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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겐 너무 비싼 LTE"…알뜰폰의 딜레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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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TE 요금제, 기존 이통사와 동일…비싼 단말기도 걸림돌

[강은성기자] LTE 서비스를 '알뜰폰(이동통신재판매, MVNO)' 업체들도 제공하기로 했지만 요금이 '알뜰'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30일 CJ헬로비전의 헬로모바일이 오는 9월3일 LTE용 알뜰폰을 출시하겠다고 공식발표했지만 요금은 기존 이동통신사의 LTE요금제와 동일한 것으로 알려졌다.

CJ헬로비전 고위 관계자는 "늦어도 다음주까지는 알뜰폰용 LTE요금제를 방통위에 신고할 계획"이라면서 "하지만 요금 수준은 기존 이동통신사와 동일할 것"이라고 밝혔다.

LTE 알뜰폰 서비스를 준비하고 있는 다른 업체들도 고민이 깊다. SK텔레콤과 KT가 LTE망도 알뜰폰용으로 내놓겠다고 발표했지만 알뜰폰 업체 입장에서는 LTE 상품을 덜컥 출시하기도, 마냥 미루기만도 어려운 '딜레마'에 빠져있다.

◆LTE, 팔수록 손해?…CJ, 이미 적자

알뜰폰은 2G 음성서비스의 경우 기존 이동통신사보다 최대 50%, 반값에 이용할 수 있고 3G 스마트폰도 기본 20%는 저렴하다.

하지만 LTE는 알뜰폰 업체라 하더라도 저렴하게 제공하지 못할 전망이다. 알뜰폰의 LTE요금제는 현재 이동통신업체가 제공하는 LTE 정액요금제와 거의 유사한 수준으로 책정되기 때문이다. 추가 혜택이라면 각 알뜰폰 업체가 확보하고 있는 콘텐츠 및 멤버십 등의 부가 서비스가 확대되는 정도.

'저렴한 요금'을 최대 강점으로 내세운 알뜰폰 업체가 LTE는 기존 이동통신사와 동일한 요금으로 출시하는 데는 적지 않은 고민이 숨겨져 있다.

한 알뜰폰 업체 고위관계자는 "LTE 서비스를 제공해야 한다는 당위성은 알고 있지만, 그렇다고 우리가 LTE 상품을 출시해 사업 성과를 거둘 수 있을 것인가에 대한 의문도 있다"며 고민을 내비쳤다. LTE를 외면하자니 '트렌드'를 거스르는 셈이고 LTE를 하자니 재무 부담이 크기 때문이다.

업계에 따르면 오는 9월3일 LTE 상품을 출시하는 CJ헬로비전의 경우 올 초 시작한 알뜰폰 사업으로 적지 않은 적자를 기록한 것으로 알려졌다. 적자의 가장 큰 원인은 바로 비싼 단말기 비용이다.

그나마 CJ헬로비전은 CJ오쇼핑, 올리브영 등 자체 온오프 유통망을 갖추고 있는데다 식음료, 멤버십, 콘텐츠 부문에서 결합할 수 있는 다양한 서비스가 있어 자체적으로 스마트폰 단말기를 수급해 판매를 했기 때문에 이정도다.

다른 알뜰폰 업체들은 제조업체로부터 스마트폰 단말기를 공급받을 수 있는 규모나 협상 능력조차 없어 주로 중고폰 중심으로 가입자를 받고 있는 실정. 상대적으로 CJ헬로비전보다 적자폭은 적지만 사업 성장 가능성도 그만큼 한계가 분명한 셈이다.

◆비싼 LTE 단말기, 보조금 주기도 어려워

이같은 상황에서 3G 스마트폰보다 더 비싼 LTE 스마트폰을 출시한다는 것은 알뜰폰 업체들에게 심각한 부담이 될 수 밖에 없다.

또 다른 알뜰폰 업체 고위 관계자는 "현재 알뜰폰 3사 고객을 보면 90% 이상이 주부나 노인, 청소년 등 요금에 민감한 고객들로 구성돼 있다. 이들에게는 LTE 서비스 자체가 요원할 뿐더러, 설령 LTE에 대한 니즈가 있다 하더라도 그것은 기존 이동통신사보다 저렴하게 LTE를 이용하고 싶다는 욕구일 것"이라고 설명했다.

