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리기자]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이 드디어 칼을 빼들었다. 안철수 원장은 19일 오후 3시 서울 구세군 아트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제게 주어진 시대의 숙제를 감당하겠다"며 오는 12월 대통령선거 출마를 선언했다.
이로써 여당의 박근혜(새누리) 후보와 야권의 '문재인(민주통합)-안철수'의 후보간 세몰이가 본격적으로 시작될 전망이다.
이날 안철수 원장의 대선 출마 기자회견 소식이 전해지자 인터넷 세상에서는 안 원장이 어떤 포부를 밝혔는 지 폭발적 관심이 몰렸다. 네티즌들은 "안 원장의 가세로 제 18대 대통령선거가 이제 제대로 판이 꾸려졌다"며 기대감을 나타내고 있다.
◆"국민이 선택하는 새로운 변화 시작" 한마디에 폭발적 반응
안 원장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국민이 선택하는 새로운 변화가 시작됩니다'라는 캐치프레이즈를 내걸었다.
안 원장은 "지금까지 국민들은 저를 통해 정치 쇄신에 대한 열망을 표현해주셨다. 저는 그 열망을 실천해내는 사람이 되려 한다. 제게 주어진 시대의 숙제를 감당하려고 한다"며 출마의 변을 밝혔다.
이같은 소식이 전해지자 네이버, 다음, 네이트 등 주요 포털에서는 네티즌의 뜨거운 반응이 봇물처럼 쏟아지고 있다.
네티즌들은 "정말로 나라를 위한 마음이 있는 사람이 대통령이 돼야 한다" "안철수 원장 만큼은 네거티브 선거가 아닌 정책선거를 하기 바란다" "동북아시대 우뚝서는 대한민국을 기대한다. 그 안에 안철수 원장이 리더가 되는 날을 꿈꿔본다" 등 새로운 변화를 만들어가겠다는 안 원장의 포부에 지지와 격려를 보내며 앞으로의 대선 행보에 기대를 거는 모습이다.
안 원장의 대선 출마 기자회견을 TV로 시청한 네티즌 가운데는 새로운 정치에 대한 기대감에 북받쳐 눈가를 적셨다는 글도 달렸다.
네티즌들은 정치 경험이 없는 안 원장에 대한 우려의 마음도 나타냈다.
아이디 bbo**라는 네티즌은 "지금껏 쌓아올린 안철수라는 이름이 4년간 뉴스에 오르내리며 더럽혀지는 것을 보게될까봐 걱정이 태산이다. 그렇지만 정녕 그 길을 가고자 한다면 한표 지지는 하겠다. 좋은 일들로만 불려지는 이름 유지를 위해 애써주기를 바란다"고 의견을 남겼다.
다른 네티즌들도 "정치판에 뛰어 들어 많이 힘들겠지만 그래도 정치에 새로운 바람을 불어넣어주기를 바란다" "정치 경험이 없는 안 원장이 대통령 후보로 나오는 것은 모험이라고 생각하지만 그래도 지켜보겠다"고 걱정 어린 응원을 보냈다.
안 원장의 대선 출마 소식이 언론보도로 알려지자 네이버 다음 네이트 등 포털의 실시간 급상승 검색어는 일제히 '안철수 대선출마' '안철수 기자회견' '안철수연구소' 등의 검색어로 도배됐다.
네티즌들이 안철수 원장 출마 관련 정보를 확인하기 위해 일제히 포털로 몰린 것. 미디어 다음의 경우 평소 같은 시간대보다 2~3배 이상 방문자 수가 늘어났다.
판도라TV는 인터넷과 모바일 웹을 통해 자체적으로 구축한 전용 채널로 기자 회견 현장을 생중계로 내보냈다. 생중계를 보기 위한 네티즌들이 몰리면서 판도라TV는 보유한 서버를 총동원하기도 했다. 이날 안 원장의 출마 기자회견 생중계에는 5만명의 동시접속자수가 몰렸다.
트위터와 페이스북에서는 SNS 유명인사들이 안 안원장 출마소식을 잇따라 전하며 화제로 떠올랐다. 그러나 대부분의 정치권 인사들은 입장 표명을 아끼는 모습을 보여, 앞으로 돌아갈 '정치공학 기상도'를 가늠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안 원장을 공개 지지했던 이재웅 다음 창업자는 '국민이 선택하는 새로운 변화가 시작됩니다'라는 안철수 원장의 캐치프레이즈와 출마 선언 전문을 트윗하며 "10년 묵은 체증이 내려가는 기분"이라는 멘션을 남겼다.
