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계현기자] 서남표 한국과학기술원(KAIST) 총장이 17일 서울 수송동 서머셋 팰리스 호텔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2013년 3월 정기이사회를 끝으로 임기를 마무리하겠다"며 "내년 1월 중에 후임총장 선임을 위한 이사회를 열어달라고 공식 요청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서남표 총장은 "오명 이사장이 합의내용을 전혀 이행하지 않으면서, 오직 저의 자진사임만을 끌어내고, 자신의 정치적인 입지를 고려해 현 정부 임기 중에 후임총장을 시급히 선임하려고 했다"며 "차라리 후임총장은 차기정부와 효율적으로 협력하실 수 있는 분이 선임되는 게 좋다고 생각한다"며 사퇴의사를 밝혔다.
학교의 정관에 규정된 서남표 총장의 잔여 임기는 2014년 7월로, KAIST는 오는 25일 이사회를 열 예정으로 이 자리에는 서남표 총장 해임 안건이 올라갈 것으로 알려져 있었다.
서남표 총장은 "오명 이사장은 KAIST 이사장직에서 물러나야 한다"며 "지난 2년 동안 오명 이사장이 이사회를 마음대로 좌지우지하면서 오로지 저의 사임만을 강요해 왔다"고 주장했다.
서 총장은 "오 이사장이 합의내용을 전혀 이행하지 않으면서, 오직 저의 자진사임만을 끌어내고, 자신의 정치적인 입지를 고려하여 현 정부 임기 중에 후임총장을 시급히 선임하려 했다"고 덧붙였다.
서 총장에 따르면, 서남표 총장과 오명 이사장은 지난 7월 20일 이사회를 앞두고 '지난 6년간의 개혁성과를 적극 지지하고, 교수사회를 적극적으로 개혁하며, 글로벌 역량을 가진 후임총장을 공동인선함은 물론, 퇴임에 관한 총장의 자율적인 결정을 존중한다'는 내용으로 합의했다.
서 총장 측 이성희 변호사는 "지난 7월 합의한 내용은 ▲개혁을 계속해나간다 ▲학교 내 (총장에 대한) 근거 없는 흑색선전을 없애기 위해 양측이 최선을 다한다 ▲교수사회 무사안일을 개혁한다 ▲후임총장을 공동 인선한다 ▲총장 퇴임은 자율에 맡기기로 한다 등이다"라고 밝히며 "지난 3개월간 합의가 이행된 바가 하나도 없었다"고 주장했다.
이성희 변호사는 "지난 17일 KAIST 이사회에서 합의내용을 공개하고 15분의 이사회들로부터 동의를 받아야 하는 사안"이라며 "오명 이사장 측에서 이사들한테 구체적인 합의내용을 설명하지 않았고 소위원회도 무슨 일을 할 지 몰라서 결국 중단됐다"고 덧붙였다.
서남표 총장은 "지금은 계약해지이냐 아니냐가 중요한 문제가 아니다"라며 "3월 이사회를 마치면 저는 떠나겠다"며 번복 의사가 없음을 확고히 했다.
서 총장은 "KAIST가 세계 톱10 학교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기 위해선 학문을 하는 학교를 정치권에서 임명하면 안 된다"며 자신의 거취 문제에 정치적 간섭이 있었음을 시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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