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부연기자] 최근 국내 게임 시장 점유율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고 있는 두 게임이 있다. 하나는 세계 최대 게임업체 블리자드의 '디아블로3', 나머지 하나는 미국의 중소 신생 개발사의 처녀작 '리그오브레전드(이하 LOL)'다.
'LOL'은 지난해 12월 국내 상용화를 시작한 후 세달여만에 PC방 사용시간 점유율 1위에 오른, 전세계적으로도 유명한 적진점령(AOS) 장르의 게임이다. '디아블로3'는 블리자드의 역작 '디아블로시리즈'의 3편으로 2편이 나온 후 10년만에 출시되면서 전작의 신화를 이어나가고 있다.
이 두 외국 게임은 국내에서 초대박 행진을 이어가고 있는 외국산 게임이라는 점에서는 공통적이지만, 이 게임을 만든 회사의 국내 사업형태는 크게 차이가 있다.
라이엇게임즈는 게임업체로서는 특이하게도 지난 26일 문화재청과 손잡고 한국 문화지킴이로 나서 게임 수익의 일부 등을 포함해 총 5억원을 기부하기로 했다. 올해 초 국내에 지사를 설립한 라이엇게임즈코리아는 기업의 사회적 책임(CSR) 부문에 상당히 공을 들이고 있다. 라이엇게임즈 관계자는 "이번 문화지킴이 협약을 시작으로 앞으로 지속적인 CSR를 해나갈 방침"이라면서 "지역 법인의 독립성을 많이 부여하는 라이엇게임즈 본사에서도 이러한 국내의 사업방식에 적극 동의한다"고 말했다.
어떤 방식으로 경영하는지는 기업의 자유다. 하지만 한 국가에서 사업을 하기 위해서는 그 나라의 정서를 고려하는 마케팅이 필요하다. 블리자드는 국내에서 '디아블로3'를 가장 먼저 선보이며 마케팅 효과를 톡톡히 누렸고, 아시아 서버 최고 동시 접속자 수 약 64만명 가운데 한국 이용자가 43만명 이상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국내 시장의 로열티는 상당히 높다. 이런 시장에서 단순히 매출액 대비 효율을 뽑아내기 위해 까다로운 환불조건과 느린 대응으로 일관하는 것은 미래를 내다보지 않은 경영 방침이 아닐까.
상황이 이렇다보니 라이엇게임즈의 조용하지만 특이한 행보에 눈길이 간다. 브랜든 벡 라이엇게임즈 대표가 지난달 국내 방한 당시 한국 e스포츠 문화에 대한 관심을 표명하면서 "한국 게이머들에도 많은 관심을 가지고 있고, e스포츠와 온라인게임에 대한 한국인의 열정을 높이 산다"고 말하기도 했다. 최고 인기를 달리지만 서비스 철학이 다른 두 회사가 묘하게 대비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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