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미숙기자] 횡령·배임 등의 혐의로 기소된 한화그룹 김승연 회장의 선고공판이 열리는 16일, 경제민주화에 드라이브를 걸고 있는 새누리당 내에서 재벌 총수 사면권 남용에 대한 비판적 목소리가 거듭 불거져 눈길을 끌고 있다.
새누리당 이혜훈 최고위원은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오늘 1천918억원 횡령, 2천394억원 배임, 382개 차명계좌 등 횡령·배임 혐의로 기소된 모 재벌 총수를 계기로 경제법치를 다시 생각하게 되는 날"이라고 포문을 열었다.
이 최고위원은 "과거 재벌 총수들은 수천억원을 횡령하고 탈세해도 경영상 이유로 집행유예로 풀려나고 한 두달 뒤 사면받았다"며 "횡령·탈세는 남의 돈을 도둑질한 것이다. 일반 국민이 수천억원을 도둑질했다면 집행유예는 상상도 못할 일"이라고 지적했다.
이 최고위원은 "미국과 같은 선진국에서는 경제에 미치는 영향력이 큰 사람이 저지른 범죄일수록 중형으로 다스린다. 수많은 사람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일벌백계해야 재발을 막을 수 있다는 논리"라고 말했다.
이 최고위원은 버나드 메이도프 전 나스닥증권거래소 위원장이 폰지 사기로 징역 150년 형을 선고받은 예를 들며 "당시 미국 법원은 71세의 고령을 감안해 형기를 줄여달라는 변호인측 요청을 단호히 거절하면서 일벌백계만이 재발을 막을 수 있다고 답했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이 최고위원은 "재벌 총수는 수천억원씩 남의 돈을 도둑질해도 경영에 지장을 주면 안 된다는 핑계로 면죄부를 주는 잘못된 관행을 끊지 않으면 불법부당행위를 근절하기는 낙타가 바늘구멍 들어가기 보다 어려울 것"이라며 "경제법치는 경제민주화의 출발점이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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