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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유사·주유소 유가 인하에 '인색'…정부 "유류세 인하 없다"

[정수남기자] #. 최근 들어 정부가 유류세 인하 기준으로 삼고 있는 두바이유 배럴당 가격이 소폭 하락하고는 있으나, 여전히 고유가를 유지하고 있다.

두바이유는 지난 2010년 4분기부터 올해까지 꾸준히 상승했다. 두바이유 배럴당 가격은 지난 2009년 5월4일 52.62달러에서 이듬해 5월3일 86.13달러, 작년 5월3일 117.90달러, 올해 5월3일 115.55달러로 2009년 대비 각각 63.68%(33.51달러), 124.06%(65.28달러), 119.59%(62.93달러) 급등했다.

최근 국제유가는 하락하고 있으나, 정유사와 주유소들이 기름값 인하에 인색한 것으로 드러났다.

4일 소비자시민모임의 석유시장감시단(단장 송보경)에 따르면 지난 4월 1주 국제 휘발유 평균가격은 배럴당 134.33달러에서 같은 달 4주 132.21달러보다 1.58%(2.12달러) 인하됐으며, 같은 기간 원-달러 환율은 11.49원 인상됐다.

이에 따라 이 기간 국제휘발유가격은 리터(ℓ)당 5.46원 내린 셈이라고 감시단은 설명했다.

반면, 같은 기간 우리나라 정유사들의 휘발유 공장도가격은 ℓ당 1천32.77원에서 1천47.32원으로 14.55원 상승했다. 또 이 기간 주유소 판매가격은 ℓ당 2천50.59원에서 2천61.56원으로 10.97원이 올랐다.

이를 감안하면 지난 4월 국제 휘발유 가격보다 공장도가격은 ℓ당 20.01원 적게 인하했고, 주유소 판매가격은 ℓ당 16.43원 인하폭이 적었다고 소시모는 지적했다.

여기에 정부는 지난 2009년 5월부터 유류세 탄력세율을 휘발유에 11.37%, 경유에 10.29%를 각각 매기기 시작했다. 유류세 탄력세율은 유가 안정을 위해 정부가 유류가격에 붙이는 세금으로 최저 -30%에서 최고 +30%까지 조정 가능하지만 정부는 3년째 이 비율을 유지하고 있다.

지난 2009년 5월 1주 세전 ℓ당 공장도 휘발유가격은 555.41원, 경유는 575.66원으로 각각 집계됐다. 당시 세후 공장도 가격은 휘발유가 1천430.78원, 경유가 1천205.09원으로 세금이 61.18%(875.37원), 52.23%(629.43원)를 각각 차지했다.

휘발유 공장도 가격에서 세금이 차지하는 비중은 이듬해 5월 1주 휘발유 54.47%, 작년 5월 1주 49.52%, 올 4월 3주에는 46.92%로 각각 하락했다. 이 기간 경유 공장도가격에서 세금이 차지하는 비중도 45.22%, 39.90%, 39.25%로 낮아졌다.

하지만 공장도가격에서 각종 세금(교통에너지환경세, 교육세, 주행세, 부가가치세, 기타 수수료 등)이 차지하는 비중은 감소했으나, 유가 상승으로 정부가 거둬 들이는 세금은 더 늘었다.

이 기간 공장도 휘발유가격에 붙는 세금은 895.87원, 914.18원, 925.73원으로, 경유는 649.14원, 671.64원, 688.74원으로 각각 상승했다.

유류세가 주유소 단계로 넘어가면 개별소비세 등이 붙어 세금이 차지하는 비중은 더 늘어난다. 실제 4월 지불 비용 중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하는 것은 세금으로, 주유소 판매가격의 47.95%를 차지하고 있다고 감시단은 강조했다.

이로 인해 정부는 작년 유류세로 모두 23조9천876억원을 거둬들이면서 전년(23조97억원)보다 4.25%(9천779억원)가 증가했다.

이서혜 소시모 팀장은 "정부에 유류세 인하를 지속적으로 요구하고는 있으나, 정부는 알뜰주유소 조기 확대와 주유소 혼합판매, 석유제품 전자 상거래 등만 추진한다"면서 "서민 생활 안정을 위해 정부에 지속적으로 유류에 인하를 요구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정부는 "유류세 인하는 없다"고 일축했으며 "다만, 유가 안정을 위해 올해 알뜰주유소를 1천곳으로 확대하고, 삼성토탈 제5 휘발유 사업자로 선정하는 등 시장 경쟁력을 촉진하고, 혼합판매 허용, 석유제품 전자상거래 활성화 등만 추진한다"고 설명했다.

정수남기자 perec@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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