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꿈의 신소재' 그래핀 트랜지스터 구조 개발

[박웅서기자]삼성전자가 '꿈의 신소재'로 불리는 그래핀(Graphene)을 활용해 반도체 성능을 획기적으로 개선할 수 있는 트랜지스터 구조를 개발했다.

그동안 반도체 소재는 주로 실리콘(Si)이 사용됐다. 그래핀은 두께는 얇으면서도 전자 이동도가 뛰어난 신물질로 이를 이용할 경우 반도체 성능을 획기적으로 개선할 것으로 기대된다.

삼성전자 종합기술원은 이번에 새로운 동작원리를 적용해 그래핀 자체를 변화시키지 않으면서 전류를 차단할 수 있는 소자를 개발했다. 이번 개발은 세계적 권위의 학술지인 사이언스 온라인판에 미국 현지 시간 17일자로 게재됐다. 이번 개발 성과는 기존 실리콘의 한계를 극복하고 미래 트랜지스터 개발 가능성을 한단계 높였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반도체에는 실리콘(Si) 소재의 트랜지스터가 수십억 개씩 들어 있는데 반도체 성능을 높이려면 트랜지스터의 크기를 줄여 전자의 이동 거리를 좁히거나 전자의 이동도가 더 높은 소재를 사용해 전자가 빠르게 움직이게 해야 한다.

이에 높은 전자 이동도를 갖고 있는 그래핀은 실리콘을 대체할 물질로 각광받아 왔다.

하지만 그래핀이 금속성을 지니고 있어 전류를 차단할 수 없다는 점이 문제점으로 지적돼 왔다.

트랜지스터에서는 전류의 흐름과 차단으로 디지털 신호인 '0과 1'을 나타내므로 그래핀을 실리콘 대신 사용하기 위해선 반도체화 하는 과정을 거쳐야만 한다. 그러나 이 과정에서 그래핀의 이동도가 급감하므로 그래핀 트랜지스터에 대한 회의적인 시각이 많았다.

이번 개발은 그래핀과 실리콘을 접합하여 '쇼키 장벽'을 만들고 이 장벽의 높이를 조절하는 방법으로 전류를 켜고 끌 수 있게 했다. 쇼키 장벽은 금속과 반도체가 만나는 접합에서 생기는 에너지 장벽으로 전하가 금속에서 실리콘으로 흐르는 것을 방해하는 역할을 한다.

삼성전자는 장벽를 직접 조절한다는 의미에서 새로운 소자를 '배리스터(Barristor)'로 명명했다.

또, 디지털 신호인 '0' 또는 '1' 을 상호 변환하는 가장 기본적인 회로인 인버터 등을 제작하여 기본 연산을 구현했다.

이번 논문을 통해 삼성전자는 그래핀 소자 연구의 최대 난제를 해결함으로써 추후 연구에 새로운 방향을 제시했다. 아울러 관련 분야를 선도할 수 있는 기반을 구축한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한편 삼성전자 기술원은 현재 그래핀 트랜지스터의 동작방식과 구조와 관련한 핵심 특허 9건을 확보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