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송무기자] 새누리당과 민주통합당의 국회선진화법 합의로 18대 국회 마지막 본회의가 열리게 됐다.
이로써 연이은 몸싸움과 국회 파행으로 '최악의 국회'라는 평가를 받은 18대 국회가 여야 합의로 최소한의 민생법안을 처리하는 모양새를 띄게 됐다.
18대 국회는 초기부터 여야의 극한 갈등으로 시작됐다. 지난 2008년 미국산 쇠고기 수입 관련 광우병 공포로 촛불집회가 걷잡을 수 없이 확산되면서 여야 공방은 치열히 전개됐다.
본격적인 여야의 몸싸움은 2008년 12월 국회 외통위에서 한나라당 의원들이 한미 자유무역협정 비준동의안을 상정하는 과정에서 일어났다. 한나라당 의원들은 야당 의원들의 출입을 막고 비준안을 단독 상정했고, 이 과정에서 이에 항의하는 야당 의원들과 극한 갈등을 벌였다.
야당 의원들은 해머를 동원해 외통위 문을 부쉈고, 이를 방어하는 한나라당 의원들과 보좌진, 경위들은 소화기를 쐈다. 18대 국회 초부터 여야 의원들이 마치 전쟁영화에서나 나올법한 무기(?)를 동원해 충돌한 것이다.
2009년 7월에는 미디어법 처리가 여야 갈등의 원인이 됐다. 한나라당과 민주당이 동시에 국회의장석 점거에 나서면서 초유의 여당 의원 대리투표 논란까지 나와 국가적 망신을 사기도 했다.
4대강 갈등으로 예산안은 4년 연속 여당에 의해 날치기 처리됐다. 국회의 기본 책무인 국가 예산에 대한 면밀한 검토가 여야의 극한 갈등으로 방치된 것이다. 야권은 이 과정에서 국회 본회의장과 본회의장 앞 로텐더홀을 점거해 한나라당 의원과 경위들과 충돌했다.
정도를 넘는 폭력적인 충돌도 많았다. 지난 2010년 예산 처리를 둘러싼 여야 갈등에서 한나라당 김성회 의원이 민주당 강기정 의원의 얼굴을 정면 가격하는 동영상이 공개돼 논란이 됐다. 김 의원은 당시 민주당 여직원 폭행 논란에도 휩싸였다.
지난해 말 한나라당이 한미 FTA 비준 동의안을 강행처리할 때는 민주노동당 김선동 의원이 최루탄을 터트려 논란이 됐다. 김 의원은 한나라당의 날치기 처리 폭거에 항의하기 위해 어쩔 수 없었다고 항변했지만, 말로 싸워야 하는 국회 본회의장에 최루탄을 사용한 것은 헌정 사상 초유의 사태로 기록됐다.
여야의 잦은 몸싸움과 극한 갈등은 국민들의 마음을 여의도 정치권에서 떠나게 했다. 4년 여간 지속돼온 박근혜 새누리당 비대위원장의 '대세론'을 깬 것이 정쟁을 벌인 야권 인사가 아니라 정치 참여 의사도 밝히지 않은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일 정도였다.
18대 국회가 이 처럼 최악의 국회가 된 것은 타협과 존중보다는 강한 수적 힘을 바탕으로 무조건 밀어붙이려는 여당과 극한적 상황에서도 사용하지 말아야 할 물리력까지 동원한 야당의 상호 불신에서 비롯됐다.
신뢰의 위기는 이 같은 갈등을 키웠다. 과거 국회에서 여야는 낮에는 서로 싸우다가도 밤에 만나 의견을 조율했는데 이번 국회에서는 타협은 없었다. 서로 합의를 깼다는 비난만이 난무했다.
2일 마지막 본회의로 18대 국회는 역사 속으로 사라진다. 새로 출범하는 19대 국회는 여야의 국회 선진화법 합의로 국민적 질타를 받았던 몸싸움이 나오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 하지만 존중과 타협이라는 정치적 신뢰를 쌓지 못한다면 이마저도 또 다른 부작용을 불러일으킬 것이 분명하다.
<사진 설명=지난 2008년 국회에서 충돌한 여야.>
채송무기자 dedanhi@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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