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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형마트 의무휴업 '힘겨루기' 양상…어쩌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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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적 합의 못 내리고 대형 유통사 vs 중소 상공인 극한 대립

[정은미기자] 지난 24일은 대형마트의 의무휴업일이었다. 하지만 서울 송파구와 강동구의 대형마트와 기업형슈퍼마켓(SSM)들은 이날 정상 영업했다.

앞서 지방자치단체가 대형마트와 SSM의 영업시간을 제한한 처분에 대해 법원이 절차의 위법성을 문제삼아 처분을 취소하라고 판결했기 때문이다.

그 동안 대형마트의 의무휴업 부당성을 주장하던 대형유통 업체들이 이번 판결로 고무된 분위기다. 또 전국의 지자체를 대상으로 행정소송을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하지만 소상공인단체연합회는 "600만 소상공인들의 생각이나 상생, 공생 등은 전혀 고려되지 않은 판결"이라며 항소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어 이들간 힘 겨루기가 본격화 될 것이란 전망이다.

◆법원, 절차상 문제로 대형마트 영업시간 제한 취소 판결

서울행정법원 행정1부(오석준 부장판사)는 지난 22일 영업시간 제한이 부당하다며 서울 강동구와 송파구를 상대로 롯데쇼핑, 에브리데이리테일, 이마트, 홈플러스, GS리테일 등 유통업체가 낸 처분취소 청구소송에서 원고 승소 판결을 내렸다.

이에 따라 당초 휴무일이었던 지난 24일 강동구와 송파구에 있는 대형마트 6곳과 SSM(기업형 수퍼마켓) 42곳 등 총 48곳이 영업을 재개했다.

법원의 이번 판결은 대형마트의 영업에 제한을 두는 등 지자체에 광범위한 권한을 부여한 '유통산업발전법' 자체를 부정하는 것은 아니다.

강동·송파구 의회가 통과시킨 조례가 지자체장의 권한을 제한하고 있어 상위 법령인 유통산업발전법과 충돌한다는 것이다. 유통산업발전법은 지자체장이 공익성을 판단하고 영업시간 제한 여부와 수준을 결정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그러나, 조례는 매월 둘째, 넷째 일요일과 평일 오전 0시~오전 8시 영업을 금지하고, 위반에 따른 과태료까지 명시해 지자체장의 권한을 박탈했다고 판단했다.

법원은 또 이들 지자체가 대형마트에 영업시간 제한과 관련된 사전 통지를 하지 않았고, 의견 청취 절차도 거치지 않아 절차상 하자가 있었다는 점도 지적했다.

◆중소상인 "600만 소상공인 생각은 고려되지 않아"

이번 판결에 중소 상인들은 강한 불만을 터트리고 있다.

600만 소상공인들의 생각이 고려되지 않았을 뿐더러 이번 판결을 계기로 대형유통 업체들이 전국의 지자체를 대상으로 행정소송을 확대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이에 소상공인단체연합회는 소상공인포럼과 함께 25일 오후 2시 서울 여의도 중소기업중앙회에서 '대형마트·SSM 영업제한 위법 판결에 대한 소상공인업계 대응 기자회견'을 개최한다.

이날 유통상인연합회 측은 "이번 판결의 취지가 비록 절차상의 문제점을 지적한 것일지라도, 강동 송파지역에서 이번 일요일 대형마트와 재벌슈퍼가 다시 의무휴업을 피해서 영업을 할 수 있게 됐고, 전국적으로 혼란이 불가피해져 법원 판결에 대해 깊은 유감을 표시한다"고 밝혔다.

이어 "정부에서 전통시장과 골목상권 활성화를 위해 지자체를 통해 법을 정했는데 서울행정법원의 이러한 판결은 상생을 전혀 고려하지 않은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들 단체는 이번 판결이 절차상 문제를 지적한 것일 뿐 유통산업발전법 개정안의 취지는 충분히 인정하고 있다는 점을 적극 알릴 계획이다.

또 유통상인연합회 측은 "경제민주화와 공정한 경제, 상생과 협력을 거부하고 있는 유통 대기업들은 자숙해야 할 것"이라며 "공익적 취지를 존중한다면 이번 판결에도 불구하고 기존의 의무휴업 조치를 자율적으로라도 지속해야 한다"고 비판했다.

한편 이 같은 대립 양상에 정치권도 가세했다.

지난해 국회 지식경제위원장을 맡았던 민주통합당 김영환 의원은 24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대형마트 영업규제를 조례에 맡길 게 아니라 법으로 강제하는 방안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김 의원은 "법원의 판결은 지자체 시행 과정에서 발생한 절차 상의 문제로 각 지자체에 보내는 정부의 조례 표준안이 정교했다면 이번 문제는 발생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대형마트와 기업형 슈퍼마켓(SSM) 등이 이번 판결을 악용해 입법 취지와 정신을 훼손하거나 유통법을 무력화하려는 시도를 한다면 단호하게 대처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정은미기자 indiun@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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