이찬진 드림위즈 대표는 "안철수 원장의 출마선언으로 드디어 대선이 본격적으로 시작됐네요. 문재인. 박근혜. 안철수(가나다순). 세 분 중에 한분이 우리나라의 다음 대통령이 되시겠네요. 어떤분이 당선되시더라도 국민을 위하는 변화의 정치를 해주시길"이라고 당부했다.
유시민 전 통합진보당 공동대표는 "안철수 교수 출마 기자회견 보니, 고맙고 안쓰럽네요. 이번 선거 실패해도 정치 계속하시겠답니다. 그가 대통령이 되더라도, 안되더라도, 영혼까지 구원하기를 바라지는 말았으면 좋겠습니다"라고 남겼다.
안도현 시인은 "문재인과 안철수, 우리 정치사에서 단 한번도 볼 수 없었던, 박근혜 캠프에서 상상조차 할 수 없었던, 상상하기조차 하기 싫은 아주 멋지고 아름다운 일이 벌어지기 시작했군요"라고 의견을 표했다.
반면 보수 논객으로 활동하고 있는 변희재 미디어워치 대표는 "안철수 원장 기자회견은 누군가 노련한 구태 정치인이 판을 짜줬다는 느낌을 준다. 기자들이 궁금한건 단일화인데 이걸 '민주당의 변화'를 전제로 못박으니, 민주당이 크게 흔들린다. 민통 안철수 단일화 위한 변화 어쩌고 하다 산통깨진다"고 트위터에 글을 올렸다.
◆왜 안철수 바람인가
안철수 원장의 출마가 관심을 끄는 이유는 무엇일까.
안 원장은 "춘천에서 만난 어르신, 명예퇴직을 앞둔 중년의 가장, 30대의 쌍둥이 엄마와 같은 많은 이웃들을 만나 뵈었다"며 "그분들이 제게 한결같이 하신 말씀은 '정치가 이래서는 안된다' '문제를 풀어야 할 정치가 문제를 만들고 있다'고 하셨다"고 언급했다.
기성 정치세력에 대한 불신과 새로운 정치에 대한 갈망이 안 원장을 대선 출마로 연결시킨 셈이다. 국민의 삶을 외면하고, 분열시키고, 무시하고, 서로 싸우기만 하는 기성 정치에 실망하고 절망했기 때문에 국민들이 안 원장을 정치권으로 이끌었다는 것.
klei*** 아이디의 네티즌은 "발전하는 대한민국에서 가장 개혁이 느리고 후진적인게 정치권이었다. 안 원장은 개인이 나온 것이 아니고, 국민이 밀어서 나온 사람이다"라고 안 원장의 출마를 지지했다.
또 다른 네티즌들도 "정치적인 스트레스가 너무 많았던 5년이었다. 국민 모두가 행복지수가 조금이라도 올라갈 수 있는 새로운 정치 부탁한다" "안 원장이야 말로 지금 시대가 원하는 리더. 도전해줘서 감사하다" "겉과 속이 모두 썪어버린 현 대한민국에는 개혁이 필요하다. 국민을 대표할 대통령이 필요하다"는 기대를 나타냈다.
향후 민주통합당과의 단일화에 대한 바람과 가능성도 초미의 관심사로 떠올랐다. 안 원장은 기자 회견에서 야권단일화에 대해 가능성을 닫지 않았지만 '현 시점에서 논의하는 것은 부적절하다'고 언급했다.
중도 입장을 보이는 네티즌들은 "단일화는 안 원장과 문재인 후보가 알아서 할 것이다. 지금 당장 단일화하는 것은 오히려 마이너스니 놔두면 된다" "오늘 후보 단일화를 말하는 것은 오히려 모순이다"라는 의견을 표하고 있다.
단일화를 적극 주장하는 네티즌들은 "현 시점은 아니지만 나중에라도 안 원장과 비슷한 행보를 보일 사람은 문 후보다. 단일화 해야 한다" "단일화 질문에 관한 답변으로 변화를 바라는 국민의 희망을 절대 꺾지 않겠다고 한 말을 끝까지 기억하고 책임지길 바란다" "국민의 대다수는 반드시 정권을 교체하길 바라고 있다. 야권 후보 단일화는 선택이 아니고 숙명"이라고 강조했다.
안철수 원장이 던진 출사표가 우리 사회에 어떠한 변화를 몰고 올 지, 국민들의 대선에 대한 관심은 더욱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김영리기자 miracle@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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