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 "박근혜, 과거사 탓하는 정치인의 끝" 맹공

[정미하기자] 민주통합당은 새누리당 박근혜 후보가 10일 오전 5.16과 유신에 대해 "역사의 판단에 맡겨야 한다"는 기존 입장을 반복한 데 대해 "모든 것을 과거사로 돌리고, 남 탓하는 정치인의 끝을 보여줬다"고 비판했다.

민주통합당 정성호 대변인은 이날 국회에서 브리핑을 갖고 "박 후보는 박정희 정권의 5·16쿠데타와 유신, 인혁당 사법살인에 대해서 '역사의 판단에 맡겨야 된다'고 말했다"며 "본인을 둘러싼 모든 사안에 대해 '과거의 일일뿐'이고 '내 책임은 없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정 대변인은 "자기 자신이 마치 역사의 심판자, 사건의 종결자가 되어 나와는 무관하다고 하는 박근혜 후보의 모습에서 원칙과 신뢰는 어디에서도 찾아볼 수 없었다"며 "5·16 쿠데타와 유신체제의 문제는 단순한 과거사가 아니라 그 피해자들이 생존해 있고 그 폐해가 엄존하여 현재까지 영향을 미치고 있는 현대사의 문제"라고 강조했다.

정 대변인은 또 "5·16은 명백한 군사쿠데타이고 유신은 초헌법적 헌법파괴 행위로 국가를 사유화하고 인권을 탄압한 전제 정치였을 뿐"이라며 "현대사마저 부정하는 박근혜 후보가 어떻게 미래를 이야기할 수 있는지 묻고 싶다"고 질타했다.

정 대변인은 "대통령이 되겠다고 하는 박 후보가, 역사적 사실과 그에 대한 올바른 평가를 회피 또는 부인하는 것은 그의 헌법의식의 부재를 반증한다"며 "과연 그가 국가 지도자로서 바른 역사관과 가치관을 가지고 있는지 의심하게 한다"고 말했다.

아울러 정 대변인은 안철수 서울대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의 대선 불출마를 종용 의혹 문제에 대해서 '친구사이의 문제'라고 말한 데 대해서도 "박 후보와 정준길 전 공보위원은 친구 사이의 문제이고 시중에 떠도는 이야기일 뿐 협박이나 사찰이 없었다고 주장한다"며 "하지만 보도에 따르면, 정준길 전 공보위원이 10년 전에 산업은행의 안철수연구소 투자 관련 수사를 함께 담당했던 후배검사에게 전화를 걸어 안철수 원장의 정보를 수집했다고 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정 대변인은 "박 후보측이 잠재적 대선후보를 협박하고 그 정보가 국가기관의 사찰을 통해 얻은 것이라면 심각한 국기 문란행위"라며 "이것은 이명박 정부의 광범한 민간인 불법사찰보다 더 큰 문제"라고 지적했다.

한편 박 후보는 이날 오전 MBC 라디오 '손석희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지난 번에 홍사덕 전 경선캠프공동선대위원장이 '박 후보에게 5.16을 비판하라는 것은 천륜을 어기는 것이다' '자신이 후보라면 절대 무릎을 꿇지 않는다'고 매우 강한 표현을 얘기했다"며 홍 전 공동선대위원장의 입장에 동의하느냐는 질문에 "그건 그분의 생각이다"이라고 선을 그었다.

이어 박 후보는 "유신에 대해서도 이제 많은 평가가 있는 걸로 알고 있는데 당시 아버지가 '내 무덤에 침을 뱉어라' 그렇게까지 하시면서 나라를 위해서 노심초사했다. 그 말 속에 모든 것이 다 함축돼 있다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5.16과 유신에 대한 세간의 평가에 대해선 "역사의 판단에 맡겨야 된다. 그건 역사의 몫이고 또 국민의 몫이라고 생각한다"고 기존 입장을 반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