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미하기자] 19대 국회 첫 원내사령탑을 담당하게 된 민주통합당 박지원 원내대표와 새누리당 이한구 원내대표는 각자를 '경제통', '정치9단'으로 칭하며 10일 상견례를 가졌다.
이 자리에서 양당의 원내대표는 '이-박연대'를 기반으로 한 원만한 운영을 약속하며 화기애애한 분위기를 연출하는 동시에 이한구-박근혜 지원설을 두고 양측간 약간의 긴장감이 감돌았다.
우선 '이-박연대'를 먼저 꺼내든 건 박 원내대표였다. 박 원내대표는 원내대표 경선에 앞서 논란이 된 '박지원-이해찬 역할분담론'을 의식한 듯 웃으며 '진짜 이-박연대'를 이뤄보자고 말했다.
이에 이 원내대표는 "박 위원장은 홍어가 유명한 목포출신이다. 숙성시키는데 귀신일거 같은데 정치도 잘 숙성시켜달라"며 "제가 영남이고 (박 비대위원장) 호남으로 우리 정치에서 갈등이 가장 심한 지역인데 우리 둘만 잘하면 누적된 갈등을 많이 풀 수 있을 것"이라고 응수했다.
이 원내대표는 또 "박 위원장께 기대가 크다"며 "유권자들이 '국회가 싸움판이 아니고 일터'라는 인상을 갖도록 같이 노력하자"고 말했다.
그러자 박 원내대표는 "그러려면 우리(민주통합당)한테 많이 양보를 해야 된다"며 "한국사회가 약자가 양보하는 세상이었으나 지금은 강자가 약자를 보호해주는게 경제민주화다. 이 대표님이 저 좀 살려줘서 진짜 '이-박연대'를 하자"라며 새누리당이 먼저 나서줄 것을 요구하기도 했다.
하지만 이 원내대표는 여대야소 상황보다 자신과 박 원내대표의 정치력을 비교했다.
이 원내대표는 "당이 크다고 강자가 아니고 '정치9단'하고 '백면서생(白面書生)'과의 비교"라며 자신을 낮췄다.
한창 화기애애하던 양당 원내대표간 만남은 박 원내대표가 이한구-박근혜 지원설을 의식한 듯 '독자적 리더십'을 언급하면서 긴장감이 감돌기도했다.
박 원내대표는 '강을 건너면 뗏목을 묻어버리고 가라'는 이집트의 속담을 인용하며 "원내대표 경선에서 (나타난) 표는 누구도 독선·독주·독식하지말라는 결과다. 내가 만약 특정한 계파의 지원을 받아서 원내대표가 됐다고 하면 저한테 욕을 할 것"이라며 "이 대표는 명실상부한 최대 세력의 백업을 받고 있으니 책임대표가 돼달라"고 뼈있는 소리를 날렸다.
이에 이 원내대표는 "도대체 무슨 얘기죠?"라며 일각의 시선을 모르는 척하기도 했다.
정치적 리더십에 대한 견해차는 있었지만 양당의 원내대표는 이번 원내대표 경선이 박빙의 승부로 끝난 것은 국민의 의중이 반영된 결과라는데 동의했다.
원내대표 경선에서 박 원내대표는 유인태 후보에게 7표차로, 이 원내대표는 남경필 후보를 6표차로 누르고 당선됐다.
이에 대해 이 원내대표는 "'대수의 법칙'이 작용한다"며 "각자는 따로 생각하는데 모아놓고 보면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박 원내대표도 "작은 집(민주통합당)에서 7표가 큰 게 아니고, 큰 집(새누리당)에서 6표가 더 큰거"라고 응수하면서도 "(경선결과를)보면 의원님들이 국민의 뜻을 잘 반영한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두 원내대표의 만남은 전날 선출된 '신입' 이 원내대표가 지난 9일 선출된 박 원내대표를 민주당 원내대표실을 찾아 내방하는 형식으로 치뤄졌다.
정미하기자 lotus@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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