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계현기자] 지식경제부가 반도체 생산시설을 구축하면서 수요 예측을 잘못하는 바람에 136억원의 손실을 입은 것으로 나타났다.
4일 감사원에 따르면, 지식경제부는 무선인식전자태그·센서네트워크(RFID/USN) 센터를 운영하면서 MEMS(Micro Electro Mechanical Systems) 반도체 생산 전체 공정에 필요한 장비를 갖추는데 지난 2007년 1월부터 2009년 12월까지 686억여원의 예산을 투입했다.
그러나 2009년 반도체 생산시설에서 발생한 매출액은 3억여원에 불과해 연간 운영비용 96억원에도 미치지 못하는 등 적자폭이 커져 정부 재정 지원 없이는 생산시설을 운영할 수 없게 됐다.
지경부는 MEMS 반도체 생산시설을 민영화하기로 결정했으나 ▲미래 MEMS 시장이 불확실하고 ▲시설의 좁은 입지 및 시장경쟁력에 대한 의문이 있으며 ▲생산시설이 보유한 장비의 효용성이 낮고 ▲운영비용이 지나치게 높다는 이유로 투자제안서를 제출한 업체가 적어 2차례나 유찰돼 민영화 추진도 곤란을 겪었다.
지경부는 결국 지난 2011년 6월3일 민간 컨소시엄과 합작투자계약을 체결해 MEMS 반도체 생산시설을 민영화했으나 예산낭비라는 지적을 받았다.
감사원 측은 "지경부가 감정평가액 기준 574억원의 센터 건물과 장비를 현물출자한 대가로 438억원 상당의 지분(49%)을 인정받았다"며 "320억원을 현금출자한 민간 컨소시엄에는 456억원 상당의 지분(51%)을 인정하는 불리한 계약을 체결했다"고 지적했다.
감사원 관계자는 "정부가 불리한 조건을 감수하고서라도 위 시설을 민영화할 수밖에 없어 예산을 낭비한 것"이라며 "향후 시장 수요를 제대로 고려하지 않교 과다하게 시설투자를 해 예산을 낭비하는 일이 없기를 바란다"고 전했다.
한편 지경부가 지난 2010년 작성한 보고서에 따르면 MEMS 반도체의 국내 시장 규모는 82억원에 불과하다. MEMS 반도체의 세계 시장 규모는 2005년 7조6천억원에서 2009년 7조7천억원을 기록하는 등 정체기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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