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미숙기자] 새누리당이 인천공항 지분 매각, 한일 군사정보포괄보호협정(이하 한일정보보호협정) 등 현 정부가 임기 말 추진을 강행하려는 사안에 대해 제동을 걸고 나섰다.
이들 사안에 대한 국민적 반대 여론이 높은 만큼, 신중한 검토와 논의를 거쳐 추진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황우여 대표는 2일 최고위원회의에서 "한일정보보호협정은 영토분쟁을 도모하는 국가와의 군사정보협정이라는 점에서 국민들의 지대한 관심이 쏠리지 않을 수 없다"며 "국민 정서를 고려하고 민의의 전당인 국회와의 논의 절차를 거치면서 신중히 했어야 할 사안"이라고 지적했다.
인천공항 지분 매각에 대해서도 "18대 국회에서 '매각 보류'로 논의가 마쳐졌던 것이고 당시 한나라당 측에서 최소한 51%는 국유로 보유해야 한다는 내용의 공공성 확보 방안을 담은 인천공항공사법 등 여러 법안을 제출한 바 있다"며 "정부가 법 집행만을 이유로 강행하지 않도록 주의해줘야 한다"고 당부했다.
정우택 최고위원은 "한일 간 첫 군사협정이라는 중요한 사안을 처리하면서도 국민 여론을 감안하지 않고 비밀주의로 일관한 것은 외교안보라인의 무능과 미숙이 빚은 사건"이라며 "향후 정부가 왜 이 협정을 체결하는가에 대한 분명한 대답을 하지 못한다면 영토 도발을 일삼는 일본과 군사협정을 체결하는 데 대한 국민의 동의를 얻기 힘들 것"이라고 말했다.
정 최고위원은 또 "인천공항 같은 알짜 공기업의 지분을 팔겠다고 하면 그 뒷배경을 두고 이런저런 의혹이 제기될 가능성이 높다"며 "물론 인천공항이 세계 최고의 위치를 지키려면 지분 매각을 포함한 경영혁신이 필요할 수도 있지만, 임기 말 여론의 반대를 무릎쓰고 밀어붙일 사안은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이한구 원내대표는 "황 대표가 언급한 것 말고도 국민과 소통이 잘 안 되고 국회와 협의가 부족하다는 사안이 있다"며 "정부도 나름의 이유가 있겠지만 무슨 일을 하던 정책환경이 옛날과 같지 않다는 점을 인식하고 더 많은 노력을 기울여 충분한 이해가 되도록 힘써달라"고 주문했다.
이어 "지금 무엇보다 급한 것은 지난 4년 동안 정부가 추진하고 있던 사업이 최대한 완결되도록 하는 것"이라며 "새로운 것을 자꾸 벌이기보다 과거의 것을 완결시켜서 국민들이 민생이 향상된다는 체감을 할 수 있도록 좀 더 노력해 달라"고 덧붙였다.
이 같은 새누리당의 입장에는 이들 사안을 둘러싼 논란이 대선가도에 악재로 작용할 수 있다는 우려가 깔린 것으로 보인다.
특히 여기에는 여권의 유력한 대선주자인 박근혜 전 비상대책위원장의 의중이 반영된 것이라는 관측도 나와 주목된다.
당초 새누리당은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 추진 사실이 알려졌을 당시 협정 필요성을 강조하는 대변인 논평을 내는 등 별다른 대응을 하지 않다가 지난달 29일 오후 들어서야 원내지도부가 '보류'를 요구하는 등 제동을 걸고 나섰다.
이와 관련해 박 전 위원장이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 체결이 보류되기 직전 협정에 대해 우려를 표명한 것으로 뒤늦게 알려지면서 새누리당의 기류 변화가 박 전 위원장의 의중과 무관치 않다는 분석에 힘이 실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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