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송무기자] 4.11 총선 패배 후 2주. 8개월여 남은 대선을 위해 패배의 원인을 분석해야 하는 민주통합당이 언론 파업과 계파 분열 문제에 초점을 맞춘 모습이다.
논란이 되고 있는 '이해찬-박지원 역할 분담론'은 당내 계파 지도자들이 당의 중요한 지도부인 대표와 원내대표를 밀실 회동에 의해 정했다는 점에서 엄청난 당내 역풍을 맞고 있지만 이같은 합의에는 계파 갈등을 마무리하고 대선 총력전 체제가 필요하다는 인식이 깔려 있다.
문재인 노무현재단 이사장의 주장에도 이같은 논리가 깔려 있다. 문 이사장은 지난 27일 트위터에서 "이해찬·박지원 두 분의 합의가 이상적이라 생각하지 않는다. 원내대표와 당 대표가 더 참신해야 한다는 생각도 당연하다"며 "그러나 '친노'와 '비노' 또는 '친노', '호남' 프레임을 깨려는 현실적인 의미가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물론 밀실회동을 통해 드러난 역할분담론은 당내 민주주의에 역행하고, 그간 당권을 국민과 당원들에게 돌려준다고 해왔던 민주통합당의 평소 주장과도 반대된다.
즉 문제에 대한 원칙이 없는 해결 방법이 오히려 혁신을 향해 나아가야 하는 당에 커다란 부담과 상처로 작용한 것이다.
백낙청 교수도 29일 중앙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책임있는 인사들이 모여 난상토론부터 해야 했다. 여기에서 철저한 반성이 나와야 했다"며 "처절한 토론 끝에 계파 싸움이 바람직하지 않다는 결론이 나와 역할분담을 해야 한다고 했다면 설득력을 얻었을 것"이라고 했다.
총선 후 민주통합당이 공을 들이고 있는 또 하나는 언론 파업이다.
최근 MBC, KBS, YTN, 국민일보, 부산일보 등 상당한 언론이 동시다발적으로 낙하산 사장 퇴진과 언론 자유 보장을 요구하며 장기간 파업을 하고 있다.
문성근 대표 권한 대행이 대표 직무에 돌입한 후 처음 방문한 곳은 파업 중인 언론사였다. 민주통합당은 이후에도 19대 총선에서 언론 장악 관련 청문회를 열겠다고 공식화하면서 파업 중인 언론 노조들에게 힘을 실었다.
민주통합당은 30일에도 현 정부 언론 장악의 장본인으로 지목하고 있는 최시중 전 방송통신위원장과 이계철 현 방통위원장, 파업 중인 KBS·MBC·YTN 사장과 노조 지도부 등을 참석시킨 상황에서 국회 문화체육관광방송통신위원회 회의를 열어 방송장악 실체 규명과 방송사 파업 원인과 대책을 논의하려 했으나 새누리당의 불참으로 파행됐다.
이는 민주통합당이 이 문제를 중요하게 보고 있음을 방증하는 것이다. 민주통합당은 야권에 불리하게 형성된 언론 지형으로 총선에서 역시 불리함이 있었다고 보고 있다. 민주통합당은 이 같은 언론 상황이 대선까지 이어지지 않도록 하는데 총력전을 벌이고 있는 셈이다.
<사진 설명=유력한 당권 주자로 분류되는 이해찬 당선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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