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미숙기자] 대선 경선 룰을 둘러싼 새누리당의 내홍이 갈수록 심화되고 있는 가운데, 황우여(사진) 대표가 비박 대선주자 측과 조찬 회동을 갖고 접점 모색에 나섰지만 양측 간 이견만 확인했다.
황 대표와 서병수 사무총장은 15일 오전 여의도 한 호텔에서 김문수 경기지사 측 신지호 전 의원, 이재오 의원 측 권택기 전 의원, 정몽준 전 대표 측 안효대 의원과 만나 경선 룰 논의기구 구성 방안 등에 대해 의견을 교환했다.
이 자리에서 비박 주자 측은 각 후보 대리인 및 중립적 인사로 구성된 별도의 경선 룰 논의기구를 설치하고 그 기구에 자율권을 부여해 줄 것을 요구했다. 그러나 당 지도부는 이 같은 요구에 대해 부정적 입장을 밝혔다.
신 전 의원은 회동 직후 기자들과 만나 "세 주자 측 공동 요구는 별도의 경선 룰 논의기구를 설치, 구성은 각 후보 대리인 및 중립적 인사로 하고 논의 결과를 최고위원회의가 최대한 존중해주는 세 가지"라고 설명했다.
안 의원은 "지난 2007년에도 국민승리위원회라는 별도의 논의기구가 있었다. 전례가 있는 만큼 지도부가 좀 더 유연한 마인드를 가졌으면 한다"며 "경선을 공정하게 잘 치르려고 한다면 그렇게 하는 게 부작용을 해소하고 경선을 완벽하게 잘 이끌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서 사무총장은 "현실적으로 받아들이기 힘든 것 아니냐"며 "경선 룰에 대해 양측 간 팽팽하게 입장이 대립돼 있고 별도의 기구를 만든다 하더라도 이야기만 하다가 아무 결론 없이 끝난다면 오히려 당내 분란만 일으키는 것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든다"고 사실상 거부 입장을 밝혔다.
서 사무총장은 "어차피 결론을 내고 의결하는 건 최고위원회의가 하는 것"이라며 최고위 산하에 논의기구를 둬야 한다는 입장을 고수했다.
앞서 황 대표도 회동 전 기자들과 만나 "당헌·당규를 개정하려면 상임전국위원회, 전국위원회, 최고위원회의를 거쳐야 하기 때문에 최고위원회의 밖에 경선 룰 논의기구를 설치하는 것은 의미가 없다. 안에 설치해야 한다"고 말했다.
서 사무총장과 비박 주자 측은 앞으로도 회동을 이어가며 입장 조율에 나서겠다는 방침이지만 양측 간 이견이 워낙 커 접점을 찾을 수 있을지 미지수다. 이대로라면 황 대표가 추진 중인 비박 주자들과의 만남도 지연될 수밖에 없어 보인다.
한편 황 대표는 비박 주자 측에 경선관리위 후보등록을 촉구했으나 비박 주자 측에서는 '경선 룰 협상 이후 후보등록'이라는 기존 입장을 고수했다.
황 대표는 "빨리 후보등록을 해줘야 경선 룰 논의기구를 만들 수 있지 않겠느냐"고 말했고, 비박 주자 측에서는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예비후보로 등록한 자체로 후보로서 인정해줘야 되지 않겠느냐"며 "대리인을 무면허운전 취급하면 안 된다"고 반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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