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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쟁? or 차별?…보조금이 惡인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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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조금, 요금으로 돌리면 1만원 인하 가능

[강은성기자] "갤럭시S3 17만원에 사려면 어떻게 해야 되요? 제발 좀 알려주세요. 폰 바로 바꾸려고요."

휴대폰 관련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위와 같은 게시글이 심심치 않게 눈에 띈다. 어떤 방법으로 어떤 조건을 잘 살펴서 가입해야 한다는 답변과 조언도 줄줄이 달려있다.

이동통신3사의 보조금 경쟁이 과열되면서 99만원이 넘는 최신 스마트폰이 10만원대로 추락하다가 다시 치솟는 등 가격이 널을 뛰고 있다. 당국은 강력한 단속을 통해 시장 안정화를 꾀하고 보조금 경쟁을 식히겠다는 의지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통신3사가) 경쟁을 통해 부담스러운 단말기 가격을 앞다퉈 낮추고 있는데 왜 규제 당국이 나서서 소비자에 이로운 행위를 막느냐"는 지적을 하기도 한다.

보조금, 과연 소비자에게 유리한 것일까? 해가 된다면 보조금은 왜 나쁜 것일까?

◆연간 보조금 8조, 요금 1만2천원 인하 가능

엄밀하게 따지자면 100만원이 다되는 스마트폰을 불과 십수만원에 구입한 몇몇 소비자들은 이득을 본 것이 맞다.

스마트폰 정액요금제는 매달 1만~2만원씩 요금할인이라는 형태로 단말기 가격을 깎아주고 있는데, 이 할인을 약정기간 동안 모두 받으면 40만~50만원정도의 적지 않은 규모가 된다.

그럼에도 100만원대에 육박하는 스마트폰 단말기 가격은 잔여 할부금이 50만원 남짓 된다. 이 비용은 약정기간 동안 할부로 내게 되는데, 최근 뿌려진 보조금 덕분에 일부 소비자들은 이런 할부금 없이 단말기를 구입하는 '횡재'를 하기도 했다.

하지만 이같은 보조금 혜택은 일부 소비자에게만 혜택이 집중되고 나머지 5천400만명에 달하는 전체 이동통신가입자는 차별을 받는다는 점이 문제라고 규제 당국은 강조한다.

방통위 고위 관계자는 "지난 해 기본료 1천원을 통신3사가 일제히 내렸는데 이로 인해 줄어든 통신사 수익은 6천480억원 가량 된다"면서 "기본료 1천원 인하가 소비자에게 별다른 감흥이 없었을지 모르나 이는 모든 이동통신 이용자가 동일하게 받을 수 있는 혜택이었다"고 설명했다.

통신3사는 특히 실적발표 때마다 이같은 요금인하 효과로 인해 매출이 소폭 감소했다는 말을 빼놓지 않고 했다. 그런 통신3사가 지난 2분기, 석달동안에만 집행한 마케팅 비용은 2조360억원.

연간 사용하는 마케팅 비용은 7조~8조원에 육박하는 데 이를 단순 계산 한다면 모든 이동통신 가입자에게 한달에 1만2천원 이상의 요금을 깎아줄 수 있다는 얘기가 된다.

더구나 보조금은 최신 스마트폰을 구입해 새롭게 가입하는 사람들에게 주어지는 것이지 이미 가입한 기존 고객에게는 전혀 해당사항이 없는 얘기다.

방통위 고위 관계자는 "이미 가입해 있는 기존 고객을 차별하고, 똑같은 신규 가입자라 하더라도 구입 시기와 방법에 따라 구매 형평성이 차등이 된다면 이것이 바로 이용자 차별"이라면서 "이같은 차별을 감행할 정도로 보조금을 쏟아부을 여력이 있다면 전체 이용자들을 위한 요금인하를 보다 적극적으로 고민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기 가입자 차별해 '철새'로 만들어

통신사들도 할 말은 있다고 한다.

국내 이동통신 시장이 이미 보급률 100%를 넘어선 '포화'상태여서 통신사끼리 뺏고 빼앗기는 '제로섬' 게임을 해야만 하기 때문에 보조금은 '필요악'일 수 밖에 없다는 것이다.

특히 기술의 발달로 3사간 기술이나 통화품질 격차가 크지 않은 '평준화'가 이뤄지다보니 더더욱 보조금이라는 수단으로 가입자를 유치할 수 밖에 없다고 통신사들은 주장한다.

한 이동통신사 고위 관계자는 "LTE 구축 사례에서 보듯, 3사가 치열한 경쟁을 통해 세계에서 가장 빠르게 LTE 전국망을 구축했고 각종 기술 개발로 최고 수준의 품질을 제공하고 있음에도 결국 소비자는 (보조금) 5만원 더 주는 통신사로 옮겨간다"면서 "시장 자체가 요금이나 품질보다는 보조금에 움직이다보니 우리도 이같이 마케팅 비용을 소모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항변했다.

그러나 최근 통신사를 퇴임한 한 임원은 통신사의 성과에 대한 인식이 바뀌어야 한다고 지적한다.

그는 "통신사의 각종 성과지표를 비롯해 심지어 대리점 수수료 지급 기준마저도 기존 가입자의 '기기변경' 등은 '성과'로 쳐주지 않는다. 별다른 가산점을 받을 수 없다는 얘기"라면서 "모든 기준은 신규 가입자를 얼마나 끌어왔냐에 맞춰져 있다"고 꼬집었다.

이 임원은 "이같은 기준은 90년대 이동통신이 급속히 보급되던 시절 정립된 기준인데, 그 구태의연한 기준이 아직도 '진리'처럼 유지되고 있다"면서 "기존 가입자는 홀대하고 신규 가입자 끌어오기에만 눈이 벌건 것이 현실"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이어 "통신사가 신규 가입자만 우대하는 정책을 펴 소비자들을 '철새'로 만든 것을 부인할 수 없다"며 "소비자가 보조금따라 움직이니까 우리도 이렇게 할 수 밖에 없다'는 말은 변명"이라고 일침을 가했다.

강은성기자 esther@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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