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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이파이 '다같이' 쓰는 길 열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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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동구축에 부정적이었던 KT, 최근 태도 전환…망 고도화 등은 숙제

[강은성기자] 강남역, 홍대, 광화문 등 서울 시내 번화가에 나가 와이파이를 켜보면 신호가 십수개씩 잡힌다. 그만큼 와이파이가 많이 구축돼 있는 것이다.

사설 와이파이 외에도 KT와 SK텔레콤, LG유플러스가 각각 구축해 놓은 '와이파이존'들이 서로 얽히고 섥혀 있다.

11일 업계와 방송통신위원회에 따르면 이처럼 중복설치 돼 오히려 서로 품질을 떨어뜨리고 있는 와이파이를 통신3사가 공동 구축하는 방안이 논의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공동구축에 가장 부정적이었던 KT가 최근 입장에 변화를 보이고 있는 것이 고무적이다. KT 고위관계자는 "와이파이 중복투자 문제가 심각하다. 한 장소에 너무 많은 와이파이가 구축되다보니 품질 유지도 어렵다"면서 "차라리 통신3사가 공동구축하고 고객들에게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 낫지 않을까 생각하고 있다"고 밝혔다.

관공서 등의 공공장소가 아닌 커피숍 등 일반 상업시설에서도 통신3사가 와이파이를 공동으로 구축하고 운영하겠다는 의미인데 아직 조심스럽게 논의를 하고 있는 단계다.

◆'경쟁' 때문에 묻어뒀던 공동구축 논의

방통위는 이미 전국 관공서 민원실과 버스터미널, 기차역, 공항 및 국공립 병원, 주요 관광지 등 1천곳에 통신3사와 함께 공공 와이파이를 구축하고 무료 와이파이 서비스를 제공한다고 11일 발표한 상황이다.

그러나 이는 공공 지역에 국한된 것으로 커피숍이나 백화점, 전국 주요 번화가 등 민간 상업시설에는 여전히 통신3사가 개별 구축한 와이파이가 중복 설치돼 있다.

지난 2010년 상반기 스마트폰이 급격히 확산되기 시작했을 때 통신3사의 와이파이 구축 경쟁도 불을 뿜었다. 당시 KT가 5만여곳의 와이파이존을 확보하면서 1만여곳에 불과한 SK텔레콤보다 압도적인 우위를 보였고 이를 앞세워 KT는 스마트폰 초기 시장을 빠르게 점유해나갔다.

SK텔레콤이 아무리 투자금을 쏟아부어 와이파이존을 구축하려 해도 기본적으로 '유선통신망'이 절대적으로 부족한 SK텔레콤 입장에서는 유선통신망을 근간으로 설치해야 하는 와이파이 확보 경쟁에서 불리한 상황에 처할 수 밖에 없었다.

때문에 당시 SK텔레콤은 KT에 '와이파이를 공동 구축하고 개방형으로 운영하자'고 제의했다. 실제로 SK텔레콤은 'T와이파이존'을 구축하면서 SK텔레콤 가입자가 아니어도 인증만 거치면 누구나 사용할 수 있도록 개방형 서비스로 제공했다.

그러나 KT는 이 제안을 단호하게 거부했다. KT 입장에서는 턱없이 부족한 SK텔레콤의 와이파이 망과 KT의 압도적 우위인 와이파이 망을 결합시켜 경쟁력을 희석시킬 필요가 없었기 때문이다.

결국 SK텔레콤은 막강한 주파수 우위를 기반으로 '무제한요금제'를 출시하면서 KT의 와이파이 공세에 맞불을 놨다. 그리고 KT와의 공동구축을 염두에 두고 제공했던 개방형 와이파이 서비스는 2011년 초 자사 고객에게만 제공하는 폐쇄형 서비스로 전환해 버렸다.

◆'최대 보유자' KT, 공동구축에 높은 관심

그러나 완강했던 KT의 태도에 최근 변화가 감지되고 있다.

KT 고위관계자는 "통신사가 경쟁적으로 와이파이존을 구축하면서 대도시 번화가에는 와이파이가 중복 구축돼 혼신과 간섭현상을 발생시키는가 하면 중소도시에는 와이파이 숫자가 모라자 이용자가 차별을 받고 있다"면서 "구축-관리의 효율성을 도모하는 한편 와이파이 편중현상을 없애기 위해서라도 통신3사가 와이파이를 공동구축하는 것은 어떨까 논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KT 입장에서는 더 이상 와이파이만으로 경쟁우위를 주장하기가 쉽지 않고 오히려 3사가 공동구축해 구축 및 유지관리 비용을 절감하는 것이 유리하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특히 SK텔레콤과 같이 유선통신 설비가 부족한 통신사의 경우 와이파이를 공동구축하면 KT에 지불해야 하는 대가 부분이 커지는 만큼 '밑지는 장사'는 아닐꺼라는 판단이 작용한 듯하다.

여기에 LG유플러스는 '전국 100만 곳의 와이파이 존을 확보하고 있다'고 강조하지만 이는 인터넷전화 가입자의 '댁내(가정 내)' 와이파이존을 합산한 갯수로, KT나 SK텔레콤 형태의 상업 와이파이인 'U+존'은 경쟁사를 압도할 수준이 아니다.

따라서 와이파이를 공동 구축하게 되면 3사 모두 와이파이 구축에 따른 소모적인 비용을 절약할 수 있다는 측면에서 긍정적으로 검토할 수 있는 문제다.

이에 대해 방통위 관계자는 "방통위는 이미 공공지역 와이파이 공동구축을 추진해 1천곳을 오픈한 상황이며, 민간 부문의 와이파이 공동 구축에 대해서도 효율성 등을 감안해 꾸준히 권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하지만 민간 부문의 와이파이 구축은 각 통신사의 경쟁력과 사업 전략에 따른 부분이기 때문에 규제 당국이 직접적으로 관여할 수는 없는 노릇"이라면서 "그럼에도 KT가 태도를 바꿔 공동 구축에 관심을 갖는다면 SK텔레콤으로서는 환영할 만한 일이고 공동 구축 논의 역시 급진전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대가 산정 및 기술경쟁 지연 등은 과제

다만 와이파이를 공동구축하려면 넘어야 할 산이 적지 않다.

먼저 아직 구체적인 형태를 갖추지 못한 '데이터망 이용대가'를 먼저 산정해야 한다. 와이파이를 공동구축할 경우 각 사별로 구축 갯수가 서로 다르다보니 이에 대한 대가를 어떻게 주고 받을 것인지 협상을 진행해야 하는 것이다.

통신사간 대가 산정은 쉽지 않은 문제라 와이파이 공동 구축으로 얻을 수 있는 비용 효율을 포기할 정도로 고통스러운 과정이 진행될 수도 있다.

여기에 '공동 운영'에 따른 폐혜로 와이파이 업그레이드 및 기술 향상이 더뎌질 수 있다.

방통위 관계자는 "스마트폰 이용자가 급증하면서 한 지역에 한개의 와이파이만 설치한다고 그 데이터 용량을 다 수용할 수 없는 지경에 이르렀다. 이용자가 늘어날 수록 와이파이 설치도 늘어나야 하기 때문에 그 부분에 대한 조절이 필요하다"면서 "아울러 공동 구축했을 경우 지금처럼 5GHz 프리미엄 와이파이나 와이파이 핸드오버와 같은 신기술 적용이 경쟁적으로 일어나지는 않을 것이 우려되기도 한다"고 언급했다.

강은성기자 esther@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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