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송무기자]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이 민주통합당 대선 후보 선출이 끝나는 대로 대선 출마에 대한 입장을 밝히겠다고 해 민주통합당이 동요하고 있다.
안 원장은 11일 이메일을 통해 "지난 7월 '안철수의 생각' 출간 이후 폭 넓게 국민의 의견을 들었다"며 "이제 국민과 약속한 대로 국민께 보고하는 시간을 갖고자 한다"고 했다.
안 원장은 "민주당의 대선 후보 선출이 끝나는 대로 며칠 내 대선 출마에 대해 국민께 입장을 밝히는 시간을 갖겠다"고 덧붙였다.
안 원장의 이같은 입장 표명에 대해 민주통합당 박용진 대변인은 "안철수 원장은 자신의 시간표에 따라 자기 입장과 행보를 가지면 될 것이고 민주당은 민주당의 약속과 계획대로 민주당 중심의 정권 교체와 대선 승리를 위해 온 힘을 다할 뿐"이라고만 평가했다.
그러나 민주통합당의 속은 부글부글 끓고 있다. 안 원장의 대선 출마 여부라는 대형 이슈가 민주통합당 대선 경선 직후 나오면 한창 컨벤션 효과 (전시 효과)를 누려야 하는 민주통합당 후보의 상승세를 꺾을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더구나 최근 민주통합당 대선 경선에서 문재인 후보가 10연승을 거두면서 지지율이 상승해 문 후보와 안 원장의 지지율 격차가 줄어들고 있는 상황이다. 역선택 논란도 있지만, 여론조사 전문업체 리얼미터가 지난 7, 10일 유권자 1천500명을 대상으로 한 야권 단일 후보 양자대결 여론조사에서 문 후보가 39.5%를 기록해 37.1%를 얻은 안 원장을 앞섰다.
게다가 최근 민주통합당은 대선 경선이 시작된 후 주요 경선마다 안 원장이 발목을 잡아왔다고 평가하고 있다.
안 원장 측 금태섭 변호사가 긴급 기자회견을 열어 새누리당 박근혜 후보 측 정준길 공보위원이 대선 불출마를 종용했다고 폭로한 지난 6일도 민주당 경선의 가장 중요한 일정인 광주·전남 경선이 열리는 날이었다.
민주통합당 관계자는 기자와의 통화에서 "겉으로는 민주당 후보 선출에 영향을 주지 않기 위해서라고 이야기하지만 굳이 출마 여부를 밝힌 것도 아니고 (후보들이)경기 지역 토론회를 하는 이 시점에 이를 밝혔다"며 "일정 정도 우리의 행사 과정에 계속 찬물을 끼얹고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또 "우리에게 국민적 시선을 오는 것을 자꾸 옆에서 자기 쪽으로 끌어가는 것인데 좀 얄밉다"며 "자기 존재감을 끝까지 유지하는 방법론일 수 있지만 이것은 우리에 대한 예의가 아니지 않나"고 불만을 표했다.
안 원장은 민주통합당에게 야권연대를 완성하기 위한 파트너이기도 하지만, 민주통합당 대선 주자들의 경쟁력 상승을 막고 있는 경쟁자이기도 하다. 안 원장이 민주통합당 대선 후보 선출 직후 출마 여부를 밝히기로 하면서 파트너이면서 경쟁관계인 민주통합당과 안 원장의 경쟁 관계가 본격화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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