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기덕 "내 관객, 불법 다운로드까지 치면 50만은 될 것"

[권혜림기자] 신작 '피에타'로 4년 만에 공식석상에 선 김기덕 감독이 해외 시장에서 높은 인기를 실감했다고 고백했다.

19일 서울 주교좌성당에서 열린 영화 '피에타' 제작보고회에 참석한 김기덕 감독은 '국내에서보다 해외에서 더 인기가 많은지'를 묻는 '고해성사 토크'에서 O가 적힌 푯말을 들었다. 그는 "국내보다 프랑스나 미국에서 (흥행) 스코어가 몇 배 높다"며 "해외에선 예술 영화가 아닌 대중 영화로 개봉된다"고 말하며 웃었다.

이어 김기덕 감독은 "프랑스 시내에선 하루에 몇 명씩 사인을 받아간다"며 "기차를 탔을 땐 나에게 김기덕을 아냐고 물어 그냥 웃은 적도 있다. 나에겐 고마운 일"이라고 말했다. 또한 그는 영화 '빈집'으로 베니스영화제 감독상을 수상했던 기억을 떠올리며 "당시 젊은 학생들이 주는 작은 사자상도 받았었다. 이탈리아 고등학생들이 주는 상이었는데, 이들도 이해하는 것을 한국은 왜 이해하지 못할까 섭섭하기도 했다"고 고백해 시선을 끌었다.

김기덕 감독은 "제 영화를 극장에서 많이 보지 않아도 불법 다운로드나 비디오로 많이 본다고 생각한다"며 "그런 관객까지 치면 잠정적으로 50만 이상은 되지 않을까 한다"고 재치있는 발언을 하기도 했다.

이어 "많은 분들이 깊이 애정을 갖고 있는 것을 알고 있다. 개인적으로 제 영화가 조금 더 다르게 이해됐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처음엔 힘들고 낯설고 아플 수 있지만 (제 영화에) 접근해보면 어떨까 추천하고 싶다"고도 말했다.

'피에타'는 악마 같은 남자 '강도'(이정진 분) 앞에 어느 날 엄마라는 '여자'(조민수 분)가 찾아와 두 남녀가 겪는 혼란, 그리고 점차 드러나는 잔인한 비밀을 그린 작품이다. 거장 김기덕 감독의 연출력과 강렬한 영상미, 주연배우 조민수와 이정진의 파격적인 연기 변신이 기대를 모으고 있다.

'자비를 베푸소서'라는 의미의 제목을 가진 영화 '피에타'는 오는 8월 개봉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