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계현기자] 국내 연구진이 리튬2차전지의 출력과 용량을 동시에 획기적으로 높일 수 있는 방법을 개발했다.
울산과학기술대학교(UNIST) 친환경에너지공학부 조재필 교수가 주도하고 이상한 박사과정생 등이 참여한 연구팀은 리튬전지에 유기용매를 첨가하는 방식으로 기존 기술에 비해 충전시간을 최소 30분의 1에서 최대 120분의 1까지 단축할 수 있는 전극소재 원천기술을 개발했다.
리튬2차전지는 현재 2차전지 시장에서 대부분을 차지하는 전지로, 한 번 쓰고 버리는 1차전지와는 달리 외부전원을 이용해 충전해서 반영구적으로 사용할 수 있다.
기존 2차전지용 전극소재는 대부분 분말 형태로 이뤄진다. 분말 입자의 크기를 줄일 경우 충전·방전 속도는 빨라지지만 전극의 밀도가 떨어져 전지의 용량이 줄어들게 된다.
조재필 교수 연구팀은 20나노미터 크기의 미세입자(1차)를 저온에서 단시간에 제조해 용액에 분산시킨 뒤 이를 다시 응집시켜 흑연전구체가 포함된 5마이크로미터의 2차입자를 만들었다. 분말 내부에 흑연전구체를 통해 네트워크가 형성될 경우 분말 내부의 모든 미세입자들이 동시다발적으로 반응에 참여해 충전속도와 방전속도가 획기적으로 빨라진다.
연구팀은 "약 600도(℃)에서 단시간 열처리를 하면 2차입자 내에 있던 흑연전도체가 흑연화되면서 입자 내부까지 전자가 쉽게 이동할 수 있는 경로를 제공한다"며 "또 1차입자의 높은 표면 에너지로 인해 고밀도 입자가 형성된다"고 설명했다.
연구팀은 같은 방법으로 양극소재 합성법을 개발해 기존 나노소재 대비 전극의 밀도를 1.4배 높이고 수득률(물질을 이론적으로 얻는 양과 실제로 얻는 양의 비율) 또한 기존 나노소재 대비 1.2배 향상시켰다. 이렇게 개발된 전극소재는 화학적으로 손쉽게 합성할 수 있고 단 6초 내에 전지용량을 50% 사용하는 것도 가능하다.
조재필 교수는 "이번 연구는 현재 리튬이온 2차전지의 충전·방전 속도의 한계를 뛰어넘을 획기적인 사례"라며 "같은 방법을 다양한 물질에 적용해 2차전지 전극물질 제조에 도입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리튬2차전지의 세계시장 규모는 2010년도 기준 100억달러를 돌파했으며, 올해는 전기자동차용 중대형전지시장의 확대로 200억달러를 돌파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특히 이중 전극소재 시장은 80억달러에 달할 것으로 예측된다.
교과부 관계자는 "이번 원천기술개발은 지적재산권을 선점할 수 있다는 차원에서 중요한 이슈"라고 전했다. 연구팀은 관련 기술의 국내외 특허 출원을 완료했다고 밝혔다.
이번 연구는 교육과학기술부 신기술융합형 성장동력사업의 지원을 받았으며 화학분야 학술지인 앙게반테 케미 국제판 8월 8일자에 실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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