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미숙기자] 새누리당 박근혜 대선 후보가 24일 5.16, 유신, 인혁당 사건 등 아버지인 고(故) 박정희 전 대통령 시절의 과(過)를 인정하고 피해자와 유족들에 거듭 사과하면서 주춤했던 '과거와의 화해' 행보에 재시동이 걸릴지 주목된다.
박 후보는 지난달 20일 대선 후보로 공식 지명된 이후 '국민대통합' 행보의 일환으로 과거사 털기에 나섰으나 전태일 재단 방문 무산을 계기로 스텝이 꼬였다.
여기에 박 후보가 5.16, 유신 등에 대해 "역사의 평가에 맡기자"는 입장을 견지해 오면서 여론이 악화됐고, '인혁당 사건 두 가지 판결' 발언은 논란에 불을 붙인 격이 됐다.
상황이 이처럼 흘러가자 당초 거론돼 온 인혁당 사건 피해자들과의 만남 등 향후 행보에도 제동이 걸린 상태다.
이와 관련, 박 후보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5.16, 유신, 인혁당 사건 등은 헌법가치가 훼손되고 대한민국의 정치발전을 지연시키는 결과를 가져왔다고 생각한다"며 "이로 인해 상처와 피해를 입은 분들과 그 가족들에게 다시 한 번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말했다.
이어 박 후보는 "지금 당장은 힘드시겠지만 과거의 아픔을 가진 분들을 만나고 더 이상의 상처로 남지 않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약속했다. 5.16, 유신, 인혁당 사건 피해자 및 유족들과 만나겠다는 의사를 거듭 밝힌 것이다.
박 후보는 "100% 대한민국은 1960~70년대 인권침해로 고통받았고 현재도 그 상처가 아물지 않은 분들이 저와 동참해 주실 때 가능하다고 생각한다"며 "앞으로 '국민대통합위원회'를 설치해 과거사 문제를 비롯한 국민들의 아픔과 고통을 치유하도록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피해자 유족들이 여전히 반감을 드러내고 있어 향후 박 후보의 행보에 힘이 실릴지 여부는 불투명하다.
인혁당 피해자 유족 단체인 4·9 통일평화재단은 박 후보의 사과에 대해 "비판 여론과 지지율 하락의 압박으로 나온 것"이라며 "발표 시기와 그 안에 담긴 진정성을 신뢰할 수 없다. 이는 또 한 번 유족과 국민을 속이는 일"이라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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