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격랑의 통합진보당, 전국 운영위 '개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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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희↔유시민·심상정 입장 달라, 이정희 사회권 여부 놓고 갈등도

[채송무기자] 어수선한 분위기에서 통합진보당 전국운영위원회의가 시작됐다.

회의 시작부터 2~30여명의 당원들이 '당 파괴자 조준호를 규탄한다' '누더기 진상보고서 폐기하라' '당원이 주인되는 당원총투표 실시하자'는 피켓 시위에 들어갔다. 참관인을 허용치 않기로 한 대표단 합의에 따라 당 사무처 직원들이 이들의 퇴장을 요청하자 고성이 오가기도 했다.

그간의 갈등을 반영하듯 공동대표들의 모두 발언도 입장이 크게 달랐다. 이정희 대표는 진상조사위의 보고서에 대해 여전히 강하게 비판했지만 유시민·심상정 공동대표는 의견이 달랐다.

이 대표는 "진상조사 보고서가 발표된 이후 일주일이 넘는 기간 동안 통합진보당은 격랑 속에 빠졌다"며 "당의 중요한 일들에 대해 마음을 모아 함께 의논하면서 대책을 세우지 못하고 여러 어려운 과정을 그대로 보여드리게 돼 송구하지만 보고서는 부실한 부분이 있다"고 비판했다.

이 대표는 "약간이 아니라 전체 결론이 달라질 정도"라며 "진상조사단이 공식적으로 당원과 국민 앞에 사과하고 부실하고 편파적·의도된 보고서는 폐기돼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 대표는 "이 모든 일들이 이렇게 까지 커진 것은 우리 내부에 의심의 소용돌이와 불신의 씨앗이 있기 때문"이라며 "이미 우리 스스로 만든 여론에 짓눌리지 말고 돌을 맞을 때는 함께 맞고 책임도 함께 지자"고 말했다.

반면, 유시민 공동대표는 "우리 당 내부에 불신이 있다면 그 불신이 어디서 비롯된 것인지 한번 같이 생각해봤으면 한다"며 "우리 내부에 불신이 생긴 이유는 여러 가지가 있지만 당의 독립기구가 이에 맞게 행동하지 않은 것에도 원인이 있다고 성찰하면서 자기 몫의 책임을 느끼는 시간이 오기를 기대하겠다"고 했다.

심상정 공동대표도 "문제 발생보다 당원과 국민들이 주목하는 것은 이를 다루는 통합진보당의 자세와 능력으로 이것이 우리 당의 운명을 결정할 것"이라며 "특히 대표단과 전국 운영위원, 당선자 등 지도부는 이 문제를 어떻게 조직적으로 풀지 책임을 다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심 대표는 "우리 당의 부실에 의해 비롯된 문제지만 국민과 상식의 눈에는 부정"이라며 "성찰의 문제를 관행으로 치부하고 책임을 유보하는 것이야말로 당원의 자부심을 훼손하고 당의 명예를 실추시키는 것"이라고 했다.

심 대표는 또 "이번 중앙위를 통해 해결의 결정적 계기를 만들지 못하면 간절한 눈빛으로 통합진보당을 바라보는 눈길은 우리를 외면할 것이고 우리는 정권 교체의 걸림돌로 지목될 것"이라며 "노동자의 꿈, 시민의 바람을 우리 스스로 배신하는 행위가 지속되면 우리당은 껍데기만 남을 것"이라고 역설했다.

이 자리에서는 이정희 대표가 지난 전국 운영위에서 사회권을 넘긴 것에 대해 전국 운영위 의장직을 사퇴한 것이어서 사회권을 볼 권한이 없다는 주장이 나와 이 대표가 사회를 볼 것인지 여부를 논의하기도 했다.

이 대표는 회의에 앞서 "당시 신상발언을 하고 의장석을 떠나기 전에 향후에는 전국 운영위가 열리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해 인사했다"며 "제가 감성적인 뜻을 표현한 것이 대표단에 말한 의견과 다르게 전달됐다"고 말했지만 운영위원들은 양해하지 않았다.

조승수 의원은 "다음날 이정희 대표실 명의로 전국 운영위 의장직 사퇴라는 보도자료가 나왔다"며 "이에 대해 확인해야 한다"고 주장했고, 상당수 운영위원들은 전자 회의를 이정희 대표가 인정할 것인지와 함께 이 대표를 인정할 것인지에 대해 절차를 거쳐야 한다고 주장했다.

사회권을 받은 유시민 공동대표가 "서로 불신과 오해가 있었다고 해도 처음 당을 만들 때 마음으로 돌아가 '역지사지'하기 위해 다른 토론 없이 이정희 대표에 다시 의장 역할을 맡기는 것이 타당하다"며 "위원들이 다른 생각이 었더라도 회의를 잘 진행하리라 믿어달라"고 해 문제가 봉합됐다.

채송무기자 dedanhi@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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