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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SW업계의 '숨은 강자' FX기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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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애니메이션, 게임 그리고 패션까지 IT로 해결

[김국배기자] 에프엑스(FX)기어는 캐릭터에 '숨을 불어넣는' 기업이다. 영화나 애니메이션에 등장하는 주인공들의 옷이나 머리카락이 실제처럼 보일 수 있도록 표현해 주기 때문이다.

사람들에게 잘 알려진 인기 애니메이션 '슈렉'도 에프엑스기어의 솜씨다. '몬스터 VS 에일리언', '중천', '불꽃처럼 나비처럼', '비천무', '마다가스카3' 등에도 에프엑스기어의 기술이 적용됐다.

자칫 별것 아니라고 생각한다면 오산이다. 의상 시뮬레이션 소프트웨어인 '퀄로스'는 옷의 소재, 바람의 방향, 사람의 움직임 등을 일일이 고려해 공학적으로 계산하는 수준 높은 기술이다. 에프엑스기어는 퀄로스의 원천기술에 대한 한국, 일본, 미국의 특허권을 갖고 있다. 국내에서 취득한 특허만 13개다.

이창환 에프엑스기어 대표와 공동창업자인 최광진 기술이사는 2004년 서울대 박사과정 중에 '퀄로스'를 개발해 회사를 차렸다. 그리고 무작정 발로 뛴 결과, 슈렉의 제작사로 유명한 드림웍스로부터 연락이 왔다. 지금은 드림웍스뿐만 아니라 넥슨 등의 게임회사와 영화사들도 고객이 됐다.

◆"이제는 슈렉 말고 사람에게도 옷 입혀볼까"

"이 옷 한 번 입어보고 사면 좋을텐데"

온라인 쇼핑을 하다보면 누구나 한 번쯤 드는 생각이다. 아무리 사이즈가 표기돼 있다지만 옷마다 사이즈는 천차만별인지라 생각보다 꼭 맞는 옷을 사기가 쉽지 않다.

최근 에프엑스기어가 새롭게 역점을 두고 있는 3D 디지털 패션 서비스도 이러한 생각에서 출발했다. 옷을 구매하려는 이 대신 3D 아바타가 옷을 입어볼 수 있게 하는 '에프엑스아바타' 솔루션이다. 현재 기술개발을 완료하고 상용화 단계에 있다.

최광진 기술이사는 "얼마 전 국내에서 막을 내린 '월드 IT 쇼'에서 에프엑스아바타를 선보였다"면서 "현재 에프엑스아바타와 관련해 많은 업체와 협의중에 있다"고 말했다.

에프엑스 아바타는 2000년대 초반 애니메이션 등의 콘텐츠에 의상 시뮬레이션 기술이 적용되는 데서 아이디어를 얻어 만들어졌다.아바타는 고객의 정면사진 한 장만으로도 간단히 생성할 수 있다.

최광진 기술이사는 "3D 디지털 패션 서비스는 전혀 새로운 기술이 아니라 그 동안 우리가 쌓아온 기술들이 모두 녹아 있는 것"이라며 "옷감을 표현해 주는 '퀄로스', 머리카락을 표현해주는 '에프엑스기어 헤어' 등이 그 바탕에 있기 때문에 가능했다"고 설명했다.

디지털 패션 서비스는 디지털로 옷을 디자인하고 3D 아바타에 입혀본 후 공장에 생산을 맡길 수 있어 제작과정을 간소화하고 비용도 절감할 수 있으며, 소비자도 직접 입어보기 힘든 해외매장의 의상이나 온라인 판매 의류를 자신의 아바타로 입어보고 구매 여부를 판단할 수 있어 기대를 모으는 분야다.

최광진 기술이사는 "착용 결과를 제공하는 '3D 가상피팅'을 통해 고객은 구매결정에 도움을 받을 수 있고 인터넷 쇼핑몰의 경우에는 반품이 줄어들어 비용을 절감하게 될 것"이라고 언급했다.

에프엑스기어는 이밖에 게임 스튜디오의 생산성을 향상시키는 게임그래픽 시뮬레이션 소프트웨어인 '이지클로스'와 '이지헤어'를 보유하고 있다. 이미 넥슨, 스마일게이트 등 국내 유명 게임업체들이 이 소프트웨어를 사용중이다.

이와 관련 에프엑스기어 측은 "게임캐릭터의 의상을 표현하기 위해서는 일일이 수작업을 해야 했었다"면서 "특히 캐릭터의 의상이 하나 교체되면 최소 700컷의 그림을 수작업으로 그려야 하지만 이지클로스를 통해 이 문제를 간단히 해결할 수 있다"고 말했다.

에프엑스기어는 지난 20일 한국콘텐츠진흥원이 주최하는 '2012 글로벌 문화기술 포럼'에서 유체 시뮬레이션 소프트웨어인 '플럭스'를 발표하기도 했다. 플럭스는 물이나 불, 연기와 같은 유체를 CG로 표현하는 기술이다.

한편 2004년 설립된 에프엑스기어는 서울 강남구 신사동에 위치하고 있으며 15명의 개발자를 포함해 총 20명의 직원이 일하고 있다.

김국배기자 vermeer@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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