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미숙기자] 유력 대권주자인 박근혜 전 비상대책위원장이 대선 출마를 공식화하면서 새누리당 대선 후보 경선 구도가 윤곽을 드러냈다.
10일 현재 경선 참여를 확정지은 인사는 박 전 위원장을 비롯해 김태호 의원, 임태희 전 대통령실장, 안상수 전 인천시장 등 4명이다.
이 중 안 전 시장은 이날 당 경선관리위에 예비후보자로 등록했고, 임 전 실장은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예비후보자 등록을 마친 상태다. 김 의원은 오는 11일 서울 남산 안중근기념관에서 출마 선언을 한다.
비박 진영에서는 정몽준 전 대표와 이재오 의원이 경선 불출마를 선언한 가운데, 김문수 경기지사가 출마에 무게를 두고 막판 고심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김 지사까지 참여할 경우 새누리당 대선 후보 경선은 5대 1의 경쟁률을 기록할 전망이다.
새누리당 경선관리위원회는 현행 당헌·당규대로 경선을 치르기로 하고 4·11 총선 총 유권자 4천18만1천623명의 0.5% 이상에 해당하는 20만1천320명의 선거인단을 확정했다.
경선 선거운동은 오는 21일부터 다음달 19일까지 30일간이며, 대선 후보는 다음달 19일 전국 시·군·구 투표소에서 실시되는 선거인단 투표에 이어 20일 경기도 고양시 일산 킨텍스(KINTEX)에서 열리는 전당대회를 통해 최종 확정된다.
그러나 박 전 위원장이 당내 지지율이나 여론 지지율 면에서 압도적 우위를 보이고 있는 만큼, 이번 경선이 결과적으로 '박근혜 추대식'이 될 가능성이 크다는 게 정치권 안팎의 분석이다.
최근 진행된 각종 여론조사에서 박 전 위원장을 제외한 나머지 네 명의 후보들은 1~3%의 지지율을 기록했다. 이들의 지지율을 모두 더하더라도 5% 안팎에 불과해 박 전 위원장과 직접 비교가 어렵다는 게 중론이다. 당내에서 경선 흥행에 대한 우려가 제기되는 것도 이 같은 맥락이다.
이에 당 지도부와 경선관리위원회에서는 '맥 빠진 경선'이라는 비판을 피하기 위해 지역별 여론조사 및 TV토론 실시 등 여러 가지 방안을 모색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박 전 위원장이 경선에서 1위 자리를 내줄 가능성이 극히 낮은 만큼, 일찌감치 '2위 다툼'에 눈을 돌리는 이들도 많다. 전례를 살펴봤을 때 대선 경선 2위 주자들은 차기까지 정치적 영향력을 살려나갈 수 있었기 때문이다.
지난 2002년 한나라당 경선에서 2위를 차지한 최병렬 후보가 이듬해 6월 당 대표에 올랐던 점과 2007년 대선 경선에서 이명박 후보에 이어 2위를 차지한 박 전 위원장이 지금의 '대세론'을 누리고 있다는 점이 사례로 꼽힌다.
만약 김문수 경기지사가 출마를 결심한다면 김태호 의원과 2위 자리를 놓고 치열한 승부를 벌일 가능성이 높아 두 사람 중 누가 '포스트 박근혜'가 될지 귀추가 주목된다.
윤미숙기자 come2ms@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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