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미숙기자] 오는 29일 전당대회를 앞두고 있는 자유선진당이 내홍에 휩싸였다.
자유선진당은 총선 참패 후 비상대책위원회를 출범시키고 당명까지 바꾸는 등 쇄신에 안간힘을 쏟고 있지만, 일각에서 '이인제 사당화(私黨化)' 비판이 제기된 것을 시작으로 전당대회 대의원 명부 조작 의혹이 불거지고 이에 따른 당원 탈당 사태가 발생하는 등 파장이 확산되고 있다.
논란은 당 대표 경선에 출마한 황인자 전 최고위원이 일부 시도당 대의원 명부를 확인한 결과 당원이 아닌 사람이 등재돼 있었음을 확인했다고 주장하면서 촉발됐다.
황 전 최고위원은 "전당대회 대의원 명부가 조작됐다"며 "16개 시도당 중 5개 시도당 대의원 명부를 확인해 본 결과 무려 404명이 당원이 아닌 것으로 밝혀졌다"고 주장했다.
특히 황 전 최고위원은 사태의 배후로 함께 당 대표 경선에 출마한 이인제 비상대책위원장을 지목했다.
황 전 최고위원은 "(대의원 명부의) 비당원은 이 위원장을 당 대표로 당선시키기 위해 급조된 62명의 당협위원장에 의해 만들어진 유령 당원"이라며 "한때 국가 지도자를 꿈꾸던 사람이 이러한 행위를 하는 것은 도저히 용서할 수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결국 25일 이흥주 전 최고위원을 비롯한 중앙위원회와 서울특별시당 소속 당직자 67명이 당의 '이인제 사당화'를 비판하며 탈당을 선언했다.
이들은 "오늘 우리는 자유선진당을 떠나기로 결단했다"며 "떠난다는 착잡함 보다는 최근 이 위원장에게 유린당하고 있는 당의 암담한 현실에 차마 발걸음이 떨어지지 않는다"고 밝혔다.
이들은 "이 위원장은 비대위원장을 맡자 마자 당을 자신의 사당(私黨)으로 만드는 데만 골몰했다. 많은 당직자들의 반대와 우려에도 불구하고 당명 변경과 정강정책 개정을 실질적인 의견 수렴 과정 없이 강행하고 있다"고 했다.
이 위원장에 반대하는 당원과 당직자들은 '선진당 사당화 저지 대책위훤회'까지 꾸렸다.
이들은 성명을 통해 "이 위원장은 당 대표 당선을 위해 불법적이고 탈법적인 꼼수를 너무도 당연한 듯 부리고 있다"며 이 위원장에 당 대표 경선 출마 포기와 국고보조금 및 4.11 총선 비용 내역 공개 등을 요구하고 나섰다.
이 같은 논란은 이 위원장과 지금은 자유선진당을 탈당한 이회창 전 대표 간 권력다툼에서 시작된 것이라는 시각이 많다.
지난 20일 탈당을 전격 선언한 이 전 대표는 이 위원장의 '이회창 지우기'에 반발해 당을 떠난 것이라는 분석이 유력하다. 당이 '이인제당'으로 변화해 대권가도에 제동이 걸린 점이 주요 원인이라는 것이다.
실제 이 전 대표는 '이인제 당권-이회창 대권'을 이 위원장에게 제안했으나 거절당한 것으로 전해졌다.
결국 이 전 대표가 탈당하고 이 위원장이 당을 이끌게 됐으나, 이 전 대표 측 인사들이 비대위 운영 방식, 당명 변경 등 이 위원장이 주도하는 당 운영에 반발하면서 이 같은 상황이 벌어지게 됐다는 지적이다.
논란이 계속될 경우 29일로 예정된 전당대회가 정상적으로 진행되지 못할 가능성도 엿보여 향후 전개에 귀추가 주목된다.
--comment--
첫 번째 댓글을 작성해 보세요.
댓글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