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미숙기자] 새누리당과 선진통일당이 25일 합당을 공식 선언, '보수대연합'이 현실화되면서 50여일 앞으로 다가온 대선의 변수로 떠올랐다.
새누리당은 이번 합당을 박근혜 대선 후보가 전면에 내건 '국민대통합' 기치에 부합한다고 설명한다. 한광옥 전 민주당 상임고문을 영입함으로써 호남을 끌어안은 데 이어 선진통일당과의 합당으로 충청권까지 끌어안았다는 것이다.
이정현 공보단장은 이날 여의도 당사에서 기자들과 만나 "선진통일당과의 합당은 박 후보가 내세운 국민대통합의 한 부분"이라며 "(두 당이) 원래 같은 뿌리였고 지향하는 정책이나 노선도 큰 차이점이 없어 대선이라는 큰 일을 앞두고 힘을 합치는 것은 당연하고 자연스러운 현상"이라고 설명했다.
정치권에서는 대선을 앞두고 충청권 지지기반 확장이 절실한 새누리당과 4·11 총선을 거치며 세가 약해진 선진통일당의 이해득실이 맞아 떨어져 합당이라는 결과를 낳았다는 분석이 우세하다.
실제로 새누리당 내에서는 선진통일당과의 합당을 통해 박 후보가 '중원권 공략' 효과를 거둘 수 있을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선진통일당은 외형적으로는 정당지지율 1~2% 내외의 군소정당이지만 4·11 총선에서 얻은 지지율은 충남에서 20%, 대전에서 18%였다. 충청권에서는 여전히 상당한 영향력을 갖고 있다는 방증이다. 염홍철 대전시장을 비롯해 기초단체장 10명, 광역의원 37명, 기초의원 83명도 선진통일당 소속이다.
이번 대선이 '51 대 49' 박빙 승부로 흐를 가능성이 높다는 점을 감안하면 선진통일당이 박 후보에 적지 않은 힘이 될 수 있다는 이야기다.
박 후보가 '세종시 사수'로 충청권에서 우호적 민심을 얻고 있다는 점에서 이번 합당이 상승 효과로 작용할 공산도 크다.
일각에선 야권 후보 단일화에 맞선 보수대연합 효과도 기대하는 분위기다. 보수대연합이 갖는 상징성이 박 후보 지지자들의 결속력을 한층 강화시킬 것이란 전망이다.
다만 '보수 회귀' 이미지가 강해질 경우 대선 승리를 위한 필수불가결의 요소인 중도층·젊은층으로의 외연확대가 힘을 받기 어렵다는 지적이 나온다.
박 후보는 35~40%에 달하는 고정 지지층을 가지고 있지만 표의 확장성이 없다는 한계도 동시에 가지고 있다.
이에 대선 승리를 위해선 외연확대가 필수라는 지적을 받아온 만큼, 보수대연합이란 상징성을 가진 이번 합당이 지지율 상승에 별다른 영향을 미치지 못할 것이란 시각이 많다.
형식상으로도 야권이 선거 국면에서 활용해 온 후보 단일화 보다는 시너지 효과가 떨어질 것이란 지적이다.
새누리당 관계자는 "선진통일당이 충청권에서는 적지 않은 지지율을 확보하고 있지만 전국적으로 보면 이 대표 빼고는 인지도가 낮다"며 "박 후보의 '국민대통합'에는 부합하지만 지지율에는 별다른 영향이 없을 것으로 본다"고 평가했다.
조순형 전 자유선진당 의원은 한 라디오 방송에서 "(양당 합당이) 큰 영향은 없을 것으로 생각한다"며 "제대로 협력하려면 선진통일당도 대선 후보를 선출해 일정한 지지율을 확보한 상태에서 새누리당 후보와 연대하고 단일화까지 생각해야 충격도 크고 시너지 효과도 있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나 이 공보단장은 "보수 회귀라는 이야기도 있지만 전혀 아니라고 본다"면서 "국민대통합은 안으로는 내부 결속, 밖으로는 외연 확대다. 내부결속은 끊임없이 계속될 것이며 밖으로는 외연확대 행보를 계속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밖에 선진통일당이 분열돼 있다는 점, 보수대연합이 현실화되면서 새누리당이 야권 후보 단일화를 공격할 명분이 없어졌다는 점도 손실이라고 할 수 있다.
이 같은 우려 때문에 새누리당과 박 후보 측에서도 적지 않은 고민을 한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합당에 따른 득(得) 보다 합당을 하지 않았을 때의 실(失)을 줄이는 차원에서 합당을 결정한 것으로 전해졌다.
윤미숙기자 come2ms@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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