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웅서기자] 카메라 시장에서 연이어 신제품 소식이 들려오고 있다. 특히 보급형 DSLR, 콤팩트 카메라 등 종류를 가리지 않고 풀프레임 센서를 탑재하는 등 카메라 시장 흐름을 바꾸려는 시도가 벌어지고 있어 주목된다.
최근 니콘과 소니 등 디지털 카메라 제조사들은 고사양 풀프레임 센서를 탑재한 디지털 카메라 신제품을 발표했다. 니콘은 DSLR 카메라 'D600'을 선보였고 소니는 DSLT 형식의 'A99', 콤팩트 카메라 'RX1'을 함께 공개했다. 이 외 캐논도 조만간 니콘과 같은 보급형 풀프레임 DSLR을 선보일 것이라는 소문이 파다하다.
풀프레임은 이미지 센서의 크기가 필름과 같은 35.8x23.9mm인 제품을 말한다. 센서 크기가 커 화질, 심도 등 성능이 뛰어나지만 가격이 비싸고 카메라의 부피가 커져 그동안은 최고급 플래그십 DSLR 모델에만 적용됐다.
이번 신제품들에 관심이 가는 이유는 크게 두 가지다. 첫째는 풀프레임 센서를 내장하고도 부피를 최소화했다는 점이다. 또, 전문가용 고가 카메라가 아니라 보급형 DSLR, 콤팩트 카메라 등 대중적인 제품에 풀프레임 센서를 탑재했다는 사실도 의미가 있다.
특히 소니 'RX1'은 풀프레임 센서를 채용한 세계 최초의 콤팩트 카메라다. 대형 센서를 내장하고도 카메라의 전체 크기가 일반 '똑딱이'와 크게 다르지 않다. 최초의 보급형 풀프레임 DSLR인 니콘의 'D600' 역시 기존 플래그십 모델에 비해 크기와 무게를 많이 덜어냈다.
보급형 풀프레임 카메라가 늘어나는 까닭은 무엇일까. 여기에도 '스마트폰'이 영향을 미쳤다는 게 기자의 생각이다.
일단 카메라 제조사들은 고사양의 제품을 필요로 하는 소비자 니즈가 있다고 말한다. 고급 카메라를 원하는 일반 소비자들을 위해 '위에서 아래로' 보급되는 현상으로 보는 것이다.
그러나 현실은 그 반대다. 요즘 소비자들은 누구나 '사진 촬영이 가능한 기기' 하나씩은 꼭 가지고 다닌다. 바로 스마트폰이다. 이 때문에 카메라를 따로 구입해야 할 필요성은 점점 사라져가고 있는 실정이다.
실제로 시장조사업체 IDC의 데이터를 분석해보면, 세계 디지털 카메라 시장에서 콤팩트 카메라의 비중은 올해 89%에서 2014년 84%로 떨어질 전망이다. 특히 국내 시장에서는 콤팩트 카메라 판매량이 해마다 20만대씩 감소하고 있다.
스마트폰이 값 싼 보급형 카메라를 '아래에서 위로' 쫓아내고 있는 것이다. 갈수록 성능이 좋아지는 스마트폰 카메라를 피하기 위해 고사양 풀프레임 센서를 탑재, 분명한 차별점을 가져가려는 시도인 셈이다. 세계 최초의 '풀프레임 똑딱이' 소니 RX1의 등장 배경이 여기에 있다.
보급형 풀프레임 DSLR 카메라가 출시된 것도 비슷한 이유다. 그동안 보급형 DSLR에는 보통 35mm 풀프레임보다 한 단계 작은 APS-C(23.5x15.6mm) 센서가 주로 탑재됐다. 이때 같은 APS-C 센서를 사용하면서 휴대성까지 겸비한 '미러리스 카메라'가 등장해 시장에 큰 반향을 일으켰다. 제조사들도 삼성전자를 시작으로 소니, 펜탁스, 후지필름 등 점점 늘어났다.
간접적이지만 미러리스 카메라도 스마트폰의 영향을 받았다. 스마트폰을 피해 성능을 높여가는 콤팩트 카메라로 인해 미러리스 카메라 센서 크기가 APS-C까지 커졌기 때문이다. 결국 보급형 풀프레임 DSLR도 스마트폰 때문이라고 볼 여지가 있는 셈이다.
일맥의 흐름을 통해 얻을 수 있는 시사점이 있다. 풀프레임 카메라는 스마트폰 사용자들을 공략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들의 마음을 잡지 못한채 일부 카메라 애호가들에게만 관심을 받는다면 카메라 시장의 흐름은 결고 풀프레임으로 넘어올 수 없다.
박웅서기자 cloudpark@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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