디스플레이 산업 전체 흐름에서 보면 LCD 산업이 성숙기로 진입하고 저성장기조도 명확해지고 있는 것 같다는 느낌을 갖게 된다"며 "향후 사업전개와 관련 ▲기존 LCD사업 합리화 ▲대형 TV 중심의 OLED 시장 선도 ▲IT 중심의 디스플레이 수요를 확대할 수 있는 미래성장동력 발굴 등 세 가지 방향의 중장기 성장전략을 발표하는 자리를 2분기 실적발표 이후 마련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LG디스플레이는 디스플레이 업황의 본격적인 터닝 포인트를 내년 하반기로 잡았다.
정호영 부사장은 "LCD업계 수급상황 패턴을 보면 공급초과율이 한자릿수대 중후반 이후로 축소됐을 때 업계 전반의 수익성 개선과 시황 호전이 일어났었다"며 "공급초과율이 한자릿수 중후반으로 들어오는 시점인 내년 2분기 이전까지는 계절적인 수요등락에 따라 가격의 약세와 강세가 제한된 밴드 내에서 움직이지 않을까 하는 것이 산업계의 인식"이라고 말했다.
박계현기자 kopila@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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