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송무기자] 새누리당 공천 헌금 의혹의 여파가 심상치 않다. 문제의 핵심 당사자인 현기환 전 의원은 이번 사건과 관련 혐의를 전면 부인하고 있지만, 그동안 현 전 의원이 당에서 사건 당일인 3월 15일 돈의 전달자로 알려진 조기문 전 새누리당 부산시당 홍보위원장과 전화한 적이 없다고 한 것이 거짓으로 밝혀져 신뢰를 잃고 있다.
이번 사건으로 새누리당이 지난해 말부터 집중해왔던 쇄신 노력이 물거품으로 돌아갔다는 당 내외 위기감이 팽배하다. 공천 헌금이라는 가장 구시대적인 문제가 여당의 유력 주자인 박근혜 전 비대위원장이 전권을 쥐고 있었던 4.11 총선에서 일어나면서 여당이 중시했던 변화의 이미지는 상실됐다는 평가다.
친박 핵심인 현기환 전 의원이 3억원을 받은 것이 사실로 드러날 경우 문제는 더욱 심각해진다. 새누리당은 걷잡을 수 없는 혼란에 빠지게 될 것이 불 보듯 뻔하다. 비례대표 공천 전체에 대한 의혹이 제기될 가능성도 높고, 유력 대선 후보인 박근혜 전 비대위원장도 커다란 상처를 안을 수 있다.
검찰은 현 전 의원에 수사를 집중하고 있다. 일단 현영희 의원에게서 조기문 전 새누리당 부산시당 홍보위원장에 돈이 건네진 정황은 비교적 충분하다. 조 전 위원장 집에서는 제보자인 정동근 씨가 말한 돈을 옮기는데 사용한 루이비통 가방도 발견됐다.
부산지검은 빠르면 10일 현 전 의원을 소환해 3억원을 받았는지 여부를 집중 추궁할 계획이다. 또, 검찰은 조기문 전 홍보위원장에 대해 현영희 의원과 입을 맞추고 있다고 보고 사전 구속영장을 청구할 것으로 알려졌다.
현영희 의원이 지난 4월 총선에서 친박계의 스폰서 역할을 했다는 의혹도 커지고 있다. 현 의원이 친박계인 이정현 최고위원과 현경대 전 의원에게 차명 후원을 한 것과는 별개의 문제로 부산 지역 친박 의원과 총선 출마자에게 금품을 지원하는 등 불법 후원을 했다는 의혹이다.
현 의원은 총선 선거운동 기간에 부산 사상구에 출마한 손수조 후보 캠프의 자원봉사자들에 135만원의 실비를 제공한 혐의를 받고 있고, 부산 지역 출마자 캠프를 돌며 떡을 돌리는 등 지원을 한 의혹도 받고 있다.
현영희 의원에 의한 공천헌금 사건이 친박계와 관련된 스캔들로 커질 가능성도 있어 향후 검찰 수사에 따라 박근혜 전 비대위원장에 치명적 상처가 될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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