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은성기자] 스마트폰이나 태블릿PC로 이동하면서도 콘텐츠를 감상할 수 있는 '모바일TV' 시장이 뜨거워지고 있다.
특히 통신망을 기반으로 콘텐츠를 수급해 서비스를 제공하는 통신사들과, 이 콘텐츠를 무기삼아 직접 플랫폼 비즈니스를 펼치려는 콘텐츠 사업자들의 '기싸움'이 치열하다.
지난 24일 SBS와 MBC가 5대5로 투자하고 KBS와 EBS까지 참여한 '콘텐츠연합플랫폼'이 지상파4사 방송콘텐츠를 모바일에서도 볼 수 있도록 한 '푹(POOQ)' 서비스를 공식 상용화 했다.
푹 서비스는 PC는 물론 태블릿PC와 스마트폰에서도 인기 방송프로그램을 감상할 수 있는 n스크린 서비스다. 콘텐츠연합플랫폼은 그동안 시범서비스 성격으로 푹을 무료 제공했으나 9월부터 전면유료화 하면서 본격적인 TV플랫폼 사업을 시작한다.
푹에 앞서 이미 콘텐츠 강자 CJ그룹이 케이블사업자 CJ헬로비전을 통해 '티빙'이라는 n스크린 서비스를 제공하면서 콘텐츠 플랫폼 시대를 연 바 있다.
콘텐츠 사업자들과는 다른 방향에서 통신사들도 각자 모바일TV 서비스를 전면에 내세우고 있다.
SK텔레콤은 계열사인 브로드밴드, 브로드밴드미디어와 함께 새로운 모바일TV 서비스를 이번주 중 공식 출시할 계획이다. KT와 LG유플러스는 이미 올레TV나우, 유플러스HDTV라는 서비스를 가입자들에게 상용서비스로 제공하고 있다.
◆지금은 '부가서비스' 수준…콘텐츠 선점 본격화
방송사나 통신사가 제공하는 n스크린서비스는 이용자 입장에서 큰 차이가 없다.
SK텔레콤은 지난 2010년 4대 플랫폼 전략을 내세우면서 그중의 하나로 TV플랫폼을 내걸었고 KT나 LG유플러스도 자사 IPTV 서비스와 연계한 모바일TV 서비스를 통해 동영상 시대의 주도권을 쥐겠다는 의도를 분명히 했다.
하지만 초기 통신업체들이 그렸던 '플랫폼'의 의미는 현재 찾아보기 어렵다. 있으면 좋고, 없어도 큰 상관없는 '통신 부가서비스' 정도에 그치고 있는 것이 현실.
LG유플러스 엔터테인먼트사업팀 엄주식 과장은 "플랫폼으로 사업을 확대하고자 하는 필요성은 내부에서도 충분히 공감하고 있다"면서도 "하지만 콘텐츠 저작권자가 따로 있는 상황에서 이를 단순 유통하는 통신사가 다양한 플랫폼 사업을 구상하는 것이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고 설명했다.
현재 KT의 올레TV나우와 LG유플러스의 U+ HDTV는 가입자에게 월 이용료 5천원으로 해당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도록 해 주고 있다. SK텔레콤이 곧 발표할 새로운 모바일TV 서비스도 대동소이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이 서비스를 이용하기 위해 추가 요금을 기꺼이 지불하는 고객은 많지 않다. 일정 요금제 이상에서 한시적으로 무료 이용할 수 있도록 해주는 프로모션을 이용하거나 다른 동영상 앱 서비스를 이용하는 가입자가 대다수이기 때문이다.
때문에 지상파 방송4사가 연합해 제공하는 푹 서비스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콘텐츠연합플랫폼의 이상술 이사는 푹을 소개하는 자리에서 "치열한 경쟁을 벌이는 방송4사가 콘텐츠 사업에서 협력을 시작했기 때문에 가장 강력한 동영상 플랫폼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특히 동영상을 보려고 하는 이용자들이 가장 원하는 것은 지상파 인기 프로그램인 경우가 대부분이다. 인기 드라마나 예능, 음악 프로그램을 대부분 제작하는 지상파 입장에서는 가장 강력한 '콘텐츠 칼'을 손에 쥔 셈이다.
그러나 이들이 확보하고자 하는 고객층 역시 스마트폰 '가입자'로 통신사 고객이다. 결국 가입자 대상으로 강력한 마케팅을 하는 통신사와 경쟁을 해야하는 구도인 것이다.
따라서 모바일TV 경쟁은 콘텐츠 '유통'의 주도권을 먼저 쥐기 위한 물밑경쟁으로 확전되고 있다.
SK텔레콤 고위관계자는 "빠르고 쾌적한 LTE 네트워크를 이용하는 고객일수록 멀티미디어에 대한 수요가 높다"면서 "결국 LTE 시대 경쟁은 '콘텐츠'를 가진 자가 주도권을 쥐게 될 것이고, 이를 위해 통신사들도 콘텐츠 확보를 위해 많은 노력을 쏟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콘텐츠연합플랫폼 이상술 이사는 "방송사들이 TV라는 올드미디어에서 탈피해 모바일이라는 새로운 미디어시장에 직접 진입해 콘텐츠를 저렴한 가격으로 서비스한다는 것은 큰 의미가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모바일이라는 뉴미디어는 '이동통신망'이라는 특수성이 있기는 하나 결국 콘텐츠를 가진 자가 승기를 잡게 될 것"이라며 자신감을 보였다.
강은성기자 esther@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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