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미하기자] "'안철수의 생각'을 펴내고 나서 비공개 행보를 시작했을 때 가장 먼저 찾은 곳이 바로 강원도입니다."
18일 오전 강원도에서 800km에 이르는 일정에 나서기 앞서 무소속 안철수 후보가 내 뱉은 말이다. 이날 1박2일 강행군으로 강원 지역을 찾은 안 후보는 첫 행선지인 원주 의료기기 테크노밸리에 들어서면서 강원도와의 인연을 강조했다.
안 후보는 의료기기 테크노밸리를 나서면서도 "책을 내고 여러분들의 의견을 듣겠다고 말씀드리고 춘천에서 시니어클럽 어르신들이 참기름을 만드는 곳부터 여러 곳을 갔고 청춘콘서트 때문에도 여러번 방문했던 곳"이라며 "고속철 문제라던지 동계올림픽 관련 문제, 원주 의료기기 산업단지 문제 등 많은 숙원들이 있는 걸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강원 지역 현안들을 직접 언급하며 표심 잡기에 나선 셈이다.
유민영 대변인은 이날 안 원장의 강원 방문에 대해 "강원도의 지역경제를 활성화시킬 수 있는 지역의 축제와 산업, 지역 격차를 해소할 수 있는 산업에 대한 정책, 안보와 평화를 기반으로 한 북방경제 활성화"에 목적이 있다고 설명했다.
이날 처음 들린 원주 의료기기 테크노밸리야말로 강원도의 숙원 사업을을 대표하는 곳이다. 지난 2009년 정부가 첨단의료복합단지를 대구·경북과 충북 오송에 조성키로 결정하면서 의료기기 업체들이 그곳으로 대거 이전에 원주 의료기기 산업은 흔들리고 있는 상황이다.
이런 상황때문인지 이원복 의료기기테크노밸리 원장은 안 후보에게 "의료기기 생산단지 지원 특별법이 제정되면 좋겠다. 현재 기업도시에 4%만 입주해 있는데 원주 기업도시를 국가산업단지 규모의 의료기기 생산 전용단지로 지정해 주셨으면 한다"고 건의했다.
이에 안 원장은 "노령화가 진행되고 있어 의료기기 산업 자체가 미래 유망 사업이라 발전가능성이 있다"며 "중앙정부 도움 없이 자생적으로 이렇게 훌륭한 업적을 만드셨다는데 감명받았다. 지역 산업에 모범이 될 수 있는 케이스며 지역 격차 해소에도 좋은 사례가 될 수 있을 것이라 기대를 갖고 지켜보겠다"고 응했다.
안 후보는 또 원주시 밝은 신협에서 최정환 원주의료생협 이사장·이천식 강원도 사회적기업협의회 회장·김선기 원주협동사회경제네트워크 사무국장 등 협동조합원들과 감담회를 가졌다.
안 후보는 이 자리에서 협동조합이 자신이 내걸고 있는 '두 바퀴 경제론'의 큰 축이라고 강조하기도 했다.
안 후보는 "지금 이야기되는 경제민주화는 외바퀴에 해당하는데 이를 바탕으로 창의적으로 도전할 환경을 만들어 혁신적 경제를 이루고 다시 보편적 성장을 통해 일자리를 창출해 그 힘이 경제민주화의 동력이 되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어야 한다"며 "협동조합이 이런 구조의 큰 축"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안 후보는 "올해 UN이 세계 협동조합의 해로 선정하고 올 12월 우리나라에서 협동조합 기본법이 발효된다"는 점을 상기시키며 이날 가진 간담회 자리에서 얻은 아이디어를 바탕으로 좋은 정책을 구상해 보겠다고 약속했다.
아울러 자리에 함께 한 무위당 장일순 선생의 이름을 딴 무위당 만인회 김영주 상임대표는 안 후보를 향해 "금년이 협동조합의 해인데 먼저 가는 것이 아니라 같이 갈 수 있는 계기를 만들겠다"며 "안 후보에게 큰 영광이 있기를 바란다"고 응원했다.
원주에서 빡빡한 일정을 소화한 안 후보는 정오 무렵 횡성군으로 이동해 횡성군 읍하리 섬강 둔치 일대에서 열린 한우 축제 현장을 찾아 강원도민들과의 접촉면을 넓혔다.
우선 안 후보는 마중 나온 고석용 횡성군수의 안내를 받으며 횡성 한우축제 현장을 둘러봤다. 고 군수는 품평회에 나와 있는 한우에 대한 설명과 함께 축산 농가의 어려움을 전했다.
축제 현장을 찾았던 시민 가운데 안 후보를 알아보고 인사를 건네는 시민들과 간간히 악수를 나누던 안 후보는 특히 한우축제 현장 한쪽 편에서 마련된 쟁기질 체험 현장을 유심히 지켜봤다.
한복 차림을 한 행사관계자가 전통 방식으로 한우에 연결된 쟁기질을 하는 모습을 지켜보던 안 후보는 "요즘은 저렇게 기구를 쓰시는 분이 안 계실텐데요"라며 호기심 가득한 눈으로 바라봤다.
안 후보는 체험현장 근처에 있던 유치원생들에게 먼저 다가가 "몇 살이니?"라고 묻기도 하고 유치원생들과 기념 촬영을 하며 시간을 보내다가 막국수 뽑기 체험장으로 이동했다.
안 후보와 마주친 20대 여성이 "실물이 훨씬 멋있으세요"라고 외치고 지나가자 안 후보는 "감사합니다"라며 웃어보였다.
인력을 사용한 전통방식의 막국수 뽑기 재현 현장을 찾은 안 후보는 이번에는 직접 체험에 나서기 했다. 손으로 기구를 눌렀지만 막국수가 뜻대로 뽑아지지 않자 기구 위로 폴짝 뛰어오르는 의외의 민첩성까지 보여 주변인들을 놀라게 했다.
이후 안 후보는 직접 뽑은 막국수로 고 군수 외 관계자와 함께 점심을 해결했다.
18일에만 433km를 이동하는 안 후보는 이후 춘천시 호반초등학교에서 학부모들과 만남을 가진 이후 화천군 감성마을에서 '트위터 대통령' 이외수 작가와의 만날 예정이다. 이날 저녁엔 속초에서 일반 시민들과 번개 모임도 가질 예정이다.
정미하기자 lotus@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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