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미하기자] 대선출마를 선언한 문재인 민주통합당 상임고문은 5일 "지금도 '줄푸세'(세금은 줄이고, 규제는 풀고, 법질서는 세운다)를 고수하며 경제민주화를 말하는 것은 언어도단이며 진정성 없는 헛 공약"이라며 새누리당의 경제민주화 정책을 비판했다.
문 고문은 이날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경제민주화포럼 창립식 축사에서 "재벌에게 무소불위의 시장권력을 넘겨주는 '줄푸세' 전략은 경제민주화의 적"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줄푸세'는 지난 2007년 대선에서 당시 한나라당 박근혜 후보가 대선후보 경선에서 내걸었던 공약이다.
박 전 비대위원장이 이번 대선 주요 정책과제로 경제민주화를 제시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문 고문의 이날 발언은 박 전 비대위원장은 물론 경제민주화 선점권을 놓고 민주통합당과 다툼 중인 새누리당을 겨냥한 발언으로 풀이된다.
문 고문은 "출마선언문에서 정치교체· 정권교체· 시대교체를 공약했는데 새로운 시대, 새로운 세상의 근간이 경제민주화"라며 "지난 87년 6월 항쟁으로 정치 민주화를 이뤘다면 이제는 경제민주화를 할 때"라고 강조했다.
문 고문은 "경제민주화의 출발은 시장에게 넘어간 권력 또는 재벌에게 넘어간 권력 되찾기"라며 "재벌 개혁이 그 시작이다. 재벌 개혁없는 새누리당의 경제민주화는 허구"라고 비판했다.
다만 문 고문은 "재벌 개혁이 재벌 해체를 말하는 것은 아니다"라며 "재벌이 가진 세계 시장에서의 경쟁력은 살리고 발전시키되 재벌 개혁을 제대로 할 방향을 찾는 것이 경제민주화 포럼의 과제"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문 고문은 "경제민주화는 소수에게 편중된 경제성장의 혜택을 골고루 나누는 것"이라며 최저임금 인상을 첫 과제로 꼽았다.
그는 "최저임금 인상은 브라질 경제를 성공적으로 이끈 룰라 전 대통령의 정책이기도 하고 미국 경제를 살린 클린턴 전 대통령의 경제정책이기도 하다"며 "최저임금 인상으로 서민의 소비가 늘어나면 내수 경기가 살아나며 경제가 성장한다"고 설명했다.
문 고문은 "어제 이명박 정부의 최저임금 인상률이 역대 정부 중 최저로 최저임금 인상률은 참여정부의 절반도 안되며 물가상승을 감안한 실질임금 인상률은 참여 정부의 5분의 1"이라며 "경제 민주화를 말하는 것은 '소가 웃을 일'"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문 고문은 "2017년까지 최저임금을 전체 노동자 평균임금의 50%로 강제 인상하는 개정법안을 대표 발의하고 제출했다"며 "경제민주화 포럼에서 그 법안 통과에 각별히 관심을 가져달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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