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리기자] SK텔레콤의 자회사 SK플래닛이 새롭게 내놓은 모바일 메신저 '틱톡플러스'의 모바일인터넷전화(mVoIP) 기능이 인터넷 업계의 이목을 끌고 있다.
통신사들은 수익을 침해하고 네트워크 망에 부담이 된다는 이유로 카카오톡 '보이스톡' 등 mVoIP을 반대하고 있는 상황이어서, SK텔레콤 자회사인 SK플래닛의 mVoIP 서비스 출시에 눈길이 쏠리고 있는 것.
향후 SK텔레콤 진영의 망중립성 및 mVoIP 관련 경영전략에도 일정부분 수정이 생기는 것 아니냐는 시각도 고개를 들고 있는 셈이다.
지난 4월 SK플래닛에 인수된 매드스마트는 29일 mVoIP와 소셜 기능을 강화한 '틱톡'의 글로벌 버전 '틱톡플러스'를 전세계에 출시했다. 안드로이드 버전은 T스토어와 구글플레이 마켓에서 내려받을 수 있으며 아이폰 버전도 내달 중 선보일 예정이다. 한국어·영어 버전에 이어 다양한 언어팩도 순차적으로 제공한다.
6개월의 개발 및 테스트 기간을 거쳐 완성된 틱톡플러스는 기존 틱톡의 최대 장점인 빠른 속도를 극대화한 것으로 알려졌다.
SK플래닛은 모바일 인터넷 속도가 느린 해외 시장에서 이를 강점으로 내세워 승부를 본다는 계획이다. 또한 유튜브·페이스북 등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기능을 통합해 파일, 사진, 동영상 등 콘텐츠를 빠르게 공유할 수 있도록 했다.
SK플래닛은 '틱톡 플러스' 출시를 계기로 글로벌 시장의 모바일 소셜 서비스 강자로서 새로운 도약을 일궈낸다는 목표다. 이를 위해 미국에 현지법인 틱톡플래닛도 지난달 설립했다.
SK플래닛 관계자는 "미국 법인 규모는 아직까지 크지 않으나 앞으로 해외 통신 및 콘텐츠 업체들과 제휴를 통해 다양한 부가 서비스를 발굴, 제공할 계획"이라며 "미국 뿐 아니라 일본, 싱가포르 지사 등 세계 각 지역에 최적화된 서버 배치에 나서 안정적고 빠른 서비스를 경험할 수 있도록 준비를 갖췄다"고 말했다.
◆ SK텔레콤 계열사들 mVoIP 잇따라 서비스 의미는?
현재 SK텔레콤은 mVoIP을 허용하고는 있으나 5만원대 이상 요금제에 한해 용량을 제한하고 있다. 때문에 카카오톡의 '보이스톡' 다음의 '마이피플' 등 mVoIP을 서비스하는 부가통신사업자들과 대립각을 세워왔다.
정치권과 시민단체 등의 mVoIP 전면 허용 요구에 대해선 '포퓰리즘'이라며 수용하기 어렵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통신사업자의 주 수익원인 음성 수익을 잠식, 투자 재원 조달 능력을 갉아먹는다는 이유에서다. SK텔레콤을 비롯한 통신사들은 mVoIP 전용 요금제를 신설하거나 허용 요금제 인상을 추진하기도 했다.
그러나 이러한 상황에서도 SK커뮤니케이션즈의 네이트온톡에 이어 SK플래닛 틱톡플러스까지 mVoIP 서비스에 적극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이는 통신 인프라의 발전에 따라 음성을 인터넷 데이터로 전송하는 mVoIP이 모바일 시대의 주력 서비스라고 인식하는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mVoIP은 더이상 선택 요소가 아닌 필수 요소로 자리잡았기 때문에 SK플래닛도 글로벌 시장 경쟁을 위해 mVoIP 탑재를 선택했을 것"이라며 "SK텔레콤을 비롯한 통신사들이 지속적으로 mVoIP 확대를 제한한다면 국내 경쟁력있는 서비스들이 글로벌 시장에서 성장할 수 있는 기회를 빼앗게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SK 경영전략과 별개" 조심스러운 SK플래닛
SK플래닛 측은 mVoIP 서비스 출시에도 불구하고 일단은 조심스러운 모습을 보이고 있다. 모회사 SK텔레콤의 경영전략과는 별개로 자사 서비스 경쟁력 강화를 위해 mVoIP을 도입한 것이라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SK플래닛 관계자는 "mVoIP 서비스를 도입하는 데 대해 모회사와 특별히 협의한 사항은 없다"며 "mVoIP가 없으면 글로벌 시장에서 상품경쟁력이 많이 떨어진다. 비단 통신사와 서비스 업체 갈등 및 모회사와 자회사 관계를 떠나 국내에서는 다른 모바일메신저 서비스들과 동일한 제한을 적용받을 것"이라고 말했다.
인터넷 업계 관계자는 "통신사가 트래픽 관리 권한을 가지면서 카카오톡이나 마이피플이나 일정 요금제에서 차단을 당하고, 서비스를 더 이상 키우지 못하고 있는 상태"라며 "만약 틱톡플러스가 국내에서도 파급력이 커진다면 카카오톡의 보이스톡 출시 당시처럼 SK텔레콤이 mVoIP 확대를 대놓고 반대 하지는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당장 SK텔레콤의 전략적 변화는 없어 보인다.
SK텔레콤 관계자 역시 "통신사 정책적으로 모든 사업자에 동일하게 mVoIP 제한 기준을 적용한다"며 "자회사, 손자회사라고 해서 전혀 달라지는 것은 없다"고 강조했다.
김영리기자 miracle@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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