즉 소비자들은 알뜰폰 업체가 LTE 서비스를 제공하면 3G 스마트폰처럼 요금이 20% 이상 저렴할 것이라 기대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알뜰폰 업체 입장에서는 3G 스마트폰보다 더 비싼 LTE 단말기를 수급하기도 어렵고, 이동통신사가 제공하는 수십만원의 보조금 또한 지급할 수도 없다.

현재 삼성전자의 갤럭시S3 LTE폰의 경우 99만원대 출고가가 통신사 보조금으로 30만원대 이하에 팔리고 있는 실정. 알뜰폰 업체들은 이동통신사들과 이같은 보조금 경쟁을 할 수 있는 자금력이 없다.

보조금을 주지 못하는 알뜰폰 업체가 최신 단말기를 출시한다면 소비자들은 100만원을 호가하는 LTE 단말기 가격을 그대로 부담해야 하는 단점이 있는 것이다.

그렇다고 LTE 사업을 단념하자니 '알뜰폰은 중고폰이나 이용하는 싸구려'라는 인식만 강해질 우려가 있다.

알뜰폰 업체 고위 관계자는 "LTE 상품을 출시한다 하더라도 사실 그 상품을 많이 판매하는 것이 목적이라고 볼 수는 없다. 사실상 '구색'용 서비스라 보면 된다"면서 "그렇게라도 하지 않으면 고객들이 너무 저가용으로만 낙인찍을 우려가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또 다른 고위 관계자도 "현재 대부분의 스마트폰 단말기는 LTE용으로만 출시되고 있어서 3G 스마트폰 단말기 수급이 상대적으로 더 어려워지고 있다"면서 "향후 장기적인 사업방향을 고려할때 비록 현재 주력이 아니더라도 LTE 상품을 일단 출시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오는 9월3일 LTE 스마트폰을 처음 출시하는 CJ헬로비전도 이같은 고민 끝에 LTE 요금제는 '알뜰'보다 '프리미엄'을 선택했다.

CJ헬로비전 고위관계자는 "소비자들이 구매에 가장 큰 저항을 느끼는 것이 단말기 초기구입 비용인만큼 LTE 폰에 대해 일정부분 보조금을 지급할 계획"이라면서 "때문에 요금을 기존 통신사와 비슷한 수준으로 할 수 밖에 없었다"고 설명했다.

◆현실적인 LTE 도매대가 책정돼야

아직 LTE를 도매로 제공하는 곳은 KT 뿐이다. KT에 한발 앞서 SK텔레콤이 LTE를 도매 제공하겠다고 발표했지만 전산시스템 마련 등 여러가지 이유로 이 회사는 올해 내 LTE 도매제공을 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LTE에 대한 공식적인 도매대가 역시 확정되질 않았다.

방통위 통신경쟁정책과 관계자는 "통신망 의무제공사업자인 SK텔레콤의 경우 아직 LTE 도매대가에 대한 내용을 논의하지 못하고 있다"면서 "LTE 도매대가가 어느 수준이 될 지는 전산설비가 어느정도 갖춰지는 연말이나 돼야 논의해 볼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알뜰폰 업계는 SK텔레콤과 KT에 LG유플러스까지 참여해 재판매 업체를 확보하려는 경쟁이 일어야 비로소 LTE 도매대가 협상이 활발하게 일어날 것이라고 입을 모은다.

아울러 알뜰폰 업계는 자급제 등을 통해 중저가대의 LTE 스마트폰이 보다 다양하게 출시돼야 한다는 점도 강력하게 촉구했다.

알뜰폰 업체 임원은 "지금 출시되는 LTE 단말기는 모두 '프리미엄' 일색"이라면서 "소비자 선택권을 다양화 하기 위해 출고가를 현실화 하고 제품 라인업도 폭넓게 구성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강은성기자 esther@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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