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부연기자] 2005년, 올엠은 국내에 생소했던 액션 RPG라는 새로운 게임을 내놓는다. 이름은 '루니아 전기'. 당시 업계의 관심은 상당했다. 새로운 장르였고, 넥슨이 퍼블리싱을 맡으면서 기대감이 높았다. 2006년에는 대한민국 게임대상에서 게임 기획·시나리오 부문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하지만 결과는 예상을 밑돌았다. 현재 한국 대만 일본 등 5개국에서 서비스 중인 루니아전기는, '중박'을 터트리면서 지금까지 올엠이 버텨올 수 있을 만큼, 딱 그만큼의 성과를 내줬다.
이제 새로운 게임을 내 볼만도 한데, 올엠이 다시 액션 역할수행게임(RPG) '크리티카'를 내놨다. 이번엔 NHN한게임과 손잡고 오는 24일 비공개테스트를 시작한다. 다시 액션 RPG 도전이다.
이종명 올엠 대표는 말했다. "잘하는 것을 하자라는 생각을 가지고 있어요. '크리티카'는 루니아가 이용자에게 큰 호응을 받지 못한 부분을 바꿔보자는 곳에서 시작해 만들었습니다. 절치부심했고, 오히려 더 좋은 기회가 됐습니다."
두번의 실패는 없다는 뜻일까. 그의 '루니아전기'에 대한 혹독한 분석은 이어졌다.
"루니아전기'는 액션 게임인데 그래픽이 너무 어렵고 막상 해보면 콘트롤이 자유자재로 안 된다는 것이 큰 단점이 있었어요. 또 MORPG임에도 MMORPG적으로 접근해서 게임 시간을 너무 길게 끌고 간 측면도 있었죠. 지금 와서 생각해보면, 카트라이더 한 판에 40분이면 누가 했을까 싶은데, 루니아전기를 만들때는 우리가 좋아하는 식으로만 만들었던 것 같아요."
이 대표는 무엇보다 '던전앤파이터(이하 던파)'를 많이 참고했다. '창조는 모방의 어머니'인만큼, 잘된 게임을 많이 해보고 장점을 이식시키는 것이 중요하다고 봤기 때문.
"개발총괄 김영국 이사에게 '던파'를 많이 해보라고 권했어요. 우리 약점을 돌파하기 위해 던파를 많이 참고 했죠. 만약 루니아전기가 잘 됐다면 자만심에 차서 남의 게임은 거들떠도 보지 않았을 거에요. 던파는 정말 잘 만든 게임이더군요."
절치부심 끝에 나온 게임이라 그런 것일까. 이미 '크리티카'는 중국 텐센트, 일본 게임온과 퍼블리싱 계약을 맺고 해외 진출을 눈앞에 두고 있다. 또한 지난해에는 벤처캐피탈 캡스톤파트너스에서 68억여원의 투자를 받기도 했다.
"내년까지 한중일 삼국 출시가 목표입니다. 현재 브라질과 동남아 업체와도 이야기가 진행 중입니다"
올엠은 차기작을 준비 중이다. 잘하는 것에 주력하자는 주관대로 역시 액션게임이다. 현재 프로토타입 수준이지만 크리티카의 공개서비스 이후에는 여기에 주력할 계획이다. 요즘 대세인 모바일 게임도 5월 중으로 한 작품을 내놓을 예정이다.
"결국 시장은 모바일 플랫폼 쪽으로 가게 될 것인데, 온라인 게임을 모바일에 우겨넣는 방식은 맞지 않다고 봐요. 온라인 게임 영역은 그대로 지속시키고 순수히 모바일 게임을 만드는 방향으로 갈 거에요."
이 대표는 게임산업이 태동할 초기 벤처로 시작해 지금까지 올엠을 이끌어오고 있는 게임업계 1세대다. 대학 친구인 김영국 이사와 손잡고 졸업 후 게임을 만들기 시작했다. 10년간 어려운 시절도 많았지만 직원 급여가 끊긴 적이 없었다. 하고 싶은 일을 하는 것이었기에 즐겁게 일했다.
그가 보는 최근 게임업계의 모습은 어떨까.
"모바일에 모두 천착하다보니, 온라인PC 게임 개발들, 특히 독립 개발사들이 거의 사라졌어요. 한 지인은 이렇게 PC 게임 개발사가 가뭄인 시대에 모바일이 아닌 PC게임 개발사를 차리는 것이 미래를 내다보면 더 나은 것이 아니냐는 이야기도 해요."
비공개테스트를 앞둔 만큼 분주함이 느껴질만도한데, 이 대표에게서는 편안함과 자신도 묻어났다. 액션 RPG 전문명가로 도약할 수 있을지, '올엠'에게 올 한해는 어느때보다 바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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