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웅서기자] 삼성전자가 4일 900리터급 초대형 냉장고 '지펠 T9000'를 내놨다. 삼성 지펠 T9000은 기존 LG전자의 870리터 모델보다 약 30리터 가량 용량이 더 큰 제품으로 세계 최대다.
특히 지난 2010년 800리터급 냉장고가 처음 등장했던 것을 감안하면 약 2년 동안 냉장고 용량이 100리터 더 늘어난 셈이다.
냉장고는 아파트 등 집안 내부에 놓을 공간이 정해져 있기 때문에 제품의 외부 부피는 커지지 않고 내부 용량만 늘려야 한다. 기술력 개선이 제품 용량 늘리기의 관건이 셈이다.
생활가전 시장에서 냉장고 대형화 이슈는 생각보다 오래됐다. 특히 삼성전자와 LG전자 등 국내업체들은 세계 시장에서 대형 냉장고 트렌드를 주도적으로 이끌어 왔다.
소비자들도 대용량을 선호하는 분위기다. 시장조사업체 GfK에 따르면 국내 양문형 냉장고 시장에서 800리터 이상 제품이 차지하는 비율은 2010년 10% 수준에서 지난 2011년 40%대로 4배 가량 증가했다.
삼성전자와 LG전자간 냉장고 대형화 경쟁 속도가 눈에 띄게 빨라진 시기는 지난 2010년. LG전자가 그해 3월 801리터급 냉장고를 출시하면서부터다. 이후 삼성전자와 LG전자는 5~6개월을 주기로 내부 용량이 더 커진 대형 냉장고를 꾸준히 내놓기 시작했다.
먼저 LG전자가 선보였던 801리터 디오스 냉장고는 냉동 301리터, 냉장 500리터로 당시에는 국내 최대 용량이었다.
이에 삼성전자는 9월 '삼성 지펠 그랑데 스타일 840'을 출시하며 반격에 나섰다. 이 제품은 841리터 용량으로 용량은 늘었지만 외관은 오히려 기존 735리터 냉장고 대비 3.4cm 줄어들었다.
양문형 냉장고 크기 경쟁은 2011년에도 계속됐다. LG전자가 3월 850리터 양문형 냉장고를 선보이자 삼성전자가 9월 860리터 초대용량 제품을 내놨다.
이어 LG전자가 10월말 870리터 제품을 출시하며 세계 최대 용량을 갱신했다. 800리터급 제품이 처음 등장했던 2010년 3월 이후 약 1년7개월만에 용량이 70리터 가량 늘어난 셈이다.
LG전자는 올 2월에도 870리터 '디오스' 양문형 냉장고를 출시하며 그동안 세계 최대 타이틀을 유지해 왔다.
삼성전자가 이날 선보인 초대형 냉장고 '지펠 T9000'은 900리터 용량을 자랑한다. 이 제품은 특히 양문형 냉장고가 아닌 '프렌치도어(FDR) 형식'의 냉장고로 냉장실은 손이 닿기 쉬운 위쪽에, 무거운 음식을 많이 넣는 냉동실은 아래쪽에 위치시켰다.
삼성전자 생활가전사업부 브랜드마케팅팀 허근영 과장은 "소비자들이 하루 동안 냉장고를 사용할 때 냉장실을 81%로 냉동실보다 더 자주 사용한다는 점을 감안했다"고 설명했다.
박웅서기자 cloudpark@